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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완 제 
단국대학교
교수
(jei0421@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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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구 승
(주)다산이엔지
전무
(yanggs_99@hanmail.net)


일본 지반공학회(Japanese Goetechnical Society)를 다녀와서

        

올해 4월 23일 일본 지반공학회(Japanese Goetechnical Society, JGS)를 방문하였다. 이 번 방문은 현 우리학회 양구승 부회장님과 같이 다른 일로 일본에 방문을 계획하던 중, 정충기 회장님께서 18대 이사회가 새로 시작하는 상황에서 일본 지반공학회에 방문해서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 문의하고 배울 점이 있을지 확인을 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신 것이 계기가 되어 방문을 계획하는 계기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학회 홍보전담이사를 맡아 우리학회를 알리기 위한 홍보 전략 및 주기적 보도자료 작성을 기획하고 있던 상황이라 흥미로운 방문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일본 지반공학회 방문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학회 홈페이지를 찾아 이메일 주소를 확인하고 방문의사를 밝혔다. 첫 메일을 보낸지 2주가 지나도 회신이 오지 않았다. 정해진 출장일은 다가오고 있어 마음이 급해졌다. 아마 영어로 써서 보낸 메일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은 것으로 파악해, 일본어에 능통한 양구승 부회장님께 따로 연락을 부탁드렸다. 영어로 쓰여진 방문의사를 밝힌 나의 이메일은 확인을 하지 않은 상황이었고, 양 부회장님께서 전화를 하셔서 다시 그 메일을 환기시켜 그 이후 방문 일정이 확정되었다.


방문은 4월 23일 화요일 오전 10시로 확정되었고, 정충기 회장님과 상의하여 나름의 질문 목록을 만들었다. 학회 운영 전반에 관한 질문으로 일본지반공학회와 토목학회 그리고 토목관련 관·산·학계와의 협력체계, 사회적 이슈 대응방안 및 홍보 방안, 재정구성, 회원 관리, 지역 지부와의 행정체계 및 지원·연계대책, 학술대회 운영 및 유인방안, 기술위원회 구성 및 활동사항, ICSMGE 등과의 국제 협력 관계, 학회지 및 논문집 구성, 기술교육, 여성회원 및 외국인 회원들에 대한 혜택 등의 질문을 만들었다. 나중에 일본에서 유학도 하시고, 일도 하셨던 양 부회장님께서 말씀하시기로는 이렇게 질문이 많으면 미리 질문 항목들을 일본측에 전달을 하는 것이 일본 문화에는 더 맞는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


우리가 묵었던 긴자 부근 호텔에서 지하철을 타고 30분 정도 이동해서 지도앱을 따라 가정집 골목으로 들어섰다. 화려하지 않은 3층 건물이 일본 지반공학회가 쓰고 있는 건물이며, 지하 1층 지상 3층 정도 되는 것으로 보였다. 건물전체를 학회가 쓰고 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전반적인 분위기는 우리학회보다는 대한토목학회 느낌이 강했다. 리셉션에서 우리를 3층 부회장실로 안내하였다. 부회장실은 작지 않았으며, 개인책상과 회의용 탁자 그리고 해외에서 받은 선물들이 보관되어 있는 진열장이 있었다. 선물들 중에는 우리나라에서 받은 것으로 보이는 하회탈도 보였다. 현재 부회장을 하고 계시는 Yoshiaki Kikuchi 교수가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간략히 우리를 소개하고 시간을 많이 뺏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본격적으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질문은 일본토목학회와의 관계 및 정부 및 국립연구소, 산업계 그리고 각 대학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었다. Kikuchi 부회장님은 대학 및 연구소와의 관계는 우리학회와 유사하게 학회의 구성원이 대학 및 연구소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정부의 경우 지진이나 산사태 등의 국가적 재해가 발생할 경우 학회에 자문이나 조사를 요청한다고 하셨다. 토목학회와의 관계는 대학, 연구소와 JGS관계와 마찬가지로 회원들을 공유하는 형태로 협력관계가 유지되고 있으며, 지반관련 문제는 JGS로 일임하는 형태로 진행된다고 하셨다. 학회로 들어오는 각종 연구과제나 용역의 경우에도 지반관련 문제는 JGS에서 담당하며, 구조나 수리 등 타 분야와의 연계가 필요한 경우에만 일본 토목학회에서 담당하게 된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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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 대응 방안 및 대외협력 및 홍보 방안과 관련해서 JGS에서는 우리학회에서 기획 중인 미디어 대응팀과 같은 형태는 존재하지 않으며, 1년에 2회 정도 미디어와의 간담회를 통하여 지진이나 산사태 등 지반공학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고 하셨다. 기본적으로 학회차원에서 먼저 미디어에 연락하는 경우는 흔치 않고, 간간히 미디어와 접촉하여 개인적인 의견을 내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 이외에는, 주로 정부를 통하여 요구된 문의사항에 대한 답변을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씀하셨다.


JGS의 회원 수는 현재 8,000여명이고 예전에는 14,000명의 회원이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회원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약간 씁쓸한 표정을 지으셨다. 이러한 원인으로는 대부분의 JGS 회원 가입은 대학생들이 지반관련 대학원 진학과 더불어 학회 참석이나 논문 투고 등을 이유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정작 졸업한 이후에는 학회회원을 유지할 특별한 이유가 없어져서 많은 회원들이 탈퇴하고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 학회의 종신회원 제도를 설명 드렸더니, 일본에도 종신회원제도는 있으나 이는 1년에 연회비가 10만원 정도인 JGS에서 각기 회사나 학교에서 정년퇴임을 하신 분들이 퇴임하신 이후에 일시불로 지불하여 연회비 지급없이 회원 자격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되며, 우리학회처럼 일반회원들이 종신회원이 될 수 있지는 않다고 하셨다. 우리학회의 종신회원 제도를 설명해 드렸더니 회원 유지를 위해 JGS에서도 종신회원 제도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최근 들어 우리 학회에서 보이는 현상인 여성회원 및 외국인 회원 증가에 대한 JGS의 대응에 관해 여쭤봤더니, JGS도 그러한 현상이 보이기는 하나 특별한 혜택이나 배려는 고려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고, 여성회원의 경우 임신할 경우 연회비를 면제해 주는 정도의 제도만 존재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특히 외국인 회원에 대해서는 늘고 있는 상황은 인지하고 있으나, 특별한 배려는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시면서, 논문집이나 학술대회는 모두 일본어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이셨다.


JGS는 도쿄에 본회(Head Office)가 있고, 홋카이도, 도호쿠, 큐슈 등 9개의 지부(Branch Office)가 존재한다. 우리학회의 경우 동남권 지부가 최근 발족되어 본회와 지부와의 관계를 여쭤보았다. Kikuchi 부회장님은 지부의 운영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인력과 지원금액을 결정하고, 지부로 요청된 프로젝트의 경우, 본회에서 이 프로젝트가 지부에서 수행이 가능한지에 대한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일정금액 이상의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간접비는 본회로 귀속되며, 일정금액 이하의 프로젝트의 경우 간접비 전부가 지부로 귀속된다고 하시면서, 지부에서 수행된 프로젝트의 경우 보고서도 지부이름으로 발간된다고 하셨다.


프로젝트 이외 지부개최 행사에 대한 수입이 발생할 경우, 그 중 절반은 본회로 귀속된다고 덧붙이셨다. 이러한 행사 중 기술교육은 정례화된 형태로 진행되며, 매년 15~20회 정도 열리며, 교육 내용에 따라 50명에서 100명 정도가 참석한다고 한다. 이러한 기술교육은 각 분야별 수준에 따라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누어 재직자들의 재교육 형태로 진행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지부가 많은 JGS의 경우, 기술위원회(Technical Committee)도 지부별로 존재하며 모임의 장소(JGS내 세미나실)를 제공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지원은 없다고 하셨다. 기술위원회의 국제화 관련해서는 ICSMGE TC의 위원장이 자국인일 경우 지원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정기적인 지원은 없다고 하셨다. 


JGS의 가장 큰 행사는 1년에 한 번 8월에 개최되는 학술대회이고 학회 등록회원의 1/4정도인 2,000명 정도 참여한다고 하셨다. 학술대회의 재원은 등록비와, 기업의 홍보 부스 비용 그리고 개최되는 지역의 지자체 보조금으로 마련이 되며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지역적 특색이 고려된 주제로 비전공자인 일반 시민들도 이해할 수 있는 세션 한 두 개씩 구성한다고 하셨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학회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일 것으로 생각하였다. 학회지의 경우, 현재까지는 제본된 형태 하드카피를 우편물로 회원들에게 배포되고 있으나 비용절감 차원에서 온라인으로의 전환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셨으며, 일부 온라인이 익숙하지 않은 원로회원분들에게는 하드카피로 배포해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하셨는데, 하드카피로 배포되는 경우의 제본의 질은 그렇게 좋지는 않을 것 같다고도 하셨다. 참고로 주신 2019년 4월 JGS 학회지를 살펴보니, 표지 및 제일 마지막 장만 컬러로 되어 있으며 안의 내용은 흑백으로 인쇄되어 있으며, 내용이 60페이지, 본회 및 지부의 행사안내가 10페이지 정도 나머지는 광고로 80페이지 정도로 구성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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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JGS에서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SNS가 존재하는지의 여부를 여쭤봤더니, 공식적인 SNS는 존재하지 않으며, 일부 회원이 Facebook을 운영하다가 지금은 닫은 것으로 아신다고 하시면서, 크게 신경 쓰시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12시가 다 되어 자리를 마무리하려고 하는 우리에게 부회장님께서 당부하신 것은 일본 지반공학회의 경우, 십여 년 전까지는 회원 수나 재정적으로 학회운영이 활발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때 미래에 대한 대비를 잘 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씀하시면서, 한국지반공학회는 미래를 위한 여러 가지 대비를 잘 하시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약간은 자조섞인 당부를 들으니 과연 우리는 미래에 대한 준비를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고, 더 잘 해야된다라는 생각,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등 생각들이 많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방문에서 아쉬운 것은 처음 방문할 때부터 학회지 기고를 생각했었으면 Kikuchi 부회장님, 양구승 부회장님과 같이 기념사진도 찍고 했을텐데, 점심식사 시간 전에 질문을 다 해야된다는 생각에 급하게 진행하는 바람에 같이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나중에 국제 학회에서 Kikuchi 부회장님을 다시 뵙게 되어 사진도 찍고 더 많은 이야기를 여유 있게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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