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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상 용
  (주)천일 부사장
우리학회 총무·사무국담당 부회장
(supexan@naver.com)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우리나라 1인당 GDP가 3만불에 가까워진 지금도 나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선진국이란 “다른 나라보다 정치·경제·문화 따위의 발달이 앞선 나라”로 정의되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개념이 매우 모호하고 추상적이다. 그래서 나는 주관적이지만 그간의 경험과 통찰을 통해 선진국을 정의하기 위한 나름의 요소와 기준을 만들어 보았다. 오늘은 이러한 기준으로 대한민국이 아닌 한국지반공학회를 들여 다 보고자 한다.


먼저 내가 세운 선진국의 기준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경제적 측면에서 1인당 GDP가 3만불 이상은 되어야 한다. 물론 이것은 특정 자원에 의한 것이 아니고 전반적인 산업 활동에서 얻은 부의 축적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인간이 삶을 영위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문제가 해결되어야 다음 단계인 도덕이 서고, 지적 충동이 생기며 문화 예술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가 일어날 수 있다. 이로써 자아가 싹트고 자존감이 형성된다.


둘째, 정치적 측면에서 권력이 구성원으로부터 나오고 분점 되어야 하며 언로가 자유롭게 열려 있고 사회가 시스템 적으로 작동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회는 어떠한 대내외적 환경변화에도 안정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생각과 다양한 갈등·불만을 성숙된 시스템 속에 버무려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에너지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는다.


셋째, 지식적 측면에서는 모방단계를 넘어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창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단순한 변형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행위이다. 창조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겹겹이 쌓아온 기술과 지식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고 교육 등 사회적 생태계가 성숙되어야 한다. 이런 사회가 세계 문명사의 축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넷째, 도덕적 측면에서는 대부분의 사회 구성원이 인간의 도덕적 규율을 지키며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도덕적 규율이란 법에 따른 죄와 벌을 의미 할 수도 있으나, 그보다 더 나아가 스스로 자신의 행동과 삶을 도덕적 측면에서 성찰하고 따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남을 탓하 기 앞서 자신을 먼저 뒤돌아 볼 줄 아는 이웃들이 많을 때 진정으로 성숙한 사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섯째, 문화적으로는 모든 인류에게 즐거움과 평화를 나누어 줄 수 있는 유무형의 자산을 창작하고 세계인과 공유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회다. 이것이야말로 선진국으로서 품격을 갖추고 스스로를 선진국이라 당당히 이야기 할 수 있는 요소라 생각한다.


지금부터는 이러한 틀을 가지고 우리 학회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학회의 재무적 상황을 살펴보자. 우리학회 자산은 부동산을 포함하여 개략 18~20억 원 정도이며 한해의 운영자금은 6에서 7억원 정도 이다. 정확한 조사는 하지 않았지만 건설관련 학회로서는 상위에 랭크되어 있을 것 이다. 그러나 운영재원 측면을 살펴보면 학회자체의 재원창출 보다는 세미나나 행사를 통한 업계의 후원금과 학술연구용역의 간접비에 절대적(60~70%)으로 의존하는 불안정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학회운영에 걱정이 앞서고 자존감을 갖고 학회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는 회원들의 진정어린 관심과 앞선 지식 및 기술의 보급 역량을 확대함으로써 학회가 여유를 가지고 운영되기를 기대한다.


둘째, 학회의 운영 측면을 살펴보면 회장 선거는 2년마다 정해진 규정과 규칙을 토대로 전 회원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공정하게 실시된다. 다만 후보들의 공정한 선거운동과 회원들의 학회 발전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민과 정의로운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신임 회장에 의해 구성되는 새로운 이사 특히 보직이사들은 학회의 본질을 이해하고 학회발전에 기꺼이 헌신하고 봉사정신을 가진 회원들로 구성되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학회의 주요 사안에 대하여 충분한 이해와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하여 학회의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고 학회의 발전과 변화를 이끌었으면 한다. 사무국은 새로운 임원진에 대하여 규정과 규칙이 정하고 있는 역할과 의무를 다함으로서 임원진들이 불편 없이 2년간 학회의 발전을 위하여 헌신과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혹여 사무국만이 주인이라는 아집과 매너리즘에 함몰되어 학회의 발전과 변화를 저해하는 사무국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셋째, 학회의 학술적 측면을 보자. 이제 우리학회도 설립 된지 30년을 넘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지금까지 학회지를 통하여 지반공학관련 수많은 논문의 발표와 작년에는 세계지반공학 대회의 성공적 개최까지 질적이나 양적인 측면에서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제는 그간의 축적된 지식과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학회가 되었으면 한다.


넷째, 학회는 학문적으로나 도덕적으로도 대한민국의 지성이 집결한 곳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모든 회원이 기본적인 도덕적 기준을 따르고 오로지 학회의 설립 목적에 충실한 학회 활동을 기대해 본다.


다섯째, 학회의 위상에 대하여 살펴보자. 우리 학회는 등록 회원수가 12,000여명에 이르고 올해로 설립 34년을 맞이하는 국내 건설관련 최고 학회중의 하나다. 작년에는 제19회 세계지반공학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하여 학회의 위상을 세계 속에 각인 시키는 기회를 얻기도 하였다. 그러나 외형적인 규모나 성과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국제화에 대한 관심 부족과 국제 학술단체에서의 역할 등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이제 세계대회 유치와 성공적인 개최 과정에서 보여준 놀라운 결집력과 헌신적인 회원들의 열정을 모아 국제학술단체 및 학회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세계 엔지니어들이 인정하는 학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다소 엉뚱한 기준으로 학회를 들여다보았다. 전체가 아니고 부문만을 보았을 수 있고 좁고 얇게 보았을 수 있다. 학회에 대한 생각과 기대가 회원들 마다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공통으로 바라는 것은 회원들을 위한 학회, 자랑스러운 학회, 품격 있는 학회일 것이다. 이를 위해 회원들의 정성어린 관심과 동참을 기대하면서 학회설립 당시 선배들께서  많은 고민과 깊은 뜻을 담았을 학회의 설립 목적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정관, 제2조(목적), 본 회는 지반공학에 관한 학술과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여 국민(세계인)의 복지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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