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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승 빈

서울시립대학교 토목공학과
(roqhrclkin@naver.com)


2학년까지의 대학생활을 하며 공모전 경험이 한 번도 없었던 나를 포함한 동기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에서 주최하는 제8회 국토개발기술대전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교내에서 주최하는 창의공학설계경진대회를 참가할 목적으로 시작하였으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도중 LH 국토개발기술대전 포스터 홍보자료를 접하고 두 공모전을 모두 준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회가 매년 7월 즈음에 개최되는 것을 고려하여 2016년 11월 초 우리 팀은 대상을 목표로 첫 회의를 시작하였다.


프로젝트 주제 선정은 매우 힘든 과정이었다. 회의 과정 초반 나름 우리가 참신하게 생각한 아이디어는 이미 특허 출원이 되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우리가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상품화하였을 때 생산 비용이 과도하지 않은지,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은 무엇인지, 제품의 기술 구현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 고려할 사항이 매우 많았다. 매주 회의를 진행하면서 팀원들 간의 생각을 교류하고 토의하며 주제를 구체화시켜 나갔다(그림 1). 회의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혼자서는 생각해낼 수 없었던 아이디어가 여러 사람의 관점을 거치면서 발전해 나간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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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되는 회의를 통해 우리는 “무선 네트워크 센서를 활용한 가시설물 붕괴 경보시스템 개발”이라는 주제를 선정하였다. 최근의 4차 산업혁명에 맞물려 각광을 받고 있는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시기적절하다고 생각되었으며,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줄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하였다. 다양한 가시설물 중 비계(고소에 임의로 설치된 작업 상면 및 그것을 지지하는 구조물) 시설물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고 추후 흙막이 시설물로 그 연구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우선 비계에 관한 공학적 정보를 종합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였고 이를 위해 건설 현장에도 방문하였다.(그림 2). 또한, 문헌조사를 통해 비계의 종류와 특징, 제원 등을 조사함은 물론 국내 비계관련 사고사례 및 그에 대한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였다. 그 결과 비계 설치 기준과 지침을 제대로 준수하여 작업하면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낮으나, 중소 건설현장에서는 공사기간을 줄이고자 서둘러 작업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여러 규정들이 지켜지지 않아 사고 발생률이 높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비계 사고의 주원인은 비계와 건물외벽 사이의 이음부(이를 벽이음이라 지칭함)가 올바르게 고정되지 않아 비계가 구조적으로 안정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에 착안하여 우리는 비계의 변위를 실시간으로 계측하고 그 측정값이 설정해 놓은 변위 허용 값보다 크게 발생할 경우 안전의 위험을 알리는 붕괴 경보시스템을 제작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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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제품 제작에 착수하며 우선적으로 큰 틀에서 경보시스템을 감지시스템, 위험알림시스템으로 구성하기로 하였다. 전자는 측정된 변위를 사물인터넷을 이용하여 데이터를 전송하는 시스템이고, 후자는 현장에서 보내 온 데이터를 수신하여 위험을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위험알림시스템은 비계 인근에서 공사작업을 수행하는 작업자가 직접 착용하여 위험시 이를 알려주는 휴대용 장치와 현장 주변 보행자 및 건설현장 전체 작업자에게 위험사실을 알리는 확성장치로 구성하였다. 전체 시스템은 변위 감지를 5초를 주기로 측정하고 작성된 알고리즘에 따라 측정값이 일정 값을 초과하면 알림시스템으로 데이터가 전송되어 위험을 알리는 원리이다.


비계 붕괴 경보시스템의 개발 과정을 겪으며 참신한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공학적 이론을 적용하여 실제 제품을 완성하기까지가 얼마나 어려운 과정인지를 체험하였다. 변위를 감지하는 센서와 경보 센서의 통신 과정에서 많은 오류가 발생하여 이를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고 수신된 데이터를 통해 경보 장치의 원활한 작동이 가능하도록 통제하는 작업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또한 센서의 가동범위를 결정하고자 범용구조해석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는데 학부생으로 비계 시스템을 정확히 모델링하고 그 결과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극복하고 그림 3과 같은 가시설물 붕괴 경보시스템의 시제품을 완성하였으며, 마지막으로 제작된 시제품을 실제 비계구조물에 설치하여 그 작동여부 및 정확성을 평가하였다(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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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2일 최종 발표를 위해 우리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LH 경기지역본부로 향했다. 외부 전문가와 내부 위원으로 이루어진 심사위원 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긴장된 발걸음으로 발표 장소에 들어섰다. 시제품에서 중점을 두었던 점은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점과 여러 가시설물에 사용할 수 있는 유연함이었으므로 이를 장점으로 내세워 10분 간 발표하였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우리가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변위기준 설정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었지만 학부수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점과 변위기준 설정의 유연함을 침착하게 설명하였고 발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결과는 가늠할 수 없었지만 프로젝트를 끝마친 홀가분함과 그간의 과정들을 되돌아보며 발걸음을 뒤로했다.


비계 붕괴 경보시스템의 개발로 우리는 LH공사 주최 국토개발기술대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그림 5).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LH 경기지역본부에서 진행된 시상식에 우리 팀은 모두 참석하여 그 기쁨을 나누었다. 10개월 동안의 모든 준비기간에 있었던 일들이 주마간산처럼 지나갔으며 우리의 노력을 인정받는 것 같아 매우 기뻤다. 국토개발기술대전의 참가는 팀원들 간의 의사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능력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자칫 무미건조한 학교생활이 될 수 있는 학부과정 중 이러한 공모전 참가는 활력이 될 수 있다 생각되며 학부생들에게 국토개발기술대전과 같은 공모전에 적극 참여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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