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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충 기
한국지반공학회
회장
(geolabs@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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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한 해가 가고, 큰 희망을 품은 새해가 밝았습니다.


시간과 함께 지나갈 것은 분명하지만, 코로나는 지난 한 해 모든 사람에게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어쩌면, 오만한 인간에게 반성의 시간과 함께 미래에 대한 신속한 준비와 변화를 요구하는 경고의 메시지인 것 같기도 합니다.


지난 해 학회의 모든 행사는 취소되거나, 축소되어 비대면 위주로 진행되었습니다. 미리 계획하지를 못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학회의 국제화를 위한 Joint Workshop이 연기되고, 봄학술발표회도 취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금씩 상황에 적응하면서 6월부터는 지반의 날과 지반미래포럼, 그리고 가을학술발표회가 비대면 위주로 진행되었지만, 회원들의 열망에 부응하기에는 부족하였습니다.


시련은 변화를 요구하고, 이를 위해서는 적응과 혁신이 필요합니다. 인류는, 우리 국민은, 그리고 지반공학인은 지금 상황을 보다 발전된 미래를 위한 도약대로 삼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올해는 소의 해입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묵묵히 앞만 보고 걸어가는 소처럼 지금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한 해가 되어야 합니다. 잠시 움추려 들었지만, 학회가 변화와 혁신을 위한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기지개를 펴고, 크게 한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준비와 실행을 하면서, 지금의 상황을 변화된 미래, 즉 융합 기술과 함께 4차산업혁명의 길을 앞당기는 기회의 한 해로 만들어야 합니다.


시간의 흐름은, 항상 짧게 느껴지지만, 지난 해는 다른 느낌입니다. 지금의 어려움이 조만간 밝은 미래로 되돌림 받을 것이라는 믿음 속에 활기에 넘친, 희망찬 새해를 기대합니다.


신축년 새해, 회원 여러분의 건승과 행운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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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김동수 교수를 추모하며

        

정 충 기

한국지반공학회 회장


그는 갔습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그 곳으로 떠났습니다.
아직도 제가 손을 뻗으면 닿는 곳에 있을 것 같은데,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40년이 넘는 긴 세월 가장 가까운 친구였고, 같은 길을 가는 동반자였습니다. 허전합니다. 가장 편하고,
쉽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눈가를 젖게 합니다. 요즘도 가끔씩 먼 산을 보게 됩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그와의 많은 추억들 - 웃음을 머금은 모습, 진지하게 토론하던 모습, 단상에서 발표하던 모습, 술 취해
평소와 다르게 큰 소리 하던 모습. 이제는 볼 수 없다는 허전함이 지금 이 순간에도 가슴을 멍하게 합니다.


고맙습니다.
학회와 학문을 위한 노력, 특히 지반공학을 학문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학회를 국제적으로
뚜렷하게 각인시켜 준 그의 헌신 고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나의 푸념을 항상 받아준 그의 넓은 마음이 너무도 고맙습니다.


원망스럽습니다.
앞으로 할 일이 많은데, 남은 사람들에게 모든 걸 떠넘기고 떠난 그가 너무도 원망스럽습니다.
이제 일 보다는 여유를 즐기려 했는데, 시간도 주지 않고 떠나갔습니다.
그리고 그가 없어도 세상이 그리고 제 일상이 아무일 없다는 듯이 흘러가는 것이 원망스럽습니다.


이제 편안히 쉬기를….
그가 떠나가는 마지막 모습을 보았는데도, 연구실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이 순간,
옛날처럼 그가 문을 박차고 들어올 것 같습니다.
살아가는 이치인가요? 그의 잔상 그리고 흔적은 이제 마음에 묻어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저 하늘 위에서 그가 편안하게 쉬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동수야,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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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3일, 지반공학의 큰 별 KAIST 김동수 교수님께서 저희 곁을 떠나셨습니다.

교수님을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은 비통함을 금할 수 없고,

모두가 교수님께 특별한 존경심을 갖는 것은 교수님의 학문적 성취 뿐만 아니라 교수님이 품위 있는 학자,

애정 어린 동료, 훌륭한 스승님 이셨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학회지 지면을 빌어 교수님의 높은 뜻을 가슴 깊이 새겨 이어받고자 다짐해봅니다. 


세계로 미래를 선도하신 학자 故김동수 교수님


故김동수 교수님께서는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배명고등학교 졸업 후 1979년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에 입학하셨습니다. 지반공학 전공으로 1985년 석사학위 후 떠난 미국 유학에서는,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Kenneth Stokoe 교수에게 수학 후 ‘Deformational Characteristics of Soils at Small to Intermediate Strains from Cyclic Tests’ 주제로 1991년 박사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이후 Polytechnic Institute of New York University에서 교직에 첫 발을 내디디시고, 1994년 카이스트 건설 및 환경공학과에 부임하셨습니다.


故김동수 교수님께서는 ‘연구자는 연구로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항상 강조하셨으며, 사회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교량, 터널, 고층 빌딩 등 주요 사회 기반시설물의 내진설계 및 내진성능평가 시 정확한 부지의 특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공진주/비틂전단시험(RC/TS)을 깊게 연구하셨으며 표면파시험기법(HWAW)을 개발하였습니다. 그리고 지진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적었던 시기부터 국내 내진설계기준의 고도화에 큰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외국 기준을 가감 없이 준용한 국내 내진 설계기준의 문제점을 제기하였으며, 국내지반조건을 반영한 지반분류체계와 증폭계수를 개발하여 국민안전처의 국내 내진설계기준 작성을 주도하셨습니다. 최근에는 지진 시 지반의 액상화에 대한 연구에 큰 사명감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2017년 포항지진 시 발생한 액상화 현상은 우리나라의 지반공학자들이 다 함께 힘을 모아 분석하고, 미래의 위험에 대비해야 하신다며 혼재되어 있던 국내 액상화 기준을 통합하셨습니다. 또한, 병마와 힘겹게 싸우시는 중에도 국내 내진설계기준의 선진화를 위해 끝까지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작고하시기 직전까지도 연구를 놓지 않으셨습니다. 이러한 교수님의 모습은 지반공학자로서의 역할을 잠시 잊고 지냈던 제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셨습니다.


교수님의 지휘 아래 지오센트리퓨지 실험센터에 구축된 원심모형실험 장비는 국내 지반공학 분야 난제 해결의 수단이 되어 다양한 물리적 모델링 연구를 가능케 했습니다. 사회기반시설의 방재 성능 평가, 해양 기초의 설계법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적 발전을 이끄셨으며, 싱크홀·액상화 등 국민 생활안전과 직결된 지반공학적 사회 이슈에도 원인 규명, 개선책 마련으로 대응하셨습니다. 교수님의 연구 역량과 남다른 책임감이 원심모형실험 장비와 결합되어 빛을 발했으며, 새로운 장비를 이용한 창의적 연구에도 집중하셨습니다. 원심력으로 모형지반에 작용하는 구속압을 조절할 수 있는 원심모형실험 장비의 장점을 이용하여 달 환경에서 지반 지지력 평가 연구를 수행하는 등 끊임없이 도전의 성과를 쌓아 오셨습니다.


2011년 IS-Seoul(International Symposium on Deformation Characteristics of Geomaterials), 2017년 제19차 ICSMGE(International Conference on Soil Mechanics and Geotechnical Engineering) 서울 대회 등 두 번의 국제학술대회의 성공적 개최는 가장 만족하신 성과였습니다. 지반공학 분야의 올림픽과 같은 ICSMGE는 전 과정을 유치·조직위원장으로 주관하시며 한국지반공학회가 세계 속의 당당한 주역으로 도약하길 염원하셨습니다. 추모사를 보내온 대회 당시 세계지반공학회 회장이었던 Roger Frank 교수는 서울 대회를 역대 최고의 성공적 대회로 기억하였습니다. 대회 이후 런던에서는 세계지반공학회 물리모델링(Physical Modelling in Geotechnics)분야 기술위원회(TC104)의 위원장으로 추대되셨으며, 2022년 ICPMG (International Conference on Physical Modelling in Geotechnics) 대회를 K-water와 함께 대전에 유치하셨습니다.


ICPMG 대전 대회의 구심점은 다소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교수님의 유산은 마치, 연습문제는 직접 풀어보라는 의미와 같게 다가옵니다. 교수님께서 유치하신 2022년 ICPMG 대전 대회는 한국지반공학회와 제자들이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입니다. 나열하고 보니 연구자로서, Global player로서의 교수님이 더욱 그립습니다. 교수님을 떠나보내며 제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당신께서 보여주신 도전정신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깁니다.


삶의 지표가 되어주신 스승 故김동수 교수님


“너 생각은 어때?” 연구실 세미나, 개별 미팅 마다 학생들에게 묻곤 하셨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처음 이 질문을 받은 학생들은 당혹함을 감출 수 없고 질문에 답할 수 없었지만, 연구실에 오래 있었던 학생들은 미리 준비라도 한 듯 스스럼 없이 본인의 생각을 이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지도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던 학생도 있었을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그건 교수님의 명확한 지도 방식이었습니다. 대학원 생활이란 알 수 없는 문제에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란 걸 교수님께서는 잘 알고 계셨고 학생들 스스로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게 기다려 주셨습니다. 때로는 날카로운 모습으로 학생들을 긴장시키기도 하셨습니다. 연구의 길을 잃었을 때 예리하고 노련하게 핵심을 파악하고 방향을 잡아 주시던 교수님 덕분에 제자들이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교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나태한 모습을 보일 때는 따끔하게 혼을 내시고 조언을 해주시며 바른길로 인도하셨습니다. 스스로 권위를 내려놓으셨으며, 학생들의 말과 연구에 귀를 기울여 주시고 매 순간 진심으로 학생들을 지도하셨습니다.


학술대회는 연구내용을 공유하는 자리였지만, 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것들을 보며 교수님과 공유할 수 있는 경험들을 만들어 나가는 자리였습니다. 언젠가 해외 학술대회 포스터 발표에서 쑥스러워 하던 학생에게 ‘외국 사람들에게 본인 연구를 이야기하고 홍보하는 것을 보여주겠다’ 시며, 낯선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 학생의 연구를 대신 설명하시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해외 학술대회가 낯설고 두려웠던 학생들에게 본인께서 몸소 발표를 해주시고, 보고 배울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장소에서 식사를 할 때면 여행을 온 것 마냥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국제 교류와 경험의 중요성을 연구실 학생들에게만 국한시키지 않으셨습니다. ICSMGE 서울 대회의 유산으로 남은 기금은 젊은 지반공학자들의 세계 무대에서의 활동을 지원하는데 사용케 하셨습니다. 학회 차원의 후속 학문 세대 양성에도 힘쓰셨던 것입니다.


밝은 미소로 맞아 주시던 교수님이 생각납니다. 학생들에게 언제나 무한한 사랑과 관심을 주셨으며 너그러운 마음으로 학생들을 이해해 주셨습니다. 어떤 학생이든 전날 과음으로 출근이 늦어도 “적당히 좀 마시지~” 하시며 미소 지어 주시던 모습은 아직도 모든 제자들 마음 한 켠에 따뜻하게 남아있습니다. 돌이켜보면 교수님께 학생은 제자일 뿐 아니라 아들이자 딸이자 가족이었습니다. 매일매일 만나 봬도 “잘 지내지?” “별일 없지?” 건네어주시는 인사는 먼저 한발 더 가까워지고자 하셨던 교수님의 따뜻한 마음으로 기억됩니다.


어느 날 문득 찾아뵙고 연구 외적인 개인적인 고민들을 털어놓을 때면 같이 고민하여 주시던 교수님,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눌 수도, 따뜻한 미소로 잘 지내냐는 말을 들을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항상 어려운 순간, 제자들의 고민 마지막에는 언제나 당신의 지혜와 철학이 깃들어 있을 것입니다. 치열함과 힘듦 속에서 잃지 않으셨던 웃음을 본받아 우리 사회의 쓰임새 있는 곳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겠습니다. 교수님, 존경하고 그립습니다.


김동수 교수님 KAIST 지반동역학 연구실 제자 일동

o 박 사

권기철, 박형춘, 이진선, 김형우, 이병철, 추연욱, 서원석, 윤종구, 방은석, 윤준웅, 김남룡, 이세현, 김종태, 박헌준,

진석우, 김동준, 김수린, 조성배, 김재현, 하정곤, 조형익, 이문교, 정영훈, 고길완


o 석 사

김성인, 박재영, 박연홍, 신민균, 박상호, 고동희, 황지훈, 김민종, 원지현, 김승희, 정신애, 김성우, 박진오,

김경환, 김경섭, 김승진, 김무광, 김신일, Nyuen Dang Dinh Chung, 김세희, 이훈용, 조영규, Satish Manandhar,

이승태, Munkhtsetseg Lkhagvasuren, 이혜림, 박순지,성준태, 김성남, 이해인, 김연삼


o 재학생

김현욱, 유무성, 배준식, 김윤아, 김연준, 최동형, Yi-He D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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