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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윤 태
부경대학교 해양공학과 교수
한국지반공학회 동남권 지회장
(yuntkim@pknu.ac.kr)

                     



2024년도 4월이 훌쩍 지나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린 겨울을 지나 벚꽃이 만개한 지도 얼마 되지 않는 것 같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뿌연 하늘로 힘겨워 한 때가 엊그제인데, 세월은 흘러 어느새 봄은 초록의 물결로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계절이 바뀌듯 우리 학회도 변하고 있다. 회원 번호를 통해 볼 때, 한국지반공학회 회원 수는 1990년대 800번대에서 현재는 12800번대까지 증가했다. 34년이 흐른 시점에서 회원의 숫자는 괄목하게 증가하였다. 회원 수의 증가는 인프라 건설의 호황기라는 국가 경제 성장 흐름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성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현재 우리는 지반공학회의 미래를 새롭게 모색하고 있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 거주하며 지반공학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는 수천 명에 달한다. 이 중 동남권에서 한국지반공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종신회원, 정회원, 학생회원은 약 300여 명이다. 동남권 지역에서 활동하는 전체 지반공학자에 비하면 회원 수가 작다고 할 수 있다.


동남권 회원들은 서울과의 지리적 거리로 인해 서울 중심의 학술행사나 각종 모임, 기술강좌 등에 참여하기 어렵다. KTX가 지리적인 장벽을 해소해 주긴 했지만, 서울로 출장을 가기 위해서는 여전히 하루를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한계로 동남권 회원들은 최신 지반공학 정보와 친목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 동남권 지반공학 모임이 동남권 회원에게는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이다.


동남권 지회는 동남권 회원들의 이런 염원을 이뤄내기 위해 2012년에 지역기술발전특별위원회를 창립했고, 2016년에는 동남권 지부로 활동을 확대했다. 지부장, 임원과 회원분들의 희생 어린 수고와 관심으로 기술강좌와 학술발표회를 개최하면서 회원 규모와 활동면에서 한국지반공학회 대표 조직이 되었다.


그러나 한계는 존재하였다. 동남권 지부라는 명칭이 주는 뉘앙스였다. 부산, 울산, 경남시 관계기관으로부터 지부 활동에 꼭 필요한 협조를 받기가 만만하지 않았다. 노* 지부라는 어감으로 인해 지반공학 전문 학술단체라는 강점을 살리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2024년 3월 21일. 한국지반공학회 봄학술발표회 및 정기총회에서 한국지반공학회 회원의 후원 아래 동남권 지부에서 동남권 지회로 변경되었다. 동남권 회원들이 오랫동안 숙원하던 것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동남권 회원 모두가 환호하였다.


동남권에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북항 재개발, 사회 인프라 건설과 같은 지역 현안 과제가 많다. 이러한 사회적 과제들은 지반공학자들의 전문적인 노하우와 지식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지반공학이라는 전문적인 지식과 연구 개발을 통해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지반공학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반공학 분야 다양한 전문가들과 미래 후학들이 동남권에서 열리는 교육 및 학술대회에 참가하고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지반공학의 전문성을 높이고 지역 현황과 이슈를 공유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회원들 간의 지식 공유와 네트워킹을 통해 동남권의 지반공학 기술 수준을 높이고 지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정부 및 지반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동남권의 지반 안전 및 발전을 위한 정책 제안과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한국지반공학회 및 서남권 지역발전특별위원회 등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지반공학의 중요성을 인지시키고 관련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제 첫걸음이 완성되었다. 그러나 동남권 지회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동남권 지역에서 지회 역할을 정립하고, 재정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학회에 가입하지 않는 지반 전공자가 학회 회원에 가입하고 싶은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정회원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시켜야 한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고 동남권 지회 발전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한국지반공학회와의 긴밀한 협력과 상생을 모색해야 한다.

 

지금은 한국지반공학회와 동남권 지회가 협력과 발전을 위해 새 출발을 해야 할 때이다.
회원 여러분의 격려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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