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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한 용
㈜유신 부회장
우리학회 부회장
(banhy77@naver.com)

                      


           

2021년도 정부 SOC 예산이 역대 최대 수준인 26조 5,000억원 수준으로 편성되었고 도로, 철도 항목을 포함해 교통 및 물류 항목 예산이 크게 증액되었으며, 이외도 임대주택 확대, 그린리모델링 등 건설 관련 사업이 다수 책정되었다. 그리고 정부는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방안에 따른 남양주왕숙, 하남교산 등 17만3천호 계획의 3기 신도시 개발도 빠른 속도로 기본계획 및 기본설계를 마치고 실시설계 발주를 앞두고 있으며 동시에 수도권 중소규모 택지지구 26곳에 5만2천호의 개발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4일 발표된「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으로 2025년까지 서울 32만호를 포함하여 전국 83만호의 주택 부지를 추가 공급하는 정책도 발표되었다.


위와 같은 건설시장의 양적 확대 항목 중 특히 공동주택 건설시장의 확대에 주목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건설계획 환경에서 전문 토목공사가 아니어서 다소 관심이 덜한 공동주택(아파트) 건설시장  중 지반·토질분야 건설시장에 대해 개인적 소고(小考)를 해보고자 한다.

공동주택 건설에 있어 더 많은 주택공급을 위한 용적률 완화 추세로 고층아파트 건설이 일반화 되어 있고 특히 이번의「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에서는 역세권 용적률을 더욱 상향(최대 700%) 한다고 한다.
용적률이 상향되면 공동주택의 자중이 증대되어 기초공사 규모 및 공사비가 증가할 것이고 지하주차장 규모 확대 등으로 지반의 깊은 굴착과 근접시공의 가설흙막이공사 등도 증가 될 것이며, 이에 따라 토질 지질기술인의 수요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기술인력 차원에서 공동주택 건설공사의 토목공사 특징은 건설장비 투입이 많은 대규모 순수 토목공사에 비해 단위 공사비 대비 투입 기술 인력이 많다. 즉 단위 현장 당 소수의 토목기술인이 투입되지만 공동주택 건설단지수가 많아 총량으로는 더 많은 토목기술인이 투입되는 시장인 것이다.


1. 현재 토질지질분야 기술인력 및 토목기술인 예비 인력


건설기술진흥법 제82조 제2항에 의거 건설공사 또는 건설기술용역 업무에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은 건설기술경력증을 발급받아야 하고 이 건설기술 경력관리의 정부수탁기관인「한국건설기술인협회」에
2020년 12월 현재, 등록되어 있는 건설기술인은 859,839명이다. 이중 토질 지질분야의 토목기술인은 121,081명(전체 14%)이다. 역량지수로 구분되는 등급별로는 특급기술인 5,497명(4.5%), 고급기술인 2,805명(2.3%), 중급기술인 3,137명(2.6%), 초급기술인 109,642명(90.6%)의 기술인이 등록되어 있다. 즉 현재 토질 지질분야 121,081명의 기술인이 이 분야 건설공사 현장 또는 건설기술용역 실무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토목기술인 예비인적자원을 살펴보자.「한국대학교육협의회」자료에 따르면 전국 4년제 일반대학의 토목공학 관련학과의 2021년도 입학정원은 64개교 3천1백여명이고, 전국 전문대학의 토목공학 관련학과 2021년도 입학정원도 28개교 1천1백여명으로 나타나 있다.
이들 모두가 건설기술 직업인으로 건설시장에 유입되지는 않겠지만 70% 만이 유입된다고 하더라도
2천5백명 정도가 되고 이중 1/5에 해당하는 5백명 정도는 토질 지질분야 직업인으로 매년 유입 될 것으로 추정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현재 토질 지질기술인과 예비 토목기술인의 인원을 감안할 때 지반 토질분야 시장의 계속적 확대가 요구되는 배경과 이유이다.


2. 공동주택 건설시장 규모 추정


우리나라 공동주택의 최대 건설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20년도에 공동주택 건설공사를 약 85개 단지에 약 52천호를 발주하였다고 한다. 총 공사비는 7조 338억원이고 건축공사비는 4조 9,236억원, 그중 기초공사비(가설흙막이공사 포함)가 4,924억원에 달하고, 공동주택 단지토목공사비는 3,517억원(가설흙막이공사 427억원 포함)이 발주되었다고 한다.
이를 참고로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을 포함한 전국 연평균(2017년~2020년) 입주물량 54.7만호 중 아파트 물량이 41.1만호(2021.1.19 국토부 보도자료)에 달하는 실정이므로 건설물량 측면에서 볼 때 연평균 LH의 공동주택 건설공사규모의 약 8배로 추정할 수 있고 그러면 전국 공동주택 건축공사비는 약 40조, 그중 기초공사비가 약 4조, 단지토목공사비는 약 2조 8,000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3기신도시 개발 등으로 공동주택 건설공사가 크게 확대될 것이므로 공사비는 더욱 증가될 것이 자명하다.


그러므로 이 공동주택 건설공사 중 기초공사 및 단지토목공사가 결코 작은 건설시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분명코 경시하지 말아야 하고, 아니 현재보다 더욱 관심을 가지고 접근 대응해야 하는 건설시장임이 분명하다.


3. 관계법령의 현실


건축공사 설계 및 시공에 있어 기준 모법인 건축법 제40조(대지의 안전 등)과 건축법 제41조(토지 굴착 부분에 대한 조치 등)에서만 토질 기술분야에 대해 규정되어 있다. 건축법 제40조 제4항과 관련한 건축법 시행규칙 제25조(대지의 조성)에서 손궤(무너져 내림, 지반침하)의 우려가 있는 토지에 대해 대지를 조성하는 경우는 각항에서 여러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으나, 단서조항으로 “다만, 건축사 또는「기술사법」에 따라 등록한 건축구조기술사에 의하여 해당 토지의 구조안전이 확인된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토질 및 기초기술사 등의 지반분야 전문기술인이 배제되고 있다.
그리고 건축법 제41조 제1항과 관련한 건축법 시행규칙 제26조(토지의 굴착부분에 대한 조치)에서는 관계전문기술자와의 협력을 규정하고 있지도 않다.


다만, 이러한 토질 분야인 대지의 안전 등과 토지 굴착 부분에 대한 조치 등에 대하여 극히 제한적으로 건축법 시행령 제91조의3(관계전문기술자와의 협력) 제3항에서 깊이 10미터 이상의 토지 굴착공사 또는 높이 5미터 이상의 옹벽 등의 공사를 수반하는 건축물의 설계자 및 공사 감리자는 토목 분야 기술사 또는 국토개발 분야의 지질 및 지반 기술사의 협력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과 관련하여 건축법 하위의 시행규칙 제36조의2(관계전문기술자)에서 지질조사, 토공사의 설계 및 감리, 흙막이벽·옹벽설치 등에 관한 위해방지 및 기타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토목 분야 기술자 또는 국토개발 분야의 지질 및 지반기술사의 협력을 받도록 하고는 있다.

여기서 건축법을 다시 살펴보면 기초공사에 대한 언급 규정은 없을 뿐 아니라 굴착공사도 지반조건이나 근접시공 조건 등의 고려가 선행되어야 함에도 단순히 깊이 10미터 이상의 굴착공사 또는 높이 5미터 이상의 옹벽 등의 공사에 한해서만 구체적으로 관계전문기술자의 협력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이 절대 원인은 아니겠지만 공동주택 기초공사 등의 설계 및 시공에 토질 지질분야 용역업체와 중소건설업체가 참여하고는 있으나, 열세적인 하도급 관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배경이다.
따라서, 지반공학에 관한 학술과 기술 발전을 도모하여 국민의 복지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지반기술인의 활동시장 확대와 역량 증진을 위하여 아래와 같은 공감대 형성과 결집되고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해야할 것으로 감히 제언해 본다.


첫째, 융복합 기술차원에서 건축 관련의 법령과 규정, 지침 등을 세세히 살펴보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지반 토질분야에 대한 보완이나 개정을 힘 합쳐 추진해야할 것이다. 그것이 변화의 기본적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일테면 건축공사 설계 및 시공에 있어 규모에 관계없이 기초공사 및 굴착, 대지의 안전사항에 대해 토목 관계전문기술자의 협력을 받도록 규정되는 것이 바람이기는 하나,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공동주택을 포함한 건축물의 기초공사는 건축공사로 인식되어 있고, 건축사 자격자가 2020년 7월 현재 23,076명이나 되며「한국건축구조기술회」자료에 따르면 건축구조기술사도 1975년 제12회 기술사 시험에서 9명을 배출한 이래 현재 약 1천여명이 활동 중인 여건으로 그 부분의 공동주택 건축시장에 재 진입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그래도 합심하여 노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기초공사 및 굴착, 대지의 안전에 대한 새로운 학술과 기술 개발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거의 대부분 기성콘크리트말뚝(PHC말뚝)으로 설계 시공되는 공동주택 깊은기초를 대체할 수 있는 중소구경 현장타설콘크리트말뚝 등 구조적 안정성은 물론, 경제적이고 시공성이 우수한 기초공법을 개발하고 굴착 및 대지의 안전사항에 대해서도 새로운 공법 개발과 더불어 스마트기술 도입 등으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공법 개발을 통하여 우수한 지반 토질분야의 전문기술이 자연스럽게 적용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공동주택 건설 분야에서 일하는 지반 기술인에 대한 인식도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터널 등과 같은 전문 지반분야 종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있다. 이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인정하고 배려하는 인식을 높여야할 것이다. 이들이 지반기술 분야에서 대다수가 종사하는 저변이고 토대이며 여타 복합공종 건설공사에서 최일선의 지반 토질기술인이기 때문이다.


이상은 서로의 밥그릇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
지반기술 분야의 능력을 제고하여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지반기술을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주거 복지향상에 이바지 하고자 하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한다. 첫술부터 뜨고 보자. - - -


보통의 일상생활이 우리의 희망이 되게 만든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우리 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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