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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충 기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우리학회 회장
(geolabs@snu.ac.kr)

                      



2,000여년전 중국 前漢시대 회남자에 쓰여진 築土構木이라는, 토목이 유래한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건설 분야 중에서도 지반공학은 인류 문명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합니다. 피라미드와 만리장성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인류가 건설한 제방, 도로, 다리, 터널, 운하, 건축물 기초 등 모든 문명의 건설물은 지반을, 그리고 지반공학을 기본으로 합니다. 사실, 고대의 토목기술자들이 다루는 주대상 재료가 흙 등의 지반 재료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들을 지반공학자라고 칭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7, 18세기 르네상스 시대와 더불어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건설 분야의 설계 및 해석 기술도 발달하게 되지만, 지반공학은 상대적으로 늦게 20세기 들어서야 학문 분야로 정착됩니다. 지반이 너무 친숙한 재료라서 쉽게 생각한 탓이기도 하지만, 수학과 물리 등의 이론으로 예측하기에는 지반이라는 재료가 너무 복잡하고, 변화의 폭이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깝지만 어렵다는 것이지요. 늦게라도 정착이 된 것도,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도시와 건설 인프라가 본격화되고 대형화되면서 지반의 중요성이 부각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반공학은 도로, 철도, 필댐, 항만, 공항, 라이프라인 등 사회인프라 시설물 그리고 건축물, 플랜트의 건설과 유지관리뿐 아니라 해양 및 우주 등 미래 공간 개발의 주역이 되는 분야입니다. 인류 문명이 접하는 모든 건설물은 반드시 지반공학자의 손길을 거쳐야 합니다. 또한, 풍수해, 지진, 산사태, 씽크홀 등의 재해 문제는 지반공학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해결책이 강구됩니다. 지반인이 해야 할 업역은 엄청 넓습니다.


그러나 10여년 전부터 국내 건설경기는 지속적으로 침체 국면에 있습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반인의 동요가 심합니다. 지반공학에 발을 들여 놓는 젊은 세대도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설 산업의 패러다임도 인프라 개발 보다는 시설물의 유지, 관리, 보수보강 그리고 재해 관리로 그 중심 축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합니다. 디지털 정보화 시대입니다. IoT, Big Data, AI, Smart City를 얘기합니다. 미래기술은 불확실성의 예측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지반은 재료적 불확실성에 더하여, 지하 정보의 불확실성 때문에 예측이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지반공학은 미래기술 적용이 절실하게 필요한 분야입니다. 경험의 기술이라는 표현을 이제는 극복할 때인 것 같습니다. 경험의 공학에서 정보의 공학으로의 전환이 향후 지반공학 기술이 가야할 길입니다.


‘위기와 변화’ 지반인이 직면한 현실입니다. 우리 학회 설립 후 35년, 가장 어려운 시기입니다. 이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모두가 함께 해야 합니다. 그 첫번째는 여러분의 참여입니다.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학회라는 엔진이 힘차게 구동할 수 있습니다. 지난 10여년의 어려움을 이제 밝은 미래로 바꾸어야 합니다.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지금의 작은 준비가 미래의 디딤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회 사무실에서 어슴프레 보이는 저녁 해가 내일 아침에는 찬란하게 빛나는 붉은 해로 떠오르는 상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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