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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일 한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UNSW)
부교수(Senior Lecturer)
(iIlhan.chang@unsw.edu.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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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 정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UNSW)
박사과정(Ph.D. Candidate)
(sojeong.lee@student.unsw.edu.au)

Geotechnical Engineering Issues in Australia

        

최근 전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호주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자연재해들이 발생하고 있다. 북부에 위치한 퀸즐랜드(Queensland)주와 노던준주(Northern Territory)는 열대성 기후대에 위치한 탓에 매년 홍수로 인한 피해가 극심한 반면, 남부·남동부에 위치한 뉴사우스웨일즈(New South Wales), 빅토리아(Victoria), 남호주(South Australia) 주 등에서는 강수량 부족과 그에 따른 가뭄으로 인해 주 산업 중 하나인 낙농업이 큰 피해를 받고 있다. 특히 여름철엔 고온건조 한 기후 탓에 해당 지역에서는 산불(bushfire)이 빈번히 발생한다. 특히 2019년 중순부터 올해 2월까지 이어진 21세기 최대 규모인 Black Summer(Australia 2019-20 bushfire) 산불로 이미 한국 면적보다 넓은 1100만 헥타르(11만km2) 이상의 산림이 소실됐으며, 최근에는 해당 지역에서의 집중 폭우로 침수와 산사태와 같은 post-wildfire 지반재해(geohazard)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심각한 가뭄에 대처하기 위해서 최근 호주에서는 댐이나 제방 구조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며, 산불 이후의 지반황폐화, 지반침식 및 사막화 등의 피해를 줄이거나 회복하기 위한 연구에 대한 관심이 점점 증대되고 있다.


한편 최근 호주 주요 대도시에서의 인구 과밀화는 도심지 재생 및 공공인프라 확충에 대한 사회적 수요를 높이고 있다. 원래 호주는 광활한 영토와 도시지역의 낮은 인구밀도로 인해 타 선진국들에 비해 터널 및 지하도로 인프라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낮았으나, 최근 시드니(Sydney), 멜버른(Melbourne)·브리즈번(Brisbane) 등 대도시에서의 교통난이 심각해지면서 간선도로 지하화 및 도심지 내 터널 구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시드니 내에서는 Cross City Tunnel, Kings Cross Road Tunnel, Sydney Harbour Tunnel 등 도심지 내 도로 지하화 프로젝들이 다수 추진되고 있으며, 브리즈번에서도 Airportlink M7 tunnel, Lutwyche Road, Inner City Bypass, Pacific Motorway 등 지하도로 건설을 통해 교통 체증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호주 연방정부는 시드니-캔버라(Canberra)-멜버른을 잊는 호주 최초의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에 착수하는 등 향후 활발한 국토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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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versity of New South Wales(UNSW) Canberra at Australian Defence Force Academy(ADFA)

        

필자들이 소속한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UNSW) Canberra 캠퍼스는 호주 연방정부의 주도로 지난 1969년 UNSW와 호주국방사관학교(Australia Defence Force Academy; ADFA) 간 협약을 통해 캔버라 ADFA 옆에 UNSW Canberra 캠퍼스를 유치하여 UNSW Canberra에서는 ADFA의 육/해/공군 사관생도들의 학사학위 과정 교육을 담당하고, ADFA는 호주국방부(Department of Defence)을 통해 UNSW Canberra의 연구를 지원하는 상호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호주는 각 군의 협력 강화를 위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육/해/공군 사관학교들을 ADFA로 통합·운영하고 있으며, ADFA 생도들은 4년의 교육과정을 마치면 각 군 초급장교로 임관함과 동시에 UNSW의 학사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연구 측면에서 UNSW Canberra는 호주 국방부의 지속적인 연구인프라 개선사업과 각 전공 분야별 Technical Support Group(TSG) 운영, 그리고 UNSW Canberra 독자적인 대학원생 장학제도를 통해 우수한 연구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필자들의 연구분야인 지반공학 분야에서는 두 명의 전문 TSG member가 실험 전반에 대한 지원을 해주고 있으며, 필자(이소정)를 포함한 대학원생 대부분은 UNSW Canberra PhD Scholarship을 통해 연구지원(stipend)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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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W Canberra(www.unsw.adfa.edu.au)는 School of Engineering and Information Technology (SEIT), School of Science(SOS), School of Business(SOB), School of Humanities and Social Sciences(SHSS) 4개의 학부를 갖추고 있으며, 학사과정 3,000명, 대학원 과정 약 2,00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학원 과정은 대부분 민간(호주, 국외)인들로 운영되고 있으며, 학부과정은 지난 2017년부터 일반 학생들의 입학도 허용되어 현재 생도:일반 학부과정 학생 비율은 약 8:2로 집계되고 있다. 그럼에도 ADFA의 영향을 받는 UNSW Canberra만의 독특한 일상을 꼽자면 수업 시 제복/군복을 갖춰 입은 학생들과 수업/건물 간 이동 시에도 열 맞춰 걷는 학생들의 모습을 들 수 있다. 아울러 매년 8월 개최되는 ADFA Open Day(우리나라의 국방페스티벌과 동일한 성격)와 매년 12월 졸업 주간(Graduation Week)의 하이라이트인 Graduation Parade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유명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지속가능한 지반공학 기술 연구 @UNSW Canberra

        

필자(장일한)는 2017년 4월 UNSW Canberra에 부임하여 호주 국방부의 지원금(,500,000 AUD in total)으로 지반공학실험실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E3GEO(Environmental- Extreme- and Emerging- Geotechnical Engineering) 연구실을 설립하여 호주가 직면한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지반공학 기술, 국방-지반/건설 분야 간 융·복합 기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지구온난화·기후변화 관련 지반공학적 이슈들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기술개발 니즈를 파악하고, 수요기술에 대한 Micro-to-Macro scale 연구들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친환경 바이오신소재인 바이오폴리머(biopolymer)의 지반공학적 적용관련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Micro-scale 연구로 바이오폴리머와 흙 입자 간 결합 매커니즘 규명을 위해, microfluidic chip(MFC), 액상셀(liquid cell) 주사전자(SEM) 또는 투과전자(TEM) 현미경 관찰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바이오폴리머를 함유한 다양한 흙의 지반공학적 거동 파악을 위해 자동압밀(consolidation), 직접전단(direct shear), 삼축(triaxil), 진동삼축(cyclic triaxial), 반복단순전단(cyclic simple shear), 토양수분(Soil-Water-Characteristic), 투수계수 시험장비 등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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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지반공학 기술 개발을 위해 흙의 침식거동과 바이오폴리머 처리의 침식 억제효과를 다각도로 평가하기 위해 hole-erosion test apparatus, open-channel hydraulic flume, 그리고 wind tunnel 장비 등을 활용하여 흙과 지반구조물의 수침식과 풍침식 거동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폴리머 하이드로젤(hydrogel)의 우수한 흙 입자간 점착력 증진과 공극충진(pore-clogging) 효과를 보인 기존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제방·댐 등의 지반구조물의 표면침식 및 내부침식(piping) 저항 증진을 위해 바이오폴리머를 적용하는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폴리머의 동점성(dynamic rheology)과 바이오폴리머 처리토의 감쇠(damping) 및  진동전단응력비(Cyclic stress ratio) 특성을 고려하여 군사 구조물의 방폭(explosion protection)과 액상화 위험지반 보강 분야 등에 바이오폴리머를 적용하는 타당성 검토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늘어나고 있는 호주 내 지하공간 기계굴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오폴리머를 주재료로 하는 친환경 슬러리재료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지반공학 미래세대 양성을 위한 UNSW Canberra의 교육 프로그램


UNSW Canberra에서 모든 학사과정 학생들은 4학년 때 1년 간 학사학위 졸업연구(Final Year Research Program)을 수행하고 학위논문을 제출해야 졸업이 인정되고 있다. 이에 매년 3~4명의 학생들이 필자(장일한)의 지도하에 졸업연구와 관련된 각종 실험(침식, 동적물성, 내구성, 진동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자들이 소속된 SEIT는 매년 여름 방학 중에 젊은여성과학인재양성캠프(Young Women in Engineering; YoWIE)를 실시하고 있다. YoWIE 프로그램은 캔버라 지역 고교(Year 9-10)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공학 분야 진로탐색을 돕기 위한 Summer School로써, 매년 1월 1주일 간 전자공학·항공우주공학·토목공학 등 다양한 전공분야별 실습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젊은 학생들에게 과학/공학 분야에 대한 직·간접적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필자들은 토목공학 분야 프로그램(Earthen Dam)의 책임을 맡아 소규모 실내 수로실험장비를 이용하여 흙의 구성과 투수성능이 댐 구조물의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학생들이 직접 댐 모형을 만들고 수로침식실험을 수행하도록 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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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Canberra, Australia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UNSW)는 호주 최상위 대학들을 통칭하는 G8(Group of Eight)에 속하는 대학으로, 시드니와 캔버라에 캠퍼스를 두고 있다. 캔버라는 호주의 입법/행정/사법 기관들과 각 국의 대사관들이 모두 위치해 있는 연방수도로서, 2016년 기준 약 40만 인구를 기록하였으며 최근 10년간 호주 내에서 가장 인구증가율이 높게 기록되고 있는 도시이다. 주 대한민국 대사관 측 자료에 의하면 호주 전체 한인 교민의 수는 약 18만 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은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등의 대도시에 소재해 있고 캔버라에는 약 1만 명 정도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100년 전(1908년) 수도가 된 계획도시답게, 도시를 관통하는 인공호수(Lake Burely Griffin)와 체계적인 도로시스템, 높은 해발고도(평균 600)로 인한 맑은 하늘과 높은 녹지화율, 호주에서 가장 높은 교육·소득 수준과, 안전한 치안 상태는 많은 호주인들이 캔버라를 부러워하고 살고 싶어하는 도시로 꼽게한다고 한다. 또한 UNSW Canberra 뿐만 아니라 호주 최고 국립대학인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ANU)도 캔버라에 소재해 있으며, 세계 3대 과학관으로 평가되고 있는 국립과학관(Questacon)을 비롯해, 국립미술관·국립도서관·전쟁기념관·국회의사당 등 다양한 교육, 문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특히, 아름답기로 유명한 봄철에는 연방정부에서 호주 최대의 꽃 축제(Florade)를 개최하여 호주 전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곤 한다. 최근에는 캔버라를 종단하는 경전철 1호선이 개통함으로써 대중교통 역시 한층 개선된 상황이다.


늘어나는 한인 교민의 수에 맞추어 캔버라 내에서도 많은 수의 한국슈퍼, 음식점, 카페, 미용실, 심지어 화장품 상점들도 성업 중이서 한국의 식문화에 대한 어려움은 크게 없으며, 호주 사회 내에서 방탄소년단(BTS), 영화 기생충의 뜨거운 인기에 힘 입어 호주 현지인들의 한식,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고 있음을 필자들은 요즘 피부로 느끼고 있다.


UNSW를 비롯한 호주 Group of Eight 학교들은 모두 세계 100위 내(QS Rank 기준)로 평가되고, 우수한 장학제도와 연구환경(인프라, 전문인력 등)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미국 쪽 학교들에 비해 우리에게 덜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세계에서 온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교수, 대학원생들이 호주 대학들을 구성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인 faculty, 대학원생 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지만 향후 우리 학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보다 많은 대한민국 지반공학인들이 호주에 진출할 수 있길 희망해 본다. 때마침 내년에 있을 세계토질및지반공학회(ICSMGE)가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되니, 이를 계기로 호주에 대한 회원 여러분의 관심과 이해가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저자소개

장일한 교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학사, 석사(전단파를 이용한 연약 점토 지반의 압밀 상태 및 강도 평가), 박사(바이오폴리머 처리토의 지반공학적 거동 특성 및 활용) 학위를 취득한 후 2011년12월부터 2017년2월까지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지반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였다. 이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토목공학 전공 조교수(Lecturer)로 임용된 후 현재는 부교수(Senior Lecturer)로 재직 중이다. 

 

이소정 박사과정은 이화여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지반공학 공학석사를 취득하였으며, 이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신진연구원으로 지반공학 관련 업무를 하였다. 2017년 9월부터 UNSW Canberra에서 박사과정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주요 연구 주제는 ‘바이오쏘일의 본딩 메카니즘 분석 및 지반공학적 성능 검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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