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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 근
(주)건화 기술연구소/지반터널부
연구소장/전무/공학박사/기술사
(babokyg@hanmail.net)

                      



땅(地, Geo, Earth)을 업으로 해서 살아온 지 많은 세월이 지났습니다. 운명적인  기회로 전공을 선택하고 공부를 하면서 가끔씩 후회하면서 지나온 시간도 있었지만 어느덧 우리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게 되었고, 돌이켜 보면 그 시간 그 세월들이 감사하게 느껴지게 되었으며, 우리 업에 대한 자긍심과 우리 일에 대한 소중함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우리학회에 투고했던 지난 20여년간의 많은 원고(글)들을 정리하면서 우리 일에 사랑과 우리 업에 대한 열정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땅을 공부하고 땅을 아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재료로서의 불균질성과 흙과 돌 그리고 물과의 복합성 그리고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uncertainty) 등으로 인하여 이를 공학적으로 파악하고 규명하는 일은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음을 인식하면서, 배울수록 알아갈수록 더 어렵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며, 이러한 이유로 현장에서의 경험은 가장 중요한 공부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 지하(Underground)라는 단어가 뜨겁습니다. 매스컴을 통하여 발표되는 대심도 지하개발사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고, 이에 따라 땅(지하)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지반기술자로서 그동안 어려웠던 시절을 뒤로하고 새로운 지하개발의 시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그리고 우리 지반기술자들에게 무엇을 얘기해줄까 고민하면서 키워드를 잡아보았습니다. 이름하여 ‘G벤져스(Gvengers)’즉, [지반관련 전문기술을 통하여 땅에 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고 구하는 지반 엔지니어들의 총합체]라고 정의하겠습니다. 모두들 어벤져스(Avengers)라고 알고 있을 것입니다. 지구상의 최상의 히어로들의 연합체로서 각자가 가진 특수 기술을 이용하고 서로 힘을 합쳐 지구를 지키는 팀으로서 대표적인 히어로로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토르, 헐크, 스파이더맨 등 있으며, 수많은 히어로들이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고 협력하여 궁극적으로 지구를 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를 우리 지반분야에 적용하여 생각한 것이 바로 [G벤져스] 입니다. 


[G벤져스, 무엇이어야 하는가?]  
지반공학은 다양한 분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흙을 다루는 토질분야, 돌을 취급하는 암반분야, 물을 상대하는 지하수분야, 땅을 검토하는 지질분야 등 각각의 분야가 있으며, 지반공학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엔지니어와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연구하고 검토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지반분야의 힘은 바로 협업과 협력의 과정에서 제대로 된 힘과 시너지가 발휘된다는 것이며, 이것이 [G벤져스]의 기본적인 축이라고 생각됩니다. 각자가 가진 전문성을 하나로 묶어내고,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협동하는 것이 바로 [G벤져스]의 틀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어벤져스가 악의 무리에 대항하여 싸울 수 있는 것은 다양한 히어로를 한 팀으로 만들어내고 리딩하는 쉴드(SHIELD)라는 조직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학회도 많은 지반관련 전문가들을 모아서 서로 협력하고 공동의 노력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공과 분야를 초월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하는 명실상부한 지반분야의 최고의 리딩조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는 대형화되고, 다양한 첨단기술이 접목되고 융합되고 있으며, 안전과 환경문제가 중요한 이슈화되어 이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엄청난 규모의 노력과 관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반공학의 경우에는 이러한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지반의 불확실성을 해결해야하는 기술적 숙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유기적인 전문조직 확보에 대한 고민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그 중심에 우리학회가  자리매김하기를 바래 봅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바라는 [G벤져스]의 모습은 지반관련 모든 분야의 기술자, 전문가 그리고 연구자들이 함께하고, 분야 간의 문턱을 넘어서고, 서로 다른 생각들을 조율하고 함께 고민함으로서 최고의 목적을 위해 같이 나아가는 것입니다.    


[G벤져스, 무엇을 할 것인가?]
작금에 우리 업계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국가사회의 인프라 사업의 축소에 따른 건설 분야의 위기는 이제 우리들의 현실이자 해결해야할 숙제이기도 합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 모두가 힘을 모으는 지혜가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특히나 지반분야의 사고는 중요 프로젝트에서의 지반기술자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준비하고 배우고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합니다. 학계의 리딩, 산업계의 노력 그리고 관의 적극적인 지원, 산학관의 합심이 가장 필요한 때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까지의 우리만의 시스템을 분석하여 우리만의 관행을 과감히 개선하고,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되는 시간입니다.


우리 지반기술자들의 열정과 노력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우수하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아마도 그러한 우리의 자산이 미래시장에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 어려운 시대에 우리가 모두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 분야의 발전과 변화를 생각하며, 그동안의 엔지니어링의 경험을 통하여 나름대로 정리한 [G벤져스]로서 갖추어야 할 세 가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는 ‘땅을 잘 알아야 하는 전문성(Special Geo-Engineer)’입니다.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지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팩트에 집중하고 현상을 이해하고, 이를 공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만의 기술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항상 공부하고, 정리하고, 노력하는 엔지니어로서의 소양을 가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글로벌 능력을 갖춘 글로벌(Global Geo-Engineer)’입니다. 우리의 한계를 벗어나는 가장 중요한 자세입니다. 학연과 지연 그리고 분야 폐쇄성을 탈피하여, 관련 분야에 있어 글로벌 전문가와 글로벌 시스템을 경험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어학소통능력을 갖추고 글로벌 기준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하며, 다양한 해외프로젝트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는 ‘협업 능력을 갖춘 통합성(Integrated Geo-Engineer)’입니다. 지반공학은 토질, 지질, 암반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집합체입니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지반공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코웍이 필수입니다. 다양한 기술자들과의 공동으로 일을 수행하고 서로 협력하는 통합적 마인드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문적 편견을 벗고 그 한계를 인정하여 같이 힘을 모아 만들어 갈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지반의 최강 히어로 - G벤져스를 꿈꾸며]
지금까지 약간은 꿈같은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지반엔지니어로서 살아오면서 느껴온 것들에 대한 바램들이 모아져서 이런 거창한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운명적인 선택과 그 속에서의 고민들 그리고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거쳐 우리 일을 이해하고 우리 업에 대한 애정을 가지게 되어 큰 꿈을 그려보았습니다. 비록 멋지고 화려하진 않지만, 정말 가치롭고 멋진 길이었음을 느끼게 되면서, 원대한 목표를 향하여 열심히 논의하고, 꾸준히 일하는 과정을 통하여 진정한 엔지니어로서 의미를 가지게 되며, 또한 기술경쟁력 있는 엔지니어로서 가치를 가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분명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 분야도 분명 변해야하고 변하는 세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만 합니다. 지반 불확실성으로 인한 지반 리스크(Geo-Risk)를 포함하고 있는 지반공학은 상대적으로 환경과 안전 분야에 취약성을 노출하게 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책의 일환이 바로 기술전문가 집단의 통합을 통한 혁신이라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이는 전공의 벽을 넘어서고, 분야의 턱을 넘어서는 과정이며, 최종적으로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추진체와 같은 것이 반드시 요구되는 때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심에 우리 학회가 있으며, 그 핵심에 우리 지반기술자들이 자리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 모두가 꿈꾸고 고민하는 것들은 우리업의 발전을 위해 보다 나은 것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며, 변화에 대한 갈망의 바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직 극복해야할 문제가 쌓여 있고,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지반기술의 발전에 기여하고, 지반 전문 엔지니어로서 성장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열심히 달려가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변화속의 현재를 극복하고 발전적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하여 지금 우리들에게 우리 모두의 히어로이자 우리 모두가 한 팀이 되는 진정한 [G벤져스]가 많이 만들어져  모두가 함께 즐겁게 일할 수 있으며, 모두가 같이 세상에 기여 할 수 있는 행복한 멋진 미래를 그려봅니다. 또한 지반을 안전하게 굴착하고, 지하공간을 멋지게 만들고, 지하세계를 아름답게 구현함에 있어 전문 핵심 첨단기술로 완전 무장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며, 세상을 헤치고 열심히 활동하는 우리 모두의 [G벤져스]를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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