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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을 처음 방문한 것은 2016년이었다. 극한강우 산사태 방재 연구단에서 연구진들과 함께 EGU(European Geosciences Union) 학술회의(General Assembly)에 참여하기 위해서이다. 이 학술회의는 빈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며, 2만명 이상 참여한다. 우리는 수문 및 자연재해 분과에 관련이 있다.2016년에는 영남대학교 기획처에서 부처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교육부 프라임 사업에 참여하기 위하여 준비하느라 무척 힘들었던 기간이다. 마침 사업 면접평가 기간이어서 여정을 변경하며 어렵게 빈에 갈 수 있었다.


#볼거리

우리 세대에서는 오스트리아 빈이라고 하면 동유럽의 중심, 음악책의 모짜르트가 떠오른다. 예전에는 가기 어려운 나라였다. 그런 곳을 방문하니 꿈만 같았다. 성 슈테판성당. 빈의 중심. 하루에 한번은 슈테판플라츠와 주변 카페를 지나게 된다. STOP WAR, 2022년에 우크라이나 편에서 전쟁을 반대하였다. 올해는 문화재들이 하얘졌다. 수년간 갈고 닦은 보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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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박물관. 빈에는 미술관이 매우 많지만 이곳이 으뜸일 것이다. 입구 계단과 카페가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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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티나미술관에서 건너편 오페라극장이 보인다. 사진이 잘나온다. 영화에 나오는 곳들이다 (벨베데레 미술관과 쇤브론 궁전은 생략). Kettenbruckengasse flea market. 토요일 오전에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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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온갖 먹거리는 천지에 널려있는 카페에서 찾는다. 오스트리아의 음식은 독일이나 동유럽 음식이 주를 이루고 슈니첼이나 굴러쉬가 대표적이다. 개인적으로 카페 중에서 Landtmann을 선호한다. Central, Demel, 디그라스 등 유명한 카페들은 대부분 줄을 선다. 웬만한 음식과 술도 있다. 동반 여성들은 화려한 빈 카페를 반드시 사랑할 것이다. 남자들은 옆에서 커피나 맥주를 마시면 점수를 획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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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카페에서는 낮부터 맥주를 마시는 즐거움이 있다. 물가는 서울보다 좀 비싸며 바가지는 없다. 팁은 10% 내면 양반 대접을 받는다. 어디나 담배 냄새는 지독하다. 가본 곳 중에서 경관이 멋진 Steffl 백화점 루프탑 sky bar가 특이하다. 메뉴가 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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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은 골목마다 쇼핑할만한 가게도 많고 먹고 쉬어갈 곳도 다양하다. 어디든지 두려워 말고 문을 열면 강직한 오스트리아인들을 만날 것이다. 


#항공

의외로 항공권이 싸다. 한 서너달 전에 예약하면 경유시 100만원 미만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요새는 좀 다르지만. 2016년 이스탄불 경유 터키항공 / 700유로2017년 헬싱키 경유 핀에어 / 76만원2018년 바르샤바 경유 LOT / 94만원2019년 서울-뮌헨(뮌헨-비엔나 별도), 비엔나-베이징-서울 루프트한자 등 / 91.5만원2022년 바르샤바 경유 LOT / 74만원2023년 대한항공 직항 / 130만원경유시 옆 사진에서 보이는 헬싱키, 바르샤바, 뮌헨에서 하루 이틀쯤 스톱오버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스카이스캐너로 찾고 항공사 홈페이지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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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빈 교통은 철도와 트램을 주로 이용하게 된다. 유심을 미리 구입하고 구글맵으로 경로를 찾으면 된다. 철도는 oebb 앱으로 예매하면 편리하다. 공항에서부터 사용하기를 권한다. 발매기에서 구하려면 줄을 선다.  빈은 동유럽 교통의 요충지. 잘츠부르크, 인스부르크, 프라하, 브라티슬라바, 부다페스트, 뮌헨 등을 기차로 편안하게 갈 수 있다. oebb에서 몇 주전 예매하면 정가의 1/3이 안되는 sparschiene ticket을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빈에서 그라츠 기차를 10유로. 빈-프라하 15유로. 만석이 예상되는 경로는 좌석을 미리 예약하는 편이 좋다(옆 사진은 빈중앙역-공항, 빈중앙역-그라츠, 빈중앙역-프라하 구간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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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의 트램은 링으로 불리는 원형 노선을 중심으로 방사상으로 놓여있다. 그리고 링을 따라서 온갖 볼거리가 있어서 100번은 돌아야 한다. 교통권을 일정에 맞추어서 1~3일권 등을 구하면 편리하다. 육중한 트램은 전기차라서 소음 적고 힘이 세다. 트램을 탈적마다 승차감이 쾌적하여 우리나라에도 꼭 들여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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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숙소는 호텔스닷컴이나 에어비엔비로 예약하였는데 링 내의 시내에 잡으려면 가격이 비싸진다. 200유로 수준. 지하철이나 트램을 타고 쇼텐터(Schttentor)까지 가서 43/44번 트램으로 갈아타면 쉽게 요제프슈타트(Josefstadt) 지구로 향하는데 그 부근이 100유로 수준에 괜찮은 숙소를 얻을 수 있다. 두세달 전 쯤에 예약하면 싸다. 다만 입출국 이동시에 짐이 많으면 역에서 공유택시 Bolt를 이용한다.


#여행의 기록

예전에 ‘볼로‘라는 여행기 앱을 사용하였다. 불행히도 앱이 문을 닫아서 많은 기록이 사라졌다. 사라진 기록은 복원이 불가능하다. 요새는 네이버 블로그를 쓴다. 사전 준비하는 중에 자료를 온라인으로 모으고 여행과정에서 사진을 설명하면 여행 후에 멋진 기록이 남는다. 빈에 대한 기록이 부족하여 이 글을 쓰는 게 어려웠다.


#인생은 나그네길

마흔아홉수를 세게 겪었다. 2014년 12월에 절친했던 동료가 연구년 중에 미국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때 학과장이었고 12월말까지 2주간 장례를 치루었다. 그 후로 6개월간 마음앓이를 하였는데, 병도 앓아서 수술하고 담배도 끊었다. 그 시기 몇 년간 직장에서 힘든 일이 있었다. 부모님은 편찮으셨고 처도 아팠다. 안 좋은 일은 겹친다.

‘오십이면 지천명(知天命)’이라는 데 부지천명(不知天命)으로 50대를 보낸 것 같다. 믿었던 동료들을 잃고 인생의 길도 잃었다. 길을 찾아 떠난 여행, 하지만 돌아서면 다시 제자리. 여행이 인생의 길을 찾아주지는 않았다.


‘What do you want a meaning for? Life is a desire, not a meaning.’


여행을 하면 먼 나라의 자연과 문명이 감명을 준다. 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주고 추억을 남긴다. 덕분에 50대에 바라던 곳을 쫓아다니고 즐거운 기억을 남길 수 있었다. 빈에서 시작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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