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t

김 병 민
UNIST 
도시환경공학과 
조교수

alt

박 두 희
한양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1. 서 론


암반을 통해 전파된 지진파는 상부의 지반특성에 따라 진폭과 주파수 특성이 변한다. 특히 깊고 연약한 지반에서는 지진파가 중, 장주기 부분에서 증폭하여 고유주기가 긴 구조물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러한 부지효과에 의한 지진파 증폭현상을 예측하고자 하는 노력을 해 왔다. 암반과 토사 조건의 지반에서 계측된 지진파를 활용하여 지진파 증폭계수 모델들이 개발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실험적 모델들은 많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주요 구조물들의 내진설계 시에는 그 현장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지반응답해석을 실시 하여 지표면에서의 지진파를 산정한다. 오랫동안 등가선형 지반응답해석을 수행해 왔는데, 최근에는 비선형 해석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등가선형과 비선형 해석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또한, 비선형 지반응답해석 시 고려해야 할 사항(댐핑과 전단강도)에 대해서 소개하고, 입력지진파와 전단파속도의 변동성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2. 등가선형 vs. 비선형 해석


흙은 일정 수준 이상의 반복하중을 받았을 때 전단응력-전단변형률 곡선이 비선형으로 변하는 거동을 한다. 이를 흙의 비선형성이라고 하다. 응력-변형률 곡선이 비선형성을 나타내면서 전단강성은 감소를 하고, 댐핑은 증가를 한다. 따라서, 흙의 비선형성을 전단강성 감쇠 및 댐핑 곡선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Darendeli (2002) 등 많은 학자가 실험을 통해 다양한 흙의 비선형성을 연구하여왔다. 


지반응답해석에서도 흙의 비선형 거동을 모사할 수 있다. 등가선형 해석은 주파수영역에서 입력지진파의 푸리에스펙트럼과 특정 흙 층에서의 이론적인 전달함수를 곱함으로써 그 층을 통과한 후에서의 지진파 푸리에스펙트럼을 계산하고, 이 푸리에스펙트럼을 역변환 하여 지진파 시간이력을 산정한다. 이때, 전달함수를 구하기 위하여 하나의 전단강성과 댐핑 값이 필요하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흙의 비선형 거동 때문에 전단변형률에 따라서 전단강성과 댐핑은 변한다. 등가선형 해석은 예상되는 전단변형률에 해당하는 전단강성과 댐핑 값들을 반복을 통해 찾아낸다. 처음 전단강성과 댐핑 값을 설정한 후 전달함수를 계산하고, 이 전달함수를 통해 흙 층 상단부에서의 가속도 시간이력을 산정한다. 이 가속도 시간이력을 전단변형률 시간이력으로 변환한 후, 최대전단변형률에 0.65를 곱한 유효전단변형률을 계산하고, 이 유효전단변형률에 해당하는 전단강성과 댐핑 값을 처음 가정한 값들과 비교한다. 특정 오차범위 내에 들지 않을 경우, 이 유효전단변형률에 해당하는 전단강성과 댐핑 값을 활용하여 다시 주파수영역 해석을 수행한 후, 새로운 유효전단변형률과 그에 해당하는 전단강성과 댐핑 값을 산정한 후 다시 한번 비교를 한다. 이러한 반복과정을 거쳐 가정한 유효전단변형률과 댐핑 값이 산정한 값들과 특정 오차 이내로 좁혀지면 이때의 가속도 시간이력을 최종으로 결정한다. 이러한 등가선형 해석 방법을 통해서 토사지반 지표면에서의 지진파를 잘 예측할 수 있다는 검증이 많이 되어 있다. 해석시간이 짧은 장점도 있어, 하계와 내진설계 실무에서 많이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전단변형률이 클 때(즉, 연약한 지반에 큰 지진하중이 적용될 때)에는 흙의 비선형성 모사에 어느 정도 오차가 있으며, 따라서 지표면에서의 지진파 예측에 한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비선형 해석은 전단변형률에 따라 변화하는 전단강성과 댐핑을 그대로 모사할 수 있다. 흙의 비선형 전단응력-전단변형률 곡선 모델을 활용하여 가속도 시간이력의 매시간별 전단변형률에 따라 전단강성과 댐핑을 찾고, 이를 활용해 운동방정식을 풀어서 지표에서의 가속도 시간이력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비선형해석을 통해서 흙의 비선형성을 보다 정확하게 모사할 수 있으며, 간극수압이 생성되고 소산되는 과정도 모사할 수 있다. 비선형 해석은 등가선형 해석보다 조금 더 많은 입력변수들이 필요하고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많아, 더 많은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또한, 등가선형 해석보다 더 많은 계산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컴퓨터의 성능이 좋아져서 해석시간이 많이 짧아졌기 때문에 이는 그렇게 큰 단점이 되지는 않는다.


비선형 해석이 등가선형 해석보다 예측 정확도는 높으나, 위에서 언급한 두 해석의 장단점 때문에 언제 어떤 해석을 쓰는 것이 좋은 것인지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Kaklamanos et al. (2013)은 100개의 일본 KiK-net 관측소에 대하여 3720개의 지진파를 활용하여 지반응답해석을 수행한 후 비선형 과 등가선형 해석의 결과가 달라지는 조건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두 해석 결과 차이는 주로  0.3초 주기 이하에서 발생하며, 최대전단변형률이 0.1% 이하일 때는 등가선형 해석이 충분하고, 0.4% 이상일 때는 비선형 해석을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연구는 비선형과 등가선형 해석 결과의 차이가 발생하는 조건을 정의한 것에 의미가 있다. 하지만, 최대전단변형률은 지반응답해석을 수행한 후 알 수 있는 것이므로, 지반응답해석을 수행하기 전에 어느 해석을 수행하여야 할 것인지 판단하는데에 활용할 수는 없다.


 비선형과 등가선형 해석 여부를 선제적으로 판단하기 위하여 Kim et al. (2016)은 미국의 지반조건과 지진파를 활용하여 13,000여 개의 지반응답해석을 수행하였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주기별로 비선형과 등가선형 해석 결과의 차이가 변형률지수(strain index)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았다. 이때, 변형률지수는 입력지진파의 최대속도(PGVin)와 지반의 30m 평균 전단파속도(VS30)의 비로서(즉, PGVin/VS30), 지반응답해석 수행 전에 미리 알 수 있다. Kim et al. (2016)은 지반응답해석 수행 결과를 바탕으로 비선형 해석과 등가선형 해석으로 계산된 주기별 응답가속도의 차이가 20% 이상 발생했을 때의 변형률지수를 제안하였다. 예를 들어,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주파수 0.4Hz(주기 2.5초)일 때에는 변형률지수가 0.2% 이상이면 비선형 해석이 필요하며, 주파수 1Hz(주기 1초)일 때는 변형률 지수가 0.1% 이상일 때 비선형 해석이 필요하다. 내진설계 실무에서는 해당 구조물의 고유주기를 파악하고, 이 주기에 해당하는 변형률지수 기준을 확인하여 비선형과 등가선형 지반응답해석 방법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3. 비선형 지반응답해석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비선형 지반응답해석은 더 많은 입력변수를 필요로 한다. 그 중 하나가 댐핑이다. 댐핑은 반복하중 이력에 의해 발생하는 댐핑(hysteretic damping)과 흙의 점착성에 의해 발생하는 댐핑(viscous damping)으로 나눌 수 있다. 이력 댐핑은 Masing Rule을 활용하여 전단응력-전단변형률 초기재하(initial loading) 곡선을 unloading, reloading 곡선으로 변형하고, 그에 따라 생성되는 이력 루프의 면적을 바탕으로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력 루프가 실험을 통해 계측된 강성감쇠곡선과는 잘 맞게 모사할 수 있지만, 실험으로 계측된 댐핑곡선을 훨씬 상회하는 댐핑곡선을 모사하게 된다. 따라서, Phillips and Hashash (2009)는 Masing Rule에 의해서 생성되는 unloading, reloading 루프를 감소시켜 실험으로 계측된 댐핑곡선을 정확하게 모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 바 있고, 이러한 방법을 non-Masing Rule이라 명명하였다.



alt


점성댐핑을 모사하기 위하여 Rayleigh 댐핑 모델을 많이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 Rayleigh 댐핑은 주파수에 따라 변한다. 흔히 쓰이는 2모드 Rayleigh 댐핑에서는 두 개의 타겟 주파수를 선정하며,  이 두 타겟 주파수 사이에서는 원하는 댐핑 값(정확하게는 원하는 값보다 약간 작은 댐핑 값)을 유지할 수 있고, 그 이외의 주파수에서는 원하는 값보다 큰 댐핑 값을 모사한다. 따라서, 두 타겟 주파수를 어떻게 선정하는 것이 관건이다. 입력지진파의 우월 주파수를 아우르게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전달함수의 첫 번째 모드에 해당하는 주파수(지진파 증폭이 크게 일어나는 주파수, 즉 지반의 고유 주기와 상관 있는 주파수)를 아우르게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후자가 더 우세한 의견이다. 하지만 여전히 타겟 주파수 선정의 모호성이 존재하고, 원하는 댐핑값을 정확하게 모사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Phillips and Hashash (2009)는 주파수에 따라 변하지 않는 댐핑 모델을 제안한 바 있다. 


오랫동안 흙의 비선형 모델은 수정 K-Z모델(MKZ 모델, Matasovic 1993)을 사용해 왔다. 이 모델을 활용하여 실험으로 계측된 전단강성감쇠곡선을 잘 모사할 수 있다. 하지만, 초기 재하곡선에서 큰 전단변형률에 해당하는 흙의 전단강도는 원하는대로 모사할 수 없고, 자동으로 정해진다. 이러한 전단강도가 실제 흙의 전단강도와 다를 수 있다. Groholski et al.(2016)은 이러한 기존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완전히 새로운 흙의 비선형 모델을 제안하였다(GQ/H 모델, 그림 2). 기존 MKZ 모델과는 달리, 흙의 전단강도(τmax)를 사용자가 입력할 수 있다. 그러면 실험으로 계측된 전단강도감쇠곡선을 모사하면서, 동시에 흙의 전단강도에 부합하는 전단응력-전단변형률 곡선을 모사할 수 있다. 또한, unloading, reloading 곡선을 모사할 수 있으며, 앞서 언급한 Non-Masing Rule을 적용하여 실험으로 계측된 댐핑곡선에 부합하는 댐핑값을 모사할 수도 있다.



alt


위에서 소개한 주파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점성 댐핑, Non-Masing Rule에 의한 이력 댐핑, 그리고 전단강도를 모사할 수 있는 새로운 비선형 모델은 현재 모두 DEEPSOIL 프로그램에 탑재되어 있어, 사용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다. 





4. 지반응답해석의 불확실성


지반응답해석의 불확실성은 크게 두 가지로부터 기인한다. 입력지진파의 변동성과 지반특성의 변동성이다. 구조물 내진설계 시에, 대부분은 그 위치에서 계측된 지진파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지진환경이 유사한 다른 지역에서(종종 다른 나라에서) 계측된 지진파를 내진설계 시 선정한 설계스펙트럼에 매칭하여 사용한다. 이때, 지진파의 변동성은 지반응답해석 결과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로 다수의 지진파를 사용하며, 몇 개의 지진파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Rathje et al. (2010)은 다수의 지반응답해석 결과를 분석하여 최소 5개의 지진파가 필요하며, 10~20개의 지진파를 사용하면 안정적인 평균 스펙트럼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alt


지반응답해석의 주요 입력변수 중 하나인 지반 전단파속도는 계측 방법 및 자연적인 요소에 의해서 변동성이 존재한다. 그림 3은 국내 어느 지역에서의 전단파속도 주상도를 보여준다. 넓지 않은 현장임에도 다양한 전단파속도가 존재하며, 이에 의해서 다양한 지반응답해석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따라서, 내진설계 시 이러한 다양한 전단파속도를 아우를 수 있는 대표 전단파속도 주상도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 평균과 ±표준편차를 고려한다. 최근에는 예상되는 변동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전단파속도를 무작위로 작성하여 지반응답해석에 활용되기도 한다. SRATA 프로그램을 통해 이러한 무작위 전단파속도를 작성할 수 있여 지반응답해석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강성감쇠 및 댐핑 곡선의 변동성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5. 결언


등가선형 지반응답해석을 흔히 써 왔지만, 연약한 지반에 큰 지진하중을 받았을 때(즉, 지반의 전단변형률이 클 때)에는 비선형 해석의 결과와 매우 다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지반응답해석 수행 전에 전단변형률지수를 계산하여 등가선형과 비선형 해석 중 어느 것을 사용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비선형 해석 시에 Rayleigh 댐핑을 활용하면 주파수에 따라 댐핑 값이 변하기 때문에 부정확한 지반응답해석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따라서, 주파수에 의존하지 않는 점성 댐핑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전단응력-전단변형률 이력을 Masing Rule을 활용해 모사하면 실험값을 상회하는 댐핑이 구현된다. 따라서 전단응력-전단변형률 이력 루프를 줄여주는 non-Masing Rule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MKZ 모델을 활용하면 강성감쇠곡선에 부합하는 지반응답해석을 수행할 수 있지만, 흙의 전단강도를 조정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전단강도를 입력변수로 하는 새로운 GQ/H 모델이 제안되었다.






참고문헌

1. Darendeli, M. B., 2001. Development of a New Family of Normalized Modulus Reduction and Material Damping Curves, Ph.D. Thesis,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362 pp

2. Kaklamanos, J., Baise, L. G., Thompson, E. M., and Dorfmann, L., 2015. Comparison of 1-D linear, equivalent-linear, and nonlinear site response models at six KiK-net validation sites, Soil Dynamics and Earthquake Engineering 69, 207.219.

3. Kim, B., Hashash. Y., Stewart, J., Rathje, E., Harmon,  Musgrove, Campbell, and Silva (2016), Relative differences between nonlinear and equivalent-linear site response analyses, Earthquake Spectra, v 32(3), 1845-1865

4. Groholski, D., Hashash, Y., Kim, B., Musgrove, M., and Harmon, J. (2016), Simplified model for small-strain nonlinearity and strength in 1-D seismic site response analysis, ASCE Journal of Geotechnical and Geoenvironmental Engineering, v 142(9)

5. Phillips, C., and Hashash, Y. M. A., 2009. Damping formulation for nonlinear 1-D site response analyses, Soil Dynamics and Earthquake Engineering 29, 1143-1158.

6. Matasovic, N., 1993. Seismic Response of Composite Horizontally-Layered Soil Deposits, Ph.D. Thesis,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452 pp.


기술강좌' 다른 기사 보기
prev
next
SNS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