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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태 국
본회 부회장, 건설기술교육원 교수,
(주)다윤 기술연구소장
공학박사, 토질 및 기초기술사
(yoon7647@hanmail.net)

                      



쉬지 않고 발생하는 지반관련 사고

        

지난 2019년 12월 21일. 토요일이었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북한산 등산을 마치고 하산하는 길이었다. 오후 3시가 넘어가고 있는 시간에 핸드폰이 시끄럽게 울어되었다. 휴일날 모르는 전화번호는 늘 긴장시킨다. 전화를 받아보니 역시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또 사고였다.


경기도 고양시 소재 ○○로에서 도로침하가 발생하였다. 현장에 도착한 직후,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하였으며, 늘 그랬듯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대책위원회가 구성이 되었다. 사고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도로에 인접한 오피스텔 건설 현장에서 흙막이 벽체의 영향으로 도로침하가 발생된 것이다. 또한 상부로부터 매립토, 풍화토, 연암으로 이어지는 일산지역의 매립지반의 특성(풍화암층이 없음)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흙막이 벽체는 슬러리월로 되어 있었으며, 시공이음부에서 발생한 틈으로 지하수와 지반이 밀려들어와 도로침하가 발생되어 시민들의 불편함으로 이어졌다. 이 사고는 지반보강, 흙막이 벽체 보강, 주변 구조물 보강 등을 걸쳐 금년 3월에 마무리되었다.


경기도 고양시 지반침하사고가 마무리되고 난 직후인 2020. 3월 말경 부산 현장에서 또 다시 연락이 왔다. 발주청 감독이었다. 역시 다급한 전화를 통하여 현장사무실 방문을 요청하여, 익일 비행기를 타고 부산 현장을 갔다. TBM SHIELD 공법으로 터널을 굴진한 후, 피난갱을 시공하는 과정에서 터널내로 지하수와 토사가 밀려 들어와 지표면의 공원 부지에서 직경 100미터 가량의 지반침하가 발생한 사고였다. 지하수위가 지표로부터 1m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반 역시 실트질 모래층의 연약지반에 터널을 시공하고자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반침하사고가 발생하였다. 피난갱을 건설하기 위하여 주변 지반에 3차례 이상의 그라우팅을 실시하였으며, 피난갱 또한 400mm씩 분할 굴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반침하가 발생하였고, 이에 대해서는 지금도 체계적인 보수 보강 대책을 세우고 있다.


2020. 4월 초에는 경상북도 경주시 일원에서 국도□호선 우회도로공사 현장에서 연락이 왔다. 신설하는 NATM 입출구 갱문부의 비탈면이 형성되었고, 비탈면의 안전성 확보를 위하여 앵커와 면벽식 옹벽 등이 시공되어 있었다. 지질 특성은 석회암 기반으로 되어있는 지층이다. 비탈면 상부의 산마루 측구가 시공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에 발생한 집중호우로 인하여 비탈면 전면부와 측면부로 우수가 넘쳐 흘렀다. 이에 대응하고자 산마루 측구를 크게 확장하고, 측구 주변으로 차수를 위한 그라우팅 공사를 시행하고자 하였다.


2020. 5월에 경기도 시흥시 월곶현장에서 연락이 왔다. 그 다음날 아침 7시 현장을 확인한 결과, e-PHC공법으로 흙막이 벽체를 시공한 현장에서 수직벽체의 변형, STRUT 좌굴 등이 동반됨에 따라 주변 건물과 도로에서 문제가 발생한 현장이었다. 즉시 현장에서는 단기, 중기, 장기로 구분하여 대책을 강구할 수 있도록 처리하였다.

        

지반사고 현장의 아쉬운 점

        

상기의 사고현장을 원인조사, 보수 보강 방안, 단기, 중기, 장기 대책 방안 수립 등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현장별 아쉬운 점을 간단하게라도 제시하고자 한다. 경기도 고양시 ○○로 지반침하사고 현장에서는 일산지역의 지반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이는 주변의 유사한 실폐 현장이 다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립층의 특성(자갈층이 대수층으로 역할)과 풍화암이 존재하지 않는 지반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설계, 시공, 특허공법 등의 한계가 있었다.


부산광역시 철도현장의 지반침하사고는 국내 대표적인 연약지반에서 메인 터널은 성공적으로 시공 완료하였으나, 피난갱 공사를 함에 있어서 연약지반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그라우팅 공사 및 이의 시공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피난갱 시공을 강행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경상북도 경주시 도로현장에서는 산마루 측구에 대한 확장을 함에 있어서 경험을 중시하여 산마루 측구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확보하지 못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경기도 시흥현장에서는 PHC 파일의 볼트부위에 발생하는 집중응력을 확인하지 못한 점과 주변 월곶 바다의 조수간만의 차를 고려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지반공학 분야에서 발상의 전환

        

건설시장은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으로 크게 3등분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시장은 설계, 시공이 주를 이루었다. 이제는 유지관리의 시대이다. 아니 조금 정확하게 말하면, 유지관리분야를 점검, 진단, 보수, 보강, 리모델링, 리사이클링, 해체까지 확대하면 유지관리분야는 이미 우리를 지나쳤다.


여기에서 지반공학 전공자로서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유지관리 측면에서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국내 건설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유지관리분야에 대한 관심을 절대적으로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지반과 관련된 부분은 건설의 타분야와 상이하게 지형, 지질, 지하수 등과의 관계임을 고려할 때 정해져 있지 않는 변수와의 싸움이다. 특히 지반 분야의 유지관리에 대해서 관심과 더불어 대학교를 중심으로 관련 학과의 신설과 더불어 관련 과목의 신설 등이 절실하다.


둘째,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근간한 지하안전영향평가 등의 업무, 재해영향평가에서의 지반분야에 확대 등을 고려할 때 교육부와 협의하여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를 적극 고려할 시기이다. 지금도 현업에서는 지반분야의 전공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태이다.


셋째, 지반공학회 차원에서는 실폐 사례를 중심으로 수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선임기술자가 젊은 기술자에게 기술을 공유할 수 있게 하여야 할 넓은 장터를 제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1960년 이전에 만들어진 교안을 가지고 지금도 현장세서 접근하려는 일부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물이 들어오면 반갑게 또한 기꺼어 받아 들여야 진정한 기술자이며 장인일 것이다.
지반공학 분야에서의 발상의 전환. 이미 늦었을 수 있다. 불확실성과 매일 같이 싸우고 있는 지반공학자의 건승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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