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발생지 현장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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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신 항  

한남대학교

교수

(sinhang@hnu.kr)



올해 여름에는 뚜렷한 장마 기간이 없이 강한 비가 짧고 굵게 자주 내렸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강우 발생 패턴은 지금껏 겪어왔던 여름철 강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716일부터 20일까지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하였고, 이는 수많은 산사태가 발생한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특히, 경기 가평, 충남 서산, 예산, 전남 담양, 경남 산청, 합천 등 산사태 피해 규모가 큰 지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산림청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주요 산사태에 대한 피해 현황을 조사하고자 하였으며, 한국지반공학회와 한국산림공학회가 공동으로 참여하여 산사태 조사 용역을 수행하게 되었다. 필자는 충남 지역 조사단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되어 산사태 발생지 30개소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였으며, 조사를 하며 보고, 느꼈던 내용을 토대로 답사기를 간략하게 써보고자 한다.

 

첫 조사는 925일에 충남 예산군 일대에서 시작되었고, 현장 조사의 내용 및 방향을 정하기 위해 지반공학회 팀과 산림공학회 팀이 모여 공동 조사를 수행하였다. 첫 방문 현장은 산사태 발생 규모가 다소 큰 편이었고, 산사태 발생 지점을 찾기 위해 길고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야 했다. 오르는 도중에 비가 내려 여건이 나빠지기도 하였으나, 체력 훈련하는 셈 치고 열심히 올라갔다. 한참을 올라 발생 지점을 발견하자 안도의 한숨을 쉼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이러한 등산 아닌 등산을 몇 번을 더해야 할당된 조사를 끝낼 수 있을 지에 대한 걱정이 생기기도 하였다. 첫 현장은 계곡 상부에서 토사층의 얕은 파괴 및 지속적인 침식에 의한 토사유실 발생 후 지표수와 유실된 토사, 암석, 유목 등이 혼합된 붕괴 물질이 토석류 형태로 계류를 따라 아래 마을까지 흘러 내려와 피해가 발생했던 사례로 전형적인 토석류 피해와 유사하였다.

 

두 번째 현장은 주택 뒤에 위치한 사면이 붕괴하여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었다. 사면 상부 묘지 시설 설치로 인해 평탄한 지형이 존재하였고, 아래로는 급경사 사면이 별도 보강되지 않은 상태였다. 집중호우로 인해 다량의 강우가 사면으로 침투하여 사면이 붕괴된 것으로 판단되었다. 첫 현장과는 달리 산을 오르지 않았기에 비교적 빠르게 조사가 완료되었는데, 앞으로 담당할 조사 현장도 이와 같기를 속으로 살짝 바랬다. 이 때의 기대와는 다르게 이후의 현장들은 대부분 산속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산을 오르느라 덕분에 체력이 증가되는 것 같아 나름의 이점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힘듦을 달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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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조사 이후 산사태 발생지 26개소를 담당하게 되었고, 105, 7, 13일까지 3일에 걸쳐 조사를 수행하였다. 주어진 조사 기간이 촉박하고 평일에는 강의를 해야하다보니 조사 일정을 추석 연휴 위주로 짜게 되었는데, 연휴임에도 일정을 수락해주고 열심히 조사에 임해줬던 장지민, 전재영 학생(KAIST 권태혁 교수님 연구실 소속)에게 늦었지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운이 좋지 않았는 지 조사를 나갔던 3일동안은 모두 비교적 강한 비가 내렸고 쌀쌀한 날씨였다. 급한 경사를 내려오다가 빗물 때문에 미끄러워진 바닥에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기도 하였고, 산 속에서 뱀을 보고 놀라기도 하였고, 스무 마리 정도 되는 벌에 둘러쌓여 꽤 긴 시간 동안 긴장된 상태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로 버티기도 하는 등 여러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다. 그래도 큰 사고 없이 조사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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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인해 지반으로 침투되는 물의 양이 증가할수록 간극수압 증가, 유효응력 및 전단강도 감소가 발생하게 되며, 주로 산사태 발생원은 사면의 경사가 급한 편이다. 사면을 따라 흘러내린 물이 계곡부로 집중되면서, 특정 구간에서 침식과 붕괴가 가속화될 경우에도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1013일에 조사한 산사태 발생원 중 한 곳은 경사가 급하지도 않고, 유수가 흙의 침식을 유발할만한 계곡부가 형성되지 않은 지형 상태이고, 발생원의 깊이와 폭도 굉장히 짧았음에도 퇴적부에서는 많은 토사가 유실되어 흘러 내려왔다.

 

이 현장을 보고나서 산사태 발생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사례에 대한 관찰 및 조사, 해석 등의 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이번 산사태 발생지 현장 조사를 통해 사면 붕괴의 실제 양상과 붕괴 발생 원인, 피해 규모 및 현황, 피해 방지 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조사를 수행하며 그동안 공부해왔던 이론적 지식과 실제 자연 현상의 유사한 점과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우리나라의 급변하는 기후 상황을 반영하여 향후 산사태 예방 및 관리 대책을 적절하게 수립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ISSMGE 아시안 평생공로상 수상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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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은 철

한국지반공학회 고문 

인천대학교 명예교수

(ecshin@inu.ac.kr)



인천 송도신도시 공원의 나무들이 가을이 깊어가면서 초록색 잎을 버리고 노랗고 빨간 단풍으로 갈아입어, 가을 풍경은 우리의 마음을 여유있고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1936년 제 1ICSMGE가 미국 보스톤에 위치한 하버드대학교서 개최된 이래, 1960년 인도 뉴델리에서 제 1회 아시아지역 지반공학회 (ARC)가 개최되었다. 그로부터 65년후인 2025년에 Geotech Asia라는 명명하에 ARC와 동급의 아시아지역 지반공학회가 인도 고아에서 107-10일까지 개최되었다. 108일 오후에는 제1회 세계지반공학회 아시안 평생공로상 (ISSMGE Asian Life Time Service Award) 수상식이 거행되었다. 수상자는 4명으로, 한국의 필자 (신은철, 인천대학교 명예교수), 일본동경대학의 Kenji Ishihara교수, 인도공과대학(IIT, Kanpur), 카자흐스탄 유라시안대학교의 Askar Zhussupbekov 교수이다. 필자가 아시아지역의 원로교수들과 공로상을 함께 수상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우리학회의 직전 회장인 김영욱 교수, 이종섭 부회장, 정종원 국제담당 이사들이 적극적인 성원과 지지활동을 하여 주심에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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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상은 필자의 ISSMGE 아시아지역 부회장 (2017-2022)의 활동 업적 (52회 국제 학술행사 참석)과 우리학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주관한 제19ICSMGE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영향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

 

지난 40여년 동안 (1985-2025), 필자는 지반공학분야의 연구와 교육분야에서, 특히 인천이 해안지역에 위치하므로, 연약지반개량, 해안매립, 토목섬유를 활용한 지반보강 및 지오튜브 활용, 폐기물 매립장 안정성 및 차수재 개발, 지반동결공법 등의 분야에서 국내외 논문 150, 학술발표회에서 20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인천대학교에 재직중 필자의 지도하에 공학박사 52, 카자흐스탄 박사과정 7, 그리고 공학석사를 156명 배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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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 활동으로 ISSMGETouring Lecture 프로그램에 따라 베트남, 페루, 싱가폴, 네팔,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타일랜드, 필리핀 등지에서 강연을 수행하였다. 봉사활동으로 몽골에 사막화 방지 나무심기, 네팔 지진피해 복구사업, 캄보디아 환경정비사업에 자원봉사 단장으로 인천대 학생들과 함께 참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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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대회는 2006년 5월에 Sustainable Development (지반공학), 2013년 5월에 Disaster Prevention and Reduction, 그리고 2016년 5월에 ISCORD 2016 (동토지역개발학회)를 인천에서 유치하여 학술대회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였다. 2004년 이래 2025년 현재까지 중앙아시아, 러시아,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계속적인 학술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한바 있다. 카자흐스탄지반공학회, 교육부, 건설교통부에서 토목기술의 교육 및 건설기술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각각의 공로메달을 수여 받았다. 2021년 10월 말에는 러시아 지반공학회에서 Gersevanov 메달을 수여 받았으며, 동년 11월 초에는 러시아 국립 St. Petersburg 건축토목대학에서 “Theory and Practice of Geosynthetics and Geotechnical Engineering” 책을 발간하면서 명예박사학위를 수여 받았다.


마지막으로, 한국지반공학회 회원들, ISSMGE, 우리 가족, 그리고 인천대학교 지반공학연구실의 졸업생들과 제1회 세계지반공학회 아시안 평생공로상 수상의 기쁨을 함께 하고자합니다. 향후 많은 우리학회 후학들이 지반공학회 국제 활동을 열심히 전개하여, 훌륭한 많은 업적을 배가 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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