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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창 국

한국지질자원 연구원 

책임연구원





1. 우리나라 지진발생 현황과 내진설계를 위한 지반조사

- 한반도 지진환경과 지진재해도 이해 및 현장 전단파속도 결정 -

        


1. 서 론


흔히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는 지구를 구성하는 여러 지각판들 중 태평양판을 중심으로 하는 여러 판들의 경계를 의미하며, 미국(서부), 멕시코, 칠레,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과 같은 강진 국가들이 위치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판 경계와는 달리 유라시아판(Eurasian Plate) 내부에 위치한 중약진 또는 중진 지역에 해당된다.


중약진 지역은 대규모 지진들이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강진 지역과 구분하기 위한 표현으로서, 피해를 유발시킬 수 있는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대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중규모 정도의 지진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6년 9월12일 발생한 지역규모(ML) 5.8의 경주지진과 2017년 11월15일 발생한 ML 5.4의 포항지진이 이러한 피해 유발 지진들의 대표적 사례이다. 그 외에도 국내 내륙과 해역에서는 규모 5.0 이상의 지진들이 종종 발생해 왔는데, 1978년 현대적인 계기지진 관측이후에도 2020년 8월 10일 현재 기준으로 1978년 발생한 규모 5.0의 홍성지진 및 규모 5.2의 속리산지진과 2016년 경주지진의 전진(규모 5.1)을 포함하여 총 8회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세기 후반인 불과 30여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내진 설계 및 성능평가 관련 시설물별 적용을 확대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대부분 한반도와는 지진학적 및 지반공학적 특성이 상이한 국외 강진 지역들의 기준과 기술들을 우선 도입하였다. 그 이후 여러 연구자들이 이러한 지역적 차이를 확인하고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2017년 행정안전부 내진설계기준 공통적용사항에 지반의 대표적 동적특성인 전단파속도(shear wave velocity, VS)를 보다 명확하게 확인하고 적용해야 하는 국내고유 지반분류체계를 제시하였다. 지역 및 사회 시스템의 고유 특수성과 복잡성에 직접 관련된 지반구조물 대상의 합리적 내진 설계와 성능평가를 위해서는, 관심 영역의 지진발생 환경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대표적 지반동적특성인 전단파속도에 대한 신뢰성 높은 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본고에서는 지반공학 실무 관점의 이해가 요구되는 한반도 지진발생 환경과 그에 따른 기본적 정량정보에 해당되는 지진재해도(seismic hazards)에 대해 소개하고, 지반구조물을 포함한 모든 시설물의 부지고유 지진응답 거동 평가나 지반조건 파악의 필수적 특성인 원위치 전단파속도를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지반조사 기법을 소개한다.



2. 한반도 지진발생 환경


지진은 지각 내에 쌓인 응력의 해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며, 이러한 응력 에너지는 지구 지각을 구성하는 판들(plates)의 경계로부터 기인하다. 지구 지각 판들의 이동에 따라 경계부에서 가장 큰 응력이 쌓이거나 전달되고, 그 경계 인접 위치들에서는 판 내측 지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규모 지진 발생원 단층들이 존재하게 된다. 물론, 지각 판은 그 내부에 작은 판들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며, 이런 하위 판들의 경계에서도 대규모 단층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지리적으로 극동 아시아에 속하고 유라시아판 경계가 아닌 판 내측에 위치한 한반도는 현재까지 조사된 바에 따르면, 대규모 지진원 단층의 존재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다만, 현재 정부 부처 공동으로 수행되고 있는 지표인근 활성 단층 및 지하 지진원 단층 관련 조사와 연구를 통해 공학적 관점의 정량적 단층 정보들이 제공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반도가 속한 유라시아판은 동쪽에서는 북아메리카판, 태평양판, 필리핀판 등과 접하고 남쪽에서는 인도판, 오스트레일리아판, 아라비아판, 아프리카판 등과 접한다. [그림 1]은 유라시아판의 동쪽 영역인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지각판 이동에 따른 응력작용 방향을 묘사한 것이다. 남쪽에서는 인도판이 유라시아판을 북동 방향으로 밀면서 충돌하고 있고, 동쪽에서는 태평양판과 필리핀판이 유라시아판 하부로 섭입하면서 압축력을 작용시키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한 한반도에는 압축응력 조건의 응력장이 형성되며, 한반도에 전달되어 내부에 존재하는 단층들에서 쌓인 응력이 해소되는 지진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판 경계에 가까울수록 대규모 지진원 단층(대)이 존재하고 잦은 중대규모 지진 발생에 따라 지각 암반 조건도 판 내부 지역들에 비해 신선하지 못하다. 이와 같은 지각 암반 조건들은 일부 지표면 인근 지반조건으로 반영되기도 한다. 지각으로부터 전파되는 지진 현상의 특성적 차이를 감안해 볼 때, 판 경계 인근 강진 지역과 한반도와 같은 판 내부 중진 지역 간의 지진 특성과 지반 특성이 크게 상이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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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정 구성: Ballard, R. D. (1983), Exploring Our Living Planet, National Geographic Society.




한반도는 판 경계에 위치한 일본 열도와 판 경계와 판 내부에 걸쳐 광범위한 공간 영역으로 구성된 중국 대륙 사이에 위치한다. 판 경계에서의 활발한 지진이나 화산 활동은 인접한 판 내부에도 지속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 이유로 일본의 경우 판 내부에 위치하는 지역들에도 큰 단층대가 분포하고 그 곳에서 큰 규모의 지진들이 빈번하게 발생해 오고 있다. 중국의 경우도 남서지역 판 경계부에서의 큰 규모의 지진활동 외에 판 내부에도 큰 단층대들이 존재하고 그 단층들에서 중대 규모 지진들이 발생해 왔다. 즉, 대규모의 지진은 큰 단층에서 발생하게 되고 소규모 단층의 경우 큰 응력을 축적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작은 응력 수준에 도달하면 파열되면서 그 수준에 상응하는 지진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반도는 인근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지진이 발생할 만한 단층들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소규모일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지진은 대개 지하의 단층면에 쌓인 응력이 해소되는 현상이므로, 지하의 특정 심도에서 지진이 처음 시작하게 되는데, 이 위치를 진원(hypocenter)이라고 하고 그 진원 위치를 지표면으로 투영하여 진앙(epicenter)으로 제시하게 된다. 지표면의 진앙부터 지하의 진원까지 깊이가 진원 심도(focal depth)에 해당된다. 진원이라는 점 단위로부터 시작한 단층면 파열은 급격하게 점차 면 형상과 유사하게 확장되며, 부근에 축적된 응력이 우선 해소되는 수준에 이르면 파열이 멈추게 된다. 그 이후 일부 주변으로 전달된 응력은 인접한 취약 단층면들의 활동을 유도하여 여진들을 발생시키게 된다. 이러한 발생 지진들의 단층면들은 기하학적으로 하나의 면이 아니라 여러 크고 작은 면들이 겹치거나 이어지고, 인접하여 교차 또는 평행하는 공간적 형상을 구성하게 된다.


한반도는 중생대 이전에는 단지 조륙운동(造陸運動)만 발생한 안정한 지각이었으나, 중생대에 한반도에 격렬한 지구조 운동이 발생하여 주로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다수 단층들을 생성하였고 신생대에는 중부의 추가령 지구대를 생성하였다. 판 경계부와는 달리 판 내부에 놓인 한반도에서는 심발 지진은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주로 진원 깊이 10 Km 내외에서 주향이동단층(strike-slip fault) 활동이 우세한 지진들이 발생해 오고 있다. [그림 2]는 남한 영역을 중심으로 최근 발생한 주요 지진들의 진앙과 단층면해(fault solution)를 나타낸 것으로서, 대부분의 지진들이 주향이동단층이 우세함을 확인할 수 있다.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한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지진들은 주로 중생대의 격렬한 지각변동으로 생성된 단층이나 주요 지질구조의 경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2016년 9월12일 발생 경주지진의 전진과 본진 역시 일부 다소의 특성적 편차를 보이기는 하지만 대체로 한반도의 일반적인 내륙지진 발생 특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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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출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2018), 일반인을 위한 한반도 동남권 지진: 경주지진 & 포항지진을 중심으로.




판 경계 또는 그 인접 단층대에서 발생한 지진은 응력 해소와 함께 주변 영역으로 일부 응력을 전달하게 되고 그로 인해 주변에서의 지진 발생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면서 일부 단층들이 발달하기도 하고 일부 단층들은 경화되어 더 이상의 활동을 멈출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는 2011년 일본 동북부 해안 판 경계에서 발생한 규모 9.0 지진과 2016년 우리나라 경주 지진과의 지구물리학적 연관성이 존재할 수 있다. 비교적 최근에 지진 활동이 발생한 단층일수록 지진이 재현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정하며, 지진의 규모는 이러한 지진원 단층의 크기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단층들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크기와 변형 정도 그리고 발생 연대를 밝히게 된다면 보다 명확히 한반도 지진발생 환경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3. 지반공학 관점의 지진재해도 이해


지진 기록은 크게 지진계를 통한 관측 이전의 역사지진과 이후의 계기지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05년 최초로 인천측후소에 지진계가 설치된 시점을 기준으로 역사지진(2년∼1904년)과 계기지진(1905년 이후)을 구분하고 있으나, 1978년 홍성 지진(규모 5.0) 발생을 계기로 지진관측망이 확충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계기지진 관측과 통보를 1978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계기지진과 역사지진 기록은 모두 시공간 기반 지반운동의 크기를 정량적으로 추정하는 지진재해도(seismic hazards) 분석의 입력 자료(점 지진원)로 이용되며, 지진재해도 분석을 통한 대표적 결과에 해당되는 지진재해도 지도(현행 「지진·화산재해대책법」의 (국가)지진위험지도)는 내진 설계 및 성능평가의 기준 정보를 제공한다. 지진원 단층에 관한 신뢰도 높은 정보가 확보된 경우에는 활용 목적을 고려하여 이러한 단층들도 지진재해도 분석의 입력 자료(선 지진원)로 고려되기도 한다.


지진재해도 분석은 크게 결정론적 방법과 확률전적 방법으로 구분된다. 결정론적 지진재해도 분석 방법에서는 관심 시설 부지를 중심으로 그 주변의 주요 지진원 시나리오들을 정밀하게 설정하고 이를 토대로 한 극한의 시나리오로부터 지반운동을 결정한다. 확률론적 지진재해도 분석 방법에서는 모든 발생가능 지진원에 의한 관심 부지에서의 다양한 지반운동 수준들의 초과확률을 계산한다. 광역 지역에 대해서는 격자로 구성된 관심 부지들의 분석 결과들을 보간하여 지진재해도 지도로 작성하게 된다.


현재 국내 내진설계의 기본 자료로 이용되는 지진위험지도(지진재해도 지도)는 2013년 소방방재청에서 공표한 것으로서, 총 7가지로 구분된 평균재현주기(50년, 100년, 200년, 500년, 1000년, 2400년, 4800년)별로 제시되어 있으며, 실무적 효용성과 보수성을 고려한 행정구역 단위의 지진구역(I 및 II) 구분 정보가 지도와 함께 반영되어 있다. 즉, 지진구역은 20세기 후반부터 최근까지 수행되어 온 우리나라의 역사지진 및 계기지진 기록에 근거한 자료들의 지진학적 관점의 확률론적 지진재해도 분석을 기반으로 작성한 국가지진위험지도를 대한민국의 행정구역에 대해 2개의 단위로 구분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지진재해 위험 수준이 높은 지진구역 I과 위험 수준이 낮은 지진구역 II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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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출처: 소방방재청 (2013), 국가지진위험지도 공표, 소방방재청 공고 제2013-179호.




우리나라의 현행 지진위험지도는 지반운동 증폭이 고려되지 않은 암반(기반암) 조건에서의 최대지반가속도(PGA) 분포 지도이다. 지진구역 I(평균재현주기 500년 수준에서 지진구역계수는 0.11g)은 지진구역 II(평균재현주기 500년 수준에서 지진구역계수는 0.07g)에 해당되는 강원 북부와 제주도를 제외한 대한민국 내륙 대부분 영역이다. [그림 3]에는 총 7가지 재현주기의 국가지진위험지도 중에서 3가지의 지도를 예시적으로 나타내었으며, 각 재현주기별 지진위험지도의 등가속도 곡선 상에 표시된 숫자는 최대지반가속도의 중력가속도(g) 대비 백분율(%g)을 나타낸 것이다.


지진위험지도 내 관심대상 위치에서의 암반지반 조건 최대지반가속도는 [그림 4]로 묘사된 독도법 예시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림 내 하단의 대괄호 내용은 각 관심 위치들에 대해 결정된 최대지반가속도이다. 관심 위치와 근접하는 두 등가속도 곡선의 값을 토대로 두 곡선 간의 상대적인 거리에 따른 값의 증감을 보간 추정하여 지반가속도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대상 부지가 등가속도 곡선 사이가 아니라, 어느 한 곡선에 매우 인접해 있을 경우(위치 a, c, e), 그 곡선의 가속도를 부지의 설계지진 세기로 사용한다(a는 0.100g, c는 0.110g, e는 0.120g). 시설물 설계 대상 부지의 위치가 등가속도 곡선 사이에 위치하는 경우(위치 b, f, h), 0.01g 간격의 두 곡선 간의 상대적인 거리에 따른 위치를 고려하여 암반 지반 설계기진 크기로 지반가속도를 결정하게 된다(b는 0.105g, f는 0.112g, h는 0.104g).


지진위험지도 내에서 최고 수준 값으로 표현되는 폐쇄된 등가속도 곡선은 그 하위 수준들의 등가속도 곡선들과는 달리 명확한 상한이 제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최고 수준 폐곡선(그림에서는 0.12g) 내부 대상 부지의 경우(위치 d), 폐곡선 기하중심을 곡선 간격 값 0.01g의 1/2(=50%)인 0.005g 만큼 증가된 수준의 가장 큰 값으로 간주하여 가속도를 결정할 수 있다(d는 0.125g). 따라서 최고 수준 폐곡선 내 임의 위치의 최대지반가속도는 기하중심 위치의 가장 큰 수준의 가속도를 초과할 수 없고, 폐곡선 경계에서 다소 이격된 내부 영역은 보수적 측면에서 기하중심에 상응하는 최고 가속도 값으로 고려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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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출처: 한국지진공학회 (2019), 내진설계일반 해설서, 구미서관.






4. 지반지진공학 관점의 지반조사 기법


지진공학 분야에서 조사를 통해 파악해야 하는 지반의 특성으로는 먼저 대상 부지의 지층 구성을 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반의 동적특성을 평가해야 하며, 조사대상 동적특성으로는 대변형률 수준의 강도 특성도 포함되지만, 주로 미소변형률(< 10-3%)에서 지반의 변형특성과 이의 저변형률까지의 비선형 거동특성을 의미한다. 지반의 변형특성은 역학적인 경계 및 재하 조건에 따라 전단계수(G), 구속계수(M), 탄성계수(E), 체적계수(B), 그리고 이 계수들의 관계 변수인 포아송비(ν)로 대표된다. 미소변형률 조건의 각 계수는 지반의 전단파속도(VS) 및 압축파속도(VP), 그리고 밀도(ρ)로 나타낼 수 있다.


지반조사는 대상 부지의 지층 구성과 지반 재료의 동적특성을 획득하기 위한 원위치 조사 및 시험 그리고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이용한 실내 시험으로 이루어진다. 실내 시험은 지반 재료의 비선형 거동특성을 결정하거나 진동에 따른 강도특성을 평가하기 위해 수행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주로 지반지층 구성과 미소변형률 수준의 대표적 지반동적특성인 전단파속도(VS)를 파악하기 위한 현장 지반조사 기법을 소개한다. 특히, 기반암까지의 주상도 형식의 VS 깊이 분포는 부지고유 지진응답 평가를 위한 절대적 입력 자료이며, 내진설계 지반분류를 위한 이원적 매개변수인 기반암 심도(H)와 기반암 상부 토사지층의 평균 전단파속도(VS,Soil)를 제공해 준다. 따라서 지반지진공학 실무 과업에서 기반암까지의 VS 주상도의 신뢰성 높은 결정은 기본적이고 절대적인 중요 절차라고 할 수 있다. 현장 원위치와 실내에서 VS를 결정할 수 있는 주요 조사와 시험 기법들은 [그림 5]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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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출처: Schneider, P. B., Mayne, P. W., and Rix, G. J. (2001),

 "Geotechnical site characterization in the greater Memphis area using cone penetration tests", Engineering Geology, Vol.62, No.1-3, pp.169-184.




원위치에서 수행하는 현장 시험은 비파괴 시험(탐사)과 시추공(또는 관입) 탄성파 시험으로 구분된다. 비파괴 시험으로는 표면파 기법, 굴절법이나 반사법 탄성파 탐사 등이 있다. 지반공학 실무에서 주로 적용되는 비파괴 시험은 표면파의 분산 특성을 이용하는 표면파 기법이며, 다양한 확장성과 신호처리 및 분석 방법에 따라 최근 여러 기법들이 적용되고 소개되고 있으나, 대표적으로 SASW(spectral analysis of surface waves) 기법이나 MASW(multichannel analysis of surface waves) 기법이 경제성과 편이성으로 인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림 6]은 2개의 수진기의 설치 간격을 변화시켜 가며 탐사를 수행하는 SASW 기법의 구성 및 적용에 관한 도해이며, MASW 기법은 2개의 수진기 대신 대개 24 채널 수진기를 부지에서 동시에 설치하여 탐사를 수행한다. 이러한 효율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비파괴 기법은 부지 적용성, 자료 처리와 역산 가정 등의 한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보다 정밀하고 신뢰성 높은 지반지진공학적 지반특성 조사와 평가를 위해서는 시추조사가 선행되는 시추공 탄성파 시험이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


시추공 탄성파 시험으로는 발진원(source)과 수진기(receivers)간의 전파경로의 기하학적 구성에 따라 크로스홀(crosshole) 시험, 다운홀(downhole) 시험, 업홀(uphole) 시험, 인홀(inhole) 시험(또는 음파 검층(sonic logging))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그림 7]). 지표면 설치 측선 영역의 광범위한 지반특성의 평균적 결정이 목적인 표면파 기법과는 달리 지반공학 관점의 국부적 지반특성을 획득할 수 있는 시추공 탄성파 시험은 환경 여건이 동일할 경우, 2공 이상의 시추가 요구되기는 하지만 직관적 적용과 분석이 가능한 크로스홀 시험의 신뢰성이 가장 높다. 그 외의 단일 시추공이 요구되는 원위치 탄성파 시험들은 각 기법의 적용 한계 및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이해하여 대상 부지의 전체적인 VS  분포를 결정하기 위한 목적을 고려하여 계획·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적합한 시추공 탄성파 시험을 적용하거나, 상호 기법간의 장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여러 시험들을 복합·적용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지반공학 실무에서 상대적으로 시험 장비가 간편하고 수행이 용이한 다운홀 탄성파 시험이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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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출처: Joh, S. H. (2015), 

Spectral-Analysis-of-Surface-Waves (SASW) Method: Surface Wave Techniques to Evaluate Subsurface Stiffness Structure, http://sdlab.cau.ac.kr/downloads/.




지반지진공학 관점의 유의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반조사를 통해 기반암(VS  ≤ 760 m/s)까지의 지층 구성 정보를 확보해야 하며, 시추공 탄성파 시험은 물론 비파괴 기법에서도 기반암으로 고려되는 지하 지층까지의 VS  주상도 결정이 요구된다. 시추조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연암 이상 경질의 암반까지 조사해야 한다. 현행 내진설계기준 공통적용사항 지반분류체계 적용 이전에는 기반암이 상대적으로 얕은 깊이에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지반분류 기준 심도인 30 m 깊이까지의 VS 분포 결정이 고려되어 왔으며, 아직까지도 국외 지반분류체계나 기존 체계와의 비교를 위해 주로 연구개발 과업을 중심으로 30 m 심도까지의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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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출처: 선창국, 강병수, 김영수, 목영진 (2005) "인홀 탄성파 시험을 이용한 암반의 동적 강성 평가", 지질공학, 제15권, 제3호, pp.309-323.




시추조사 시에는 지반지층 상태 파악 및 N값을 이용한 다양한 지반특성의 경험적 산정을 위하여 표준관입시험(SPT)을 병행하게 된다. 그 외에도 지반특성의 깊이 분포 획득을 통한 지반지진공학 관점의 직접적 및 경험적 활용을 목적으로 피에조콘 관입시험(CPTu), 딜라토미터 관입시험(DMT) 등의 관입시험이나 그 외 대변형률 수준 지반조사 기반의 하이브리드 기법들이 수행되기도 한다. 특히, 다운홀 탄성파 기법이 결합된 탄성파 피에조콘 관입시험(SCPTu)과 탄성파 딜라토미터 관입시험(SDMT)은 대표적 하이브리드 시험이다. [그림 8]에는 대변형률 수준의 지반특성 획득과 함께 미소변형률 수준의 지반동적변형특성 획득이 가능한 SCPTu를 개념적으로 묘사하였다. 관입 시험 기반의 다운홀 기법 수행의 경우 관입 한계에 따른 견고한 지반에 대한 시험 수행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기반암 심도 부근까지의 전단파 신호 획득 및 VS  결정에는 제한적일 수 있다. 본고에서는 SCPTu나 SDMT와 같은 하이브리드 기법의 개발을 통해 최근 전세계적으로 지반공학 실무 또는 연구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지반공학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는 다운홀 탄성파 시험 기법의 합리적인 분석에 대해 다음 절에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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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출처: 선창국, 김홍종, 정종홍, 정경자 (2006), 

"국내 퇴적 지반의 전단파 속도 평가를 위한 탄성파 피에조콘 관입 시험의 종합적 활용", 물리탐사, 제9권, 3호, pp.207-224.






5. 현장 탄성파 시험을 이용한 전단파속도 결정


일반적으로 지반공학 분야에서 선호되는 시추공 탄성파 시험에서는 소정의 심도별 탄성파 신호를 획득하게 된다. 표면파 기법은 여건상의 한계로 인해 시추공 기법의 수행이 어려운 경우 차선 또는 보완적 방안으로 고려될 수 있다. 지반공학 분야의 시추공 탄성파 시험에서는 주로 고체 매질 입자운동에 의한 체적파로서의 전단파를 발생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전단파는 압축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폭이 크고 진행 방향에 대해 입자가 직교운동하기 때문에 동일 축에 대해서도 극성을 갖게 되고, 이러한 특성을 통해 전단파 도달 시점이나 도달 시차를 직관적으로 신뢰성 높게 판독할 수 있다.


시추공 탄성파 시험에서는 방향성을 갖는 발진원의 180°전환 적용을 통해 극성을 띠는 한 쌍의 전단파를 얻을 수 있으며, 전단파가 극성을 띠는 시점을 전단파의 도달 시점으로 판별할 수 있다. 현장에서 획득한 전단파 신호는 이상적인 상황과는 달리 발진 조건, 원 지반 주변의 잡음, 전체 시스템 상의 전기 잡음 등과 같은 부정적 영향 요인으로 인해 도달 시점의 판독이 어려운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양방향 발진 대신 단방향 발진만으로 신호를 획득한 경우는 전단파 도달 시점의 판독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 지표면과 시추공 내 위치 간의 경사방향 전파경로가 고려되는 다운홀 시험이나 업홀 시험에서는 단순히 한 심도의 전단파 도달 시점만을 판독하는 것이 아니라, 심도 증가에 따른 시험 심도별 전단파의 도달 시점이나 상대적인 도달 시간 차이를 결정하여 모든 시험 심도의 전단파속도 분포를 도출하게 된다. 깊이별 전단파의 도달 시점이나 도달 시차를 결정하기 위한 기법들은 지반공학 분야에서 주로 교차법(cross-over method), 극간법(peak-to-peak method), 상호상관법(cross-correlation method) 등이 이용되고 있다. [그림 9]에 묘사된 분석 방법은 지반공학 실무 및 학술 관점에서 직관적 효용성이 높을 수 있는 교차법인데, 전단파의 방향성에 따른 극성 특성이 발현되는 발진원을 사용한 시험 자료의 분석에만 적용할 수 있다.


지반공학적 분야에서 대표적 시추공 탄성파 시험으로 수행되고 있는 다운홀 시험 기법의 궁극적인 목적은 깊이에 따른 VS  분포의 결정이며, 이를 위하여 수평 층상 지반의 수직 시추공 내 탄성파 신호 수진 조건에 대한 다양한 분석 기법이 도입·적용되고 있다. 물론, 수평 이나 경사 방향의 시추공이 조성된 경우 이를 기준으로 하는 분석에도 개념적으로 동일하게 이용될 수 있다. 하향식 전파 체계인 다운홀 기법의 분석 개념은 상향식 전파 체계이면서 기하학적 구성이 동일한 업홀 기법에도 적용될 수 있다. 다운홀 시험의 탄성파 분석 기법에는 결정된 신호 도달 시점 및 시차를 토대로 직접 계산이 가능하여 실무적 편의성이 높은 직접법(direct method)과 간접법(interval method)이 흔히 적용되어 왔다. 그러나 학술적 관점 또는 전문 분야에서는 간접법을 개선한 수정간접법(modified interval method)이나 층상 변화에 따라 굴절되는 전파 경로를 Snell의 법칙을 토대로 기하학적으로 고려하는 굴절전파경로법(refracted ray path method)이 적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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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0]에는 예시적으로 간접법과 굴절전파경로법의 개념적 도해를 제시하였다. 시험 자료로 부터 결정한 전파시간 T를 토대로, 간접법에서는 식 (1)을 통해 간편하게 상하 시험 심도 간의 VS  값을 결정할 수 있으며, 굴절전파경로법의 경우 수정간접법의 관계식인 식 (2)와 함께 Snell의 법칙 관계식인 식 (3)을 만족할 수 있도록 역산을 통해 전체적인 VS 분포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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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홀 탄성파 시험을 통한 VS도출 기법별 VS 주상도를 [그림 11]에 예시적으로 제시하였으며, 좌측 그래프에서는 직접법 결과의 참고 확인을 위한 보정전파시간(corrected travel time)의 깊이 분포도 확인할 수 있다. 간접법에 비해 수정간접법이 깊이 변화에 따른 VS 변화를 저감시키고 있고, 일부 구간에서는 수정간접법 대비 굴절전파경로법을 통한 다소의 편차 저감도 나타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수정간접법과 이 방법에 대해 경로 굴절을 고려하여 역산을 수행하는 굴절전파경로법의 VS 주상도가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계산이 간편한 수정간접법이 효율적일 수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지하 지반지층 조건의 급격한 변화 존재 유무에 따라 수정간전법과 굴절전파경로법과의 적용 신뢰성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적 판단에 따라 최종적인 VS 도출 기법의 선별적 채택·적용 또는 다양한 VS 도출 기법의 비교 적용을 통한 선택적 VS 주상도 도출이 합리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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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지반의 VS 분포를 획득하기 위한 여러 현장 탄성파 시험은 기법 별로 수행 및 분석 방법뿐만 아니라 신뢰도 수준도 다소 차이를 보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비파괴 기법인 표면파 시험에 비해서 시추공 탄성파 시험의 신뢰도가 높다. 또한, 현장 여건 및 시험 장비의 한계로 인해 단일 기법만을 적용할 경우 부지별 대상 심도까지의 전단파 획득과 그에 따른 전체적인 VS 결정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단일 부지에서 여러 현장 탄성파 시험을 병행하고 대표 VS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다운홀 탄성파 시험의 경우에는 시험공 형성 상태가 양호하지 못할 경우에 대상 심도에서 전단파를 제대로 획득하지 못하거나 부지 지하 조건에 따라서는 지표면에서 발진된 탄성파의 지반 내 반사 및 소산으로 계획 심도까지의 충분히 도달하지 못하여 대상 지반지층 전체에 대한 VS 분포가 도출되지 못한 채 일부분 또는 지표면 부근의 VS 만이 획득될 수도 있다.


반면, 관심 영역이 수평적으로 지형 및 지층 변화가 없고 여유 있는 탐사 측선이 확보되는 경우에는 효과적인 발진원 적용을 통한 표면파 시험을 수행하여 상대적으로 대심도까지의 VS 분포 도출이 가능하다. 물론, 표면파 시험은 시추공 탄성파 시험에 비해 깊은 심도에서 신뢰성이 상대적으로 다소 낮아질 수는 있지만, 지표면 부근에서의 시추공 탄성파 시험의 VS를 참고한 표면파 신호의 역산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림 12]에는 다양한 현장 탄성파 시험의 복합 적용·수행을 통해 개별 기법별로 결정된 VS 분포와 이를 토대로 최종 도출된 대표 VS 주상도 사례들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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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국내 내진설계기준 공통적용사항의 지반분류체계에서는 기반암(VS ≤ 760m/s)까지의 심도(H)를 확인하고, 그 상부 토사 지층의 평균 VS(VS,Soil)에 따라 지반조건을 분류한다. 따라서 정확한 내진 설계 및 성능평가를 위해서는 지반조사를 통해 지표면부터 VS 값이 760 m/s 이상인 지반지층 조건까지의 VS 전체 분포를 반드시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VS 깊이 분포를 토대로 부지고유 지진응답 해석을 위한 입력 구성을 완료하고 다양한 응답 거동을 폭넓게 평가하고 분석할 수 있다. 또한, 현재 국외 주요 지역들이나 2017년 이전 국내에서도 내진설계 지반분류 기준으로 지표면 아래 30 m 심도까지의 평균 전단파속도(VS30)을 사용함에 따라, 실무 과업의 대상이나 범위에 따라서는 종합적인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얕은 깊이에 분포하는 기반암 심도와 무관하게 30 m까지의 VS 분포를 결정해야 할 수도 있다. 최근 일부 국내 학술 과업에서는 종합적 분석 목적으로 기반암 심도와 깊이 30 m를 모두 고려하여 더 깊은 심도까지 VS를 평가하고 지반지진공학적 거동을 분석하고 정리하기 위한 연구도 수행되고 있으므로, 국내 지역고유 지반조건에 대한 종합적인 지층구성별 VS의 정량적 체계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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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렬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부교수




2. 얕은기초와 깊은기초의 내진설계



1. 서 론


기초구조물은 얕은기초, 깊은기초 등 토목, 건축 구조물의 하부구조물로서 상부구조물의 동적거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내진 안정성 확보와 지반-기초-상부구조물의 동적상호작용을 고려한 내진설계법의 적용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적용되고 있는 기초구조물 내진설계법의 경우 ‘항만 및 어항시설의 내진설계표준서(해양수산부, 1999)’에서 등가정적설계법을 제시하였으며 ‘지반구조물의 내진설계(한국지반공학회, 2006)’에서 상부구조물 모델링을 위한 기초구조물 강성을 적용하도록 제안하였다. 


이후, ‘기존 시설물(기초 및 지반) 내진성능 평가요령(한국시설안전공단, 2011)’, ‘구조물 기초설계기준 해설(한국지반공학회; 2009, 2015, 2018)’, 기초 내진 설계기준(KDS 11 50 25: 2018) 등에서 기초구조물 내진설계법이 제시되고 있다. 


기초구조물의 등가정적설계법은 기존의 정적하중에 대한 설계법을 동일하게 적용한다. 그러므로, 내진설계는 설계하중 크기만 달라지고 기존 설계법과의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러나, 2017년 11월 발생한 포항지진(M=5.4)에서 액상화 현상이 국내 최초로 발생하면서 액상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반 액상화는 지반의 강성 및 강도 저하 그리고 지반의 측방이동을 유발하여 기초구조물의 안정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설계기준에서는 액상화 영향을 고려하도록 제시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설계방법이 제시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최근 한국시설안전공단의 ‘기존 시설물(기초 및 지반) 내진성능 평가요령(2020)’이 개정되었는데, 여기서 액상화 영향을 고려한 기초구조물 내진성능평가법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2. 기초구조물의 내진성능평가 절차


[그림 1]은 기초구조물의 내진성능평가 절차를 보여준다. 이 절차에서 기존과 다르게 변경된 내용은 기초지반의 액상화 발생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액상화 영향을 고려하여 기초의 내진안정성을 평가하는 절차를 도입한 것이다. 


기존 설계기준의 경우 지반 액상화가 예상되면 지반보강을 통해 액상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의 설계사례들을 보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액상화 대책공법을 적용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상부구조물의 액상화 피해는 액상화층의 깊이, 두께, 지형조건 등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


일본의 경우 액상화 발생이 예상되면 우선 액상화 피해예측을 수행하고 피해 정도에 따라 대책공법의 적용여부를 결정한다. [그림 2]와 [표 1]은 일본에서 얕은 기초를 가진 일반 주택의 액상화 피해를 예측할 때 적용하는 기준이다. [그림 2]를 보면 액상화 피해예측 지수인 PL과 Dcy값과 함께 지표면 비액상화 층의 두께인 H1을 고려하여 피해정도를 예측한다. 여기서, PL은 지표면 상부 20m 지반의 액상화 안전율을 적분하여 산정하는 값으로 국내에서 적용하고 있는 LPI와 동일한 값이며, Dcy는 액상화 안전율을 이용하여 얻어진 반복전단변형률을 적분한 값으로 지표면 등가침하량을 의미한다. 


다음 기준을 보면, H1이 3m 이상이 되면 액상화의 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으며 H1이 5m이상인 경우 액상화 피해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예측한다. 이와 같이, 액상화 발생 피해를 예측한 후 액상화 대책공법의 적용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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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액상화 영향을 고려한 기초의 내진성능 평가


국내의 경우 아직 국내 특성에 적합한 액상화 피해예측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한국시설안전공단의 ‘기존 시설물(기초 및 지반) 내진성능 평가요령(2020)’에서 제시하고 있는 기초의 내진성능평가 요령을 소개한다. 


얕은기초의 경우 하부지반의 액상화 발생이 예상되면 액상화 대책공법을 적용하여 보강하거나 액상화 현상을 모사할 수 있는 진동대 모형시험 또는 응답이력해석 등을 수행하여 상세내진성능을 평가한 후 액상화 보강여부를 결정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액상화에 따른 기초 및 지반 안정성 평가는 대상구조물의 유형, 기초의 형식, 지반의 특성을 고려한다. 얕은기초 하부지반의 액상화에 따른 대상 시설물의 안정성 평가기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적용할 수 있다(한국시설안전공단, 2020). 


① 실내반복실험 결과를 이용하는 방법

② 액상화 발생을 고려한 기초 지반 안정성 평가

③ 유효응력해석에 의한 응답이력해석 방법

④ 동적원심모형실험 및 1-g 진동대 모형시험을 이용하는 방법

⑤ 액상화 안정성 평가 지수 등에 의한 방법(단, 평가지수는 구조물 특성을 고려할 수 있는 지수여야 함)

⑥ 위의 방법을 병행 시행하는 방법


말뚝 기초의 경우 2가지 경우로 나누어 1) 액상화 지반의 물성 변화와 지진관성력을 고려한 내진성능평가와 2) 경사지반의 지진 후 액상화 지반변위에 대한 내진성능평가를 각각 수행한다. 이것은 작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 구조물의 관성 응답이 먼저 나타나고 이후 액상화 지반의 강도 감소 및 변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진관성력과 액상화 지반 변위의 2가지 영향은 서로 독립적으로 발생한다고 고려한다. 


1) 액상화 지반의 물성변화와 지진관성력을 고려한 내진성능평가


액상화 지반의 지반강성 및 강도감소 효과를 고려하여 기초 및 상부구조물의 내진안정성을 평가한다. 우선, 액상화 지반의 저항력 감소를 고려하여 기초의 등가강성을 산정하고 상부구조물 해석을 통해 기초면 작용하중을 산정한다. 그리고, 기초구조물 모델링에서 액상화 층의 지반 횡방향 저항력 감소를 고려한 조건을 적용한 후 상부구조물 해석에서 얻어진 기초면 작용하중에 대해 기초구조물의 안정성을 평가한다.


2) 경사지반의 지진 후 액상화 지반변위에 대한 내진성능평가


액상화 지반변위에 대한 기초안정성은 상부구조물의 진동이 끝난 후 관성하중이 없는 상태를 적용하여 평가한다. [그림 3]은 액상화 지반변위에 대한 내진성능 평가절차이다. 우선 [그림 4]와 같이 지반경사가 완만한 경우와 사면으로 구분하고 경험식을 이용하여 지반변위를 산정한다. 완만한 지반경사의 경우 LDI 방법 그리고 사면인 경우 Newmark 방법을 이용하여 지반변위를 산정한다. 지반의 변위가 산정되면 말뚝 해석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여 지반의 변위를 말뚝에 가한 후 말뚝기초의 안정성을 평가한다. 사면의 경우 액상화 지층의 잔류강도를 적용한 상태에서 사면안전율이 1.0미만이면 흐름파괴(flow failure)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흐름파괴는 사면이 급격히 붕괴되면서 지반변위가 크게 발생하므로 액상화 대책공법을 적용하여 사면 붕괴를 방지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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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 언


국내 지반구조물의 내진설계 기술은 최근 20년간 급속하게 보급이 되어 일반 설계사들이 큰 어려움없이 기초구조물의 내진설계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안전율 기반의 등가정적설계법이 대부분 적용되고 있으며 기존 설계법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안전율 기반 설계법은 지진 이후의 구조물 내진성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못하므로 보수적으로 설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지진 피해사례를 살펴보면 기존의 안전율 기반 설계법이 비경제적이면서도 지반-구조물 상호작용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한 지진피해를 예측하지 못하는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최근 일본 등에서는 구조물의 정량적인 내진성능을 평가하는 성능기반 내진설계법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성능기반 내진설계법은 지반과 구조물의 실제 지진거동을 예측할 수 있는 동적해석법 등을 적용하여, 구조물 내진성능이 목표 내진성능을 만족하도록 설계하는 방법입니다. 이 설계법을 적용하면 구조물의 항복 및 변위를 허용하여 경제적이면서도 목표 내진성능을 만족하는 안전한 내진설계가 가능합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항만구조물에 대한 성능기반 내진설계법에 대한 연구가 수행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구조물의 정밀한 내진성능평가를 위해서는 동적수치해석법 및 모형실험에 대한 정밀한 모델링과 검증이 중요합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구조물의 내진성능을 검증하는 목적으로 동적해석을 많이 수행하고 있지만, 수치모델의 특성, 입력물성값의 결정, 지반-구조물 동적상호작용 모델링 등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소개드린 바와 같이 국내에서도 액상화 영향을 고려한 기초구조물의 내진성능 평가법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국외의 기준을 단순 도입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향후 국내 특성에 적합한 고도화된 내진설계기술 개발을 통하여 국내에서도 성능기반 내진설계법을 도입하고 내진설계기술이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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