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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 환 

한국지반공학회 참여회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seunghwanlee@kict.re.kr)



1. 국가건설기준 코드 체계


건설기준은 우리나라 건설기술 발전과 함께 꾸준히 변화해 왔다. 1962년 「콘크리트 표준시방서」가 최초 제정된 이후, 사회적 안전 요구와 기술 발전을 반영하여 도로, 철도 등 시설물별로 41종의 설계기준과 표준시방서가 추가 제정되었다. 이러한 단행본 중심의 체계는 2016년 대대적으로 개편되면서 코드화된 건설기준 체계로 전환되었다. 현재는 21개 분야의 설계기준(KDS: Korean Design Standard)과 17개 분야의 표준시방서(KCS: Korean Construction Specification)가 제정되어 운영되고 있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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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준 코드체계는 설계기준과 표준시방서의 내용을 일정한 원칙에 따라 분류한 것으로, 코드번호와 기준명을 통해 식별된다. 번호 체계는 공통 편과 시설물 편을 구분하는 대분류 2자리, 전문 분야의 특성을 반영한 중분류 2자리, 세부 항목을 나타내는 소분류 2자리 등 총 6자리로 구성된다. 공통기준은 지반, 구조, 내진 등 설계·시공 과정에서 전 분야에 공통 적용되는 사항을 규정하고, 시설기준은 공통기준을 인용한 뒤 각 시설물별로 필요한 내용을 보완한다.「KDS 11 00 00(지반 설계기준)」과KCS 11 00 00(지반공사 표준시방서)」는  구조물기초 설계기준」,「건설공사 비탈면 설계기준」,「토목공사 표준일반시방서」등을 통합하여 2016년 코드체계 전환 시 제정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2. 건설기준 제·개정 절차


건설기준의 제정과 개정은「건설기술 진흥법」제44조와 동법 시행령 제65조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 구체적으로는 중앙건설기술 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은 후 최종 고시된다. 절차를 살펴보면, 먼저 제·개정(안)을 작성한 기관은 관련단체의 검토를 거쳐 해당 기준의 소관부서로 제·개정(안)을 제출한다. 소관부서는 필요성을 검토한 후 중앙건설기술심의회 기준분과위원장에게 심의를 요청하고, 분과위원장은 국가건설기준센터에 검토를 요청한다. 국가건설기준센터는 전문위원회와 기준위원회의 자문검토, 관련단체 및 관계기관 의견 의견을 종합한 뒤 그 결과를 다시 분과위원장에게 제출한다. 이후 소관부서는 검토 결과를 작성기관에 통보하고, 작성기관은 이를 반영하여 최종 심의(안)을 마련한다. 완성된 심의(안)은 다시 분과위원회를 통해 중앙건설기술심의회로 상정되고, 심의 결과에 따른 조치를 거쳐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최종적으로 고시된다. 이처럼 제·개정 절차는 단계별 검토와 심의를 통해 기준의 합리성과 실효성을 담보하고 있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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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반 건설기준 개정 현황


지반 건설기준은 2019년 정비연구 이후 5년이 경과함에 따라 2024년에 다시 정비연구가 수행되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최신 법령과 KS 표준의 개정을 반영하고, 건설기준 관련 민원 사례 분석과 실무 전문가의 의견 수렴을 통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도출하였다. 대표적으로 사다리꼴 형태의 보강토옹벽, 양단(Back-to-Back) 보강토옹벽, 다단식 보강토옹벽, 안정화된 지반(또는 구조물) 전면에 설치되는 보강토옹벽의 설계 시 필요한 사항을 반영하였다. 또한 시추조사의 수량과 심도와 같이 기존에 모호하게 규정되어 반복적으로 민원이 발생하던 항목들도 정비되어, 현장 적용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논란을 줄일 수 있도록 개정(안)이 마련되었다. 현재 이 개정(안)은 개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에 있으며, 연내 개정 고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4. 마무리


모든 인프라 시설과 구조물은 지반 위에 건설되며, 지반공학은 시설물의 계획, 설계, 시공, 유지관리의 전 과정과 직결된다. 건설기준은 이러한 지반공학의 성과를 제도화한 규범으로서 건설산업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지반 건설기준을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는 일은 학문적 의미뿐 아니라 실질적인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앞으로 학회가 이 과정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지반 건설기준은 현장과 학문을 아우르는 신뢰성 있는 기준으로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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