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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성 우
Nazarbayev University(NU),
토목환경공학과(Department of Civil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
조교수 (Assistant Professor)
(sung.moon@nu.edu.kz)

   


많은 지반공학회 회원분들이 그러하실듯 필자에게도 2017년 5월 이곳 나자르바예브 대학교 On-Site Interview를 위한 방문전까지 카자스흐탄이라는 나라는 생소함이 느껴졌던 나라였다. 그 당시 인터뷰 준비를 하며 그리고 현재까지 이곳에서 지내오면서 카자흐스탄에 대해 알아갈수록 이 나라의 상당한 잠재력을 느낄수 있었다. 먼저 카자흐스탄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중국, 키르기스탄, 우즈베키스탄, 트루크메니스탄 그리고 카스피연안에 국경을 가진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전 세계에서 9번째로 큰 규모의 면적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2018년 기준으로 천팔백삼십만의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전체인구는 약 66% 의 카작인, 그리고 34% 의 러시아인, 우즈벡인, 우크라이나인, 독인인과 고려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용언어는 카작어와 러이아어이며 무슬림과 크리스찬이 각각 전체인구의 70% 와 26% 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과 비슷하게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기후가 이루어져 있지만 봄, 가을이 조금 짧은 편이며 겨울이 4-5개월 정도로 긴 편으로 기온이 영하 30-40 로 내려가기도 한다. 카자흐스탄의 주 수출원은 원유와 천연광물 등이며 GDP 는 약 ,600 이다.


카자흐스탄이 1991년 소비에트 연방에서 분리된 후 기존 수도였던 알마티(Almaty)는 1997년 새로운 수도인 아스타나(Astana)로 옮겨지게 되었다. 수도이전에 관한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는 알마티의 위치가 카자흐스탄의 남쪽에 치우쳐있기에 국가의 안보를 위해 카자흐스탄의 중앙인 현재의 위치로 이전한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수도의 명칭인 누르술탄(Nur-Sultan)은 2019년 3월 기존의 종신대통령이었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브(Nur-Sultan Nazarbayev)의 예상치 못한 사임으로, Astana라는 기존 수도 이름에서 대통령의 이름인 누르술탄(Nursultan)으로 갑작스럽게 바뀌게 되었다.


나자르바예브 초대 대통령의 주도로 현 수도인 누르술탄에 2010년 세워진 나자르바예브 대학교는 올해가 10주년이 되는해이다. 이곳은 학생들 기숙사와 교수들을 위한 Accommodation 을 포함한 거의 모든 건물이 Skywalk 으로 연결되어있어 겨울이 긴 이 곳에서도 외투를 입지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와 시공이 이루어져 있다. 한국의 카이스트와 같이 연구중심대학으로 설립된 이곳은 세계은행 총재를 지낸 Shigeo Katsu가 설립때부터 현재까지 President로 그리고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UIUC)의 Provost 였던 Ilesanmi Adesida 가 현 Provost 로 학교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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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 석사 및 박사 프로그램

           

나자르바예브 대학교는 현재 총 4개의 School과 3개의 Graduate school로 이루어져있으며 각 School 이나 Graduate school은 해외유수대학과 전략적인 파트너쉽을 가지고 있다. 예를들어 School of Mining and Geosciences는 Colorado School of Mines, School of Engineering and Digital Sciences는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그리고 School of Medicine은 University of Pittsburgh와 연계되어 교육과 연구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아가고 있다. 교수진은 학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세계 각국에서 온 외국인 교수들이 대략 80~100%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학생수는 4600명 정도로 2025년까지 8000명까지 학생수를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최근 외국인학생들의 입학을 장려하기 시작하여 조금씩 외국인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카자흐스탄 최고 두뇌들이 입학하는 이곳의 학생들은 등록금이 무료이며 매달마다 지급되는 용돈(Stipend)과 연구프로젝트에 참여시 받을 수 있는 Salary로 생활하고 있다.


나자르바예브 대학교는 처음 학부나 대학원으로 지원할 경우 입학시험 결과에 따라 두가지 과정으로 나뉘어져있다. 입학시험결과가 기준에 못미치는 학생의 경우 해당되는 Foundation program에 입학하여 일년동안 영어와 수학등의 과목 이수 후 시험에 통과해야 학부나 대학원 1학년 입학 자격이 주어진다. 필자가 2017년 이곳에 부임하기 전에는 Foundation program에 입학하는 모든 학생들을 영국에 어학연수를 보내 영어를 습득하도록 했다고 들었으나 현재는 Foundation program내의 외국인 교수들과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학부 1학년으로 바로 입학하는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Nazarbayev Intellectual School라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과학고등학교에서 입학하는 학생들과 일반고등학교에서 입학하는 학생들로 구성되있다. 카자흐스스탄 학생들은 어렸을때부터 러시아어와 카작어 두 언어를 동시에 배우며 자라서 그런지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3-4학년이 되면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의 읽고 쓰기가 가능하다.


2017년 가을 필자가 이곳에 부임하기 전과 후로 학부, 석사, 박사 프로그램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기존에 유럽식 프로그램들을 베이스로한 커리큘럼이 학부프로그램은 미국식 ABET Accreditation 베이스로 3년에서 4년으로 바뀌었고 석사프로그램은 1년반에서 2년으로, 박사프로그램 또한 미국의 유수대학의 프로그램들과 비슷하게 만들어졌다. 학부 1학년생들은 전공이 없이 입학한 후 2학년으로 진학하면 자신의 전공을 1학년 성적과 관계없이 정할 수 있다. 공과대학중 토목환경공학과의 인기는 상위권으로, 현재 3-4학년은 약 60명 그리고 2학년은 약 100명 정도의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처럼 높은 인기의 한가지 이유로 다른학과에 비해 토목환경공학과 학부 졸업 후 취업이 용이한 점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카자흐스탄은 사회기본시설의 확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수많은 공사를 진행함으로써 졸업생들의 취업이 매우 용이한 상황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여학생과 남학생의 비율이 거의 비슷하며 학년에 따라서는 여학생의 비율이 많은 경우도 있다. 4학년 학부생들의 연구참여를 독려하기위해 Individual research project 1&2 과목이 커리큘럼 안에 있어 학생 본인이 원하는 지도교수와 함께 연구를 할수 있으며 학부생들의 석사과정으로의 진학을 장려하고 있다. 현재 필자의 연구실은 총 10명으로 대다수의 학생들이 학부 3, 4학년때부터 함께 연구를 진행해 오면서 대학원까지 진학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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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주제 및 연구환경 in NU

           

카자흐스탄은 세계 다른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교토의정서에 의거하여 1992년 수준의 CO2 배출을 2020년까지 15% 그리고 2050년까지 25% 감축하기로 동의하였다. 따라서 재생에너지나 대체에너지 개발과 같은 CO2 배출감소를 위한 여러가지 노력이 이루어지 있다. 현재 진행되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지반보강이나 개량을 위해 친환경적인 Calcium Sulfo-aluminate(CSA) Cement의 적용성을 연구하는것이다. 일반적으로 Binder 중 하나인 Ordinary Portland Cement(OPC)에 비해 CSA cement 를 사용하면 50% 이상의 CO2 배출감소 효과를 얻을수 있다. 또한 CSA cement 는 OPC에 비해 초기강도발현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그와 관련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겨울이 길며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최대 약 70도) 가 크기때문에 동결융해로 인한 구조물의 영향이 고려되고 있다. 특히 현 수도인 누르술탄은 높은 지하수위로 인해 동결심도가 지하 약 2m 정도로 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위해 예를들어 철도건설시 교각을 건설한 후 철도노반이 놓여지는 상황으로 공사비가 크게 증가하는 현실에 있다. 따라서 동결융해 연구주제에 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필자의 연구실에서 CSA cement를 이용한 지반보강시 Cyclic Freezing-Thawing process로 인한 영향이 연구되고 있다. 특히 올해 구입한 Environmental Triaxial Automated System(ETAS) 장비는 높은 구속압과 온도변화를 동시에 제어할수 있기에 동결융해와 관련된 연구에 효용이 클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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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의 남쪽과 남동쪽은 인도판와 중앙아시아 쪽으로 움직이는 아시아 사이판 사이의 충돌지역으로 지진대로 알려져있다. 19세기와 20세기초에 여러지진들이(예를들어 Belovodskoe(Mw 6.9) 지진, 1887 Verny 지진(Mw 7.3), 1889 Chilik 지진(Mw 8.3), 그리고 1911 Chon-Kemin 지진(Mw 8.1)) 카자흐스탄 내에 발생하여 수많은 인명피해와 사회기반시설들의 파괴를 야기시켰다. 특히 구 수도였던 알마티(Almaty)와 그 주변지역들은 많은 단층들의 경계에 있기에 미래에 일어날수 있는 지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알마티에 위치한 Institute of Seismology of Kazakhstan에서 카자흐스탄의 seismic hazard assessment에 관한 연구들이 행해지고 있지만 그곳의 구성원들이 대부분 Seismologist들로 구성되어 있어 지반공학자들의 연구분야 중 하나인 부지효과(Site effect)로 인한 지반응답해석(site response analysis) 이나 액상화(liquefaction)와 같은 주제들은 고려되지 않고있는 현실이다. 그리하여 여러 연구자들과 함께 부지효과를 고려한 seismic hazard assessment나 liquefaction potential assessment와 관련된 연구들이 준비중에 있다. 우선적으로 카자흐스탄 주요 지역들의 지반전단속도를 측정하고 보다 정확한 seismic microzonation maps 제작을 위해 카자흐스탄에서 처음 적용되는 Multi-channel Analysis of Surface Waves(MASW) testing 장비와 seismometer가 적용될 예정이다. 


카자흐스탄의 건설시장은 Soviet Union 시절부터 사용되고 있는 SNiP Code에 기초한 Kazakhstani Code(SP RK)를 이용하여 현재 설계와 시공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2050년까지 Kazakhstani Code(SP RK)를 Eurocode로 대체하기 위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Eurocode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각 나라별 National Annex의 개발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SP RK에 기초한 설계법을 충분히 이해하고 Eurocode 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반구조물 설계시 각기 다른 두개의 코드를 적용한 후 비교 분석하여 카자흐스탄에 Eurocode 적용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파악하려는 연구가 진행중에 있다.




지반공학회 행사 in 카자흐스탄

           

2018년 카자흐스탄 지반공학회와 대만지반공학회의 워크샵이 이곳 누르술탄에서 개최되어 필자가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대만 지반공학회의 전임/현 회장님들과 많은분들이 이곳을 방문해주셨고 필자 개인적으로는 대만 지반공학회 연구자들과 교류할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올해 2020년 8월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한국지반공학회-카자흐스탄 지반공학회 워크샵이 예정되어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전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여러 국제 학회나 워크샵들이 취소되어 이번 워크샵의 개최여부는 추후에 결정되겠지만, 한국 지반공학회의 많은 분들이 방문하실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대만에서 개최되었던 16th Asian Regional Conference(ARC)에서 투표를 통해 2023년 17th ARC 카자흐스탄 누르술탄 개최가 확정되었다.


그곳에서 한국지반공학회 회원이자 카자흐스탄 지반공학회 회원인 필자는 2023년 17th ARC의 개최도시 결정을 위한 위원회 투표전 카자흐스탄 지반공학회 회원분들과 함께하며 미약하지만 카자흐스탄 개최결정에 힘을 더하였다. 필자의 미약한 힘이 큰 행사 유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을것이라 생각하며 한국지반공학회와 카자흐스탄 지반공학회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이어나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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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문성우교수는 한양대학교 토목공학과, 동대학원 지반공학 석사 졸업 후, 용마엔지니어링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근무하였다. 그 후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에서 지반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싱가폴국립대학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에서 Research Fellow로 근무하였다. 현재 카자흐스탄 나자르바예브대학교(Nazarbayev University) 에서 토목환경공학과 조교수(Assistant Professor) 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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