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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규 선

삼성물산㈜
건설부문 프로

(kyusun@empas.com)




1. 서론


업종간 경계가 명확했던 과거에 비해, 요즘은 여러 분야에서의 융복합으로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는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경계융화 현상을 일컫는 말로 ‘빅블러(Big Blur)’라는 경제용어가 자주 인용되고 있다. 우리 건설분야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빅블러가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의 스마트건설 분야로 한정하지 않더라도, 전통적인 공법 중에서 각각의 장점들을 흡수하고 개량해서 실무에 적용하는 사례를 빈번하게 관찰할 수 있다. 본 고에서는 말뚝기초와 지반개량의 중간계(?)에 위치한 빅블러 융합기술로 생각되는 Rigid Inclusions(이하 RI) 공법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RI 공법은 변위형 소구경 현장타설말뚝 장비를 이용하여 지반에 시멘트계 고화재 또는 콘크리트로 강성이 큰 개량체를 조성하는 방법으로, 개량체의 조성과 강도에 따라 지반개량 또는 무근 콘크리트말뚝으로 정의된다. RI 공법은 개발업체에 따라 CMC(Controlled Modulus Column, Menard社), CSC(Controlled Stiffness Column, Keller社), FDC(Full Displacement Column, Bauer社) 등 각각의 공법명이 사용되는데, 변위형 오거로 굴착하고 지중 개량체의 강도를 효율적으로 조절하는 공법의 기본개념은 동일하다. 최근 유럽, 북미, 중동지역 등의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RI 공법을 지반개량기술로 사용하여 연약지반에서 말뚝기초를 대체할 수 있는 경제적인 솔루션으로 적용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RI 공법은 일반적인 지반개량공법에 비해 다양한 토질에 적용 가능해서, 최근 중동지역에서 지반개량공법의 비교대안으로 자주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RI 공법에 대한 실무레벨 기술표준의 부재로 인해 공법 개발업체의 설계 및 시공경험에 상당부분 의존하기 때문에, 기존 공법과 비교하여 가격과 성능에서의 일관성 및 공평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기도 하다. 따라서, RI 공법을 실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공법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현장조건에 따른 지반공학적 거동을 정확히 이해하여 공법을 신중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본 고에서는 지반개량공법으로 적용된 RI 공법의 개요 및 시공사례를 소개하고, RI 공법 적용 시에 실무자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논의하고자 한다.





2. RI 공법 개발역사


RI 공법의 초기 개념은 1970년대 북유럽에서 수행된 성토지지말뚝 연구에서 시작되었다. 지반기술의 발전으로 고가의 말뚝기초를 대체하기 위해 스톤컬럼, 심층혼합처리, 고압분사, 소구경 현장타설말뚝 등의 다양한 지반기술이 성토지지말뚝에 적용되었는데, 당시 공사기간이 제한적이었던 대부분의 성토지지말뚝 프로젝트에서는 시공속도가 빠른 소구경 현장타설말뚝 장비를 이용한 콘크리트 RI의 수요가 높은 편이었다(Simon and Schlosser, 2006). 1960년대부터 사용된 소구경 현장타설말뚝 공법은 Atlas, De Waal, Omega 등의 나선형 날개부(Flight)가 장착된 변위형 오거가 사용되었다. 이와 같은 변위형 오거를 사용하는 RI의 시공방법은 항타말뚝이나 압입말뚝과 유사한 배토(排土)/변위말뚝(Displacement pile) 시공법으로 분류되므로, 시공 중 시멘트 폐기물이 적게 발생하고, 공벽 붕괴의 위험을 감소시키며, 오거 관입 시 발생변위로 인해 지지력을 향상시키는 장점이 있다. 또한, RI 공법은 강진지역에서 분리형 기초(Disconnected pile)로 적용하여, 지진으로 유발되는 수평력을 감소시켜 설계하는 사례도 있다.
RI 공법은 기초슬래브와 RI 개량체 사이에 불연속성을 도입하기 위해 쇄석 또는 자갈로 구성된 하중전이층(Load Transfer Platform, 이하 LTP)을 형성한다. RI 개량체는 주변 지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강성을 나타내므로, 기초하중의 대부분은 LTP를 통해 RI 개량체로 집중되어 결과적으로 원지반에 전달되는 하중의 크기를 감소시킨다. 이에 따라, LTP는 RI가 기초의 휨모멘트와 전단력에 미치는 영향을 감소시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같은 개념을 응용하여, 1994년 프랑스 Menard社는 지반개량을 위해 효율성을 개선한 2세대 나선형/변위형 말뚝기술을 적용하여 현재의 RI 공법에 해당하는 CMC(Controlled Modulus Column)를 특허공법으로 개발하였다. 이후 오거의 형태나 시공법을 변형하여 업체에 따라 다양한 이름의 RI 공법이 개발되었으며,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실무에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일반적인 RI 직경은 300~450mm이며, 시공심도는 20~30m이다. 최대 시공심도 실적으로는 미국 루이지애나의 탱크기초에 약 40m까지 적용된 사례가 있다. 그리고, RI 공법은 일반 말뚝기초와 비교할 때 공사비를 약 30%까지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되었던 프랑스의 국가 연구프로젝트인 ASIRI(amélioration des sols par inclusions rigides, soil improvement by rigid inclusions)(IREX, 2012)를 통해서 RI 관련 권고사항이 제시되었으며, 현재는 이 권고사항이 RI 공법 설계 시에 주로 참고되고 있다. 2012년 발표된 ASIRI의 연구내용이 정적 연직하중에 대한 제방, 도로, 기초슬래브에 초점을 맞췄다면, 경사하중, 진동하중, 지진하중 등의 복합하중에 대한 RI 추가연구가 2019년부터 ASIRI+ 연구프로젝트로 착수되어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3. RI 공법


3.1 공법 개요



RI 공법은 변위형 말뚝장비를 이용하여 고강성 개량체(일반적으로 시멘트 재료)를 지중에 형성하는 시공법이다. 상부하중의 상당 부분을 고강성 개량체에서 분담하여 연약지반을 보강하는 방법으로, 고압축성 연약지반에서의 발생 침하량을 약 2~10배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RI는 연약지반에서의 발생응력을 감소시키므로, 기초지반의 안정성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으며, RI 개량체의 말뚝거동으로 인해 추가된 주면마찰력 및 선단지지력이 전체 지지력을 증가시키게 된다.
말뚝기초와 비교하여 RI 개량체는 구조물과 직접 연결되지 않고 LTP에 의해 분리되는 것이 특징인데, LTP는 RI 개량체 상단에 위치하며 쇄석 또는 자갈로 다져진 토층을 구성한다. 다져진 LTP는 높은 전단강성으로 인한 층내 아칭현상으로 RI 개량체 상단부로 하중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형태의 지반구조물 상호작용은 LTP의 재료특성, 다짐수준 및 응력수준과 같은 다양한 요인을 기반으로 한다. LTP에 토목섬유를 설치할 경우에는 전체적인 안정성과 지지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RI 거동에서 LTP로 인한 아칭현상은 매우 중요하므로, 두 시스템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RI 설계가 필요하다.
그림 1에는 기초형식별 하중 매커니즘에 대한 개요도를 나타내었다. RI 공법은 기초판이 하중을 분담하는 Piled Raft와 유사한 공법으로 평가되어, Disconnected Piled Raft Foundation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는 수평력이 크게 발생하는 강진지역에서 구조물 및 말뚝에 작용하는 수평력을 감소시켜 경제적인 설계가 가능한 기초형식이다. 2004년에 완공된 그리스 Rion-Antirion 교량(L=2,882m) 주탑기초가 이와 같은 RI 개념이 적용된 사례인데, 직경 90m의 원형 케이슨의 정적하중 및 지진하중(PGA=0.48g)에 대해 RI 개념을 도입하여 기초가 시공되었다. 케이슨 하부기초로 직경 2m의 강관말뚝을 길이 25~30m, 간격 7m×7m의 RI로 구성하였고, LTP는 2m 두께로 설계되어 지진하중으로 발생하는 전단력을 제한하고 활동을 통해 에너지소산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Biesiadecki et al., 2004; Pecker, 2004).
지반개량 목적의 RI 공법은 침하저감 및 지지력 증대를 통해 전체적인 지반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연약지반에 강성의 개량체를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넓은 의미에서는 스톤컬럼, 모래다짐말뚝 등도 RI의 유형으로 분류하지만, 개량체 조성에 사용된 입상재료(모래, 자갈 등)는 형성된 개량체가 흙의 측면지지 없이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에 보통은 RI 공법과는 별도로 취급된다. RI 공법은 말뚝공법과 유사하나 RI의 강도와 강성은 일반적으로 말뚝공법에 비해 작은 편이고, 메커니즘도 다소 상이하다. RI 공법은 기초슬래브에 작용하는 상부하중에 대해 연약지반이 분담하는 하중이 상당부분 경감되어 침하를 감소시키는데 좀더 효과적인 공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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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공법 설계


RI 공법은 성토지지말뚝으로 적용하는 경우와 기초하부 지반개량으로 적용하는 경우에 따라 개량율 및 LTP 두께를 각각 다르게 설계한다. 고개량율(10~35%) RI는 비교적 두꺼운 LTP(RI 순간격의 80% 두께)를 적용하여 성토지지말뚝 설계에 사용되며, LTP에 Geogrid와 같은 토목섬유 보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저개량율(2~10%) RI는 기초슬래브 하부지반 보강을 위해 적용하고, LTP 두께는 일반적으로 0.4~0.8m의 얇은 층을 적용하며 토목섬유는 통상 사용하지 않는다. 상부의 기초하중은 LTP에서의 아칭현상을 통해 RI 개량체로 전달되는데, RI 개량체와 지반의 상호작용은 Load Transfer Method(이하 LTM) 모델을 이용하여 검토할 수 있다. 1990년 이후 RI 관련 연구결과들이 본격적으로 발표되기 시작하였으며, 앞서 언급하였던 프랑스의 ASIRI 연구프로젝트를 통해서 2012년에는 성토지지말뚝과 기초슬래브를 모두 포함하는 RI 지반개량에 대한 권고사항이 제시되었다. 현재는 ASIRI 권고사항이 가장 최신의 RI 가이드라인에 해당되어 RI 설계 시에 주로 참고되고 있다.
RI 공법은 일반 기초공법과 동일하게 지지력과 침하기준을 만족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현재 실무에서 사용하는 방법으로는, 그림 2에 나타낸 바와 같이, LTM으로 RI 개량체와 지반 사이의 하중변위함수(Mobilization function)를 통해 하중분담을 고려하여 설계하거나, 유한요소해석을 이용하여 단일 개량체에 대한 Unit Cell로 모델링하여 기초의 침하량과 RI 개량체의 응력검토를 통해 설계 적정성을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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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시공장비 및 재료


RI 공법은 관입 중 지반을 측면으로 배토/변위시키기 위해 큰 토크용량, 높은 추력의 오거를 사용하는 공법으로, 지반교란을 최소화하면서 주변지반의 밀도와 지지력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RI 변위형 오거는 그림 3에 나타낸 바와 같이,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1) 하단 오거헤드를 통해서 지반 굴착과 동시에 이완시키고, (2) 하부의 순방향 날개부는 관입 시 토사를 상향배출하는 역할을 하고, (3) 오거와 동일한 직경의 안정화 구간은 토사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고, 횡방향 변위를 통해 지반을 안정화 시키며, (4) 하부와 반대방향의 상부 역방향 날개부는 다짐을 통해 토사변위가 발생한 부분으로 공벽이 붕괴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와 같이, 오거는 시공심도까지 주변 지반을 밀어내는 형태로 관입하여 지반의 밀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지지력을 확보하게 한다. 오거 인발과정에서는 그라우트재를 오거의 중심부로 토출시킨다. 그라우트재는 오거헤드에서 낮은 압력(보통 5 bar 미만)으로 토출되므로, 기존구조물에 대해 시공 중 영향을 최소화하여 개량체를 형성할 수 있다.
그라우트재는 일반적으로 몰탈 또는 콘크리트를 사용하고, 개량체 강도는 배합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소요강도에 따라 그라우트재는 200~300mm 범위의 슬럼프를 갖도록 배합한다. 그라우트 펌핑속도는 체적에 따라 제어되며, 조성 직경은 오거의 직경과 같거나 약간 크게 된다. 양생 후 강도 품질확인을 위해 그라우트재의 샘플을 현장에서 채취해야 한다. 재료 품질시험은 그라우트재의 작업성(Workability)과 경화 후의 강도를 평가하기 위해서 수행된다. 작업성 평가를 위해서는 슬럼프시험을 수행하고, 강도시험의 경우에는 현장 채취한 샘플을 특정기간 경화시킨 후 실험실에서 수행한다. 재령 7일과 28일에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최소 압축강도는 각각 10MPa와 20MPa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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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시공


RI 시공은 장비가 제공하는 토크와 하향 추력에 따라 변위형 오거가 지중에 관입 굴착하고, 오거 인발과정에서 중공부를 통해 그라우트재를 토출하여 RI 개량체를 형성하는 순서로 수행한다. 대부분의 경우 RI는 기초지반, 특히 연약지반에 가해지는 하중을 경감시키기 위해 지반에 설치되는 무근 콘크리트 개량체이다. RI 개량체 상부에 설치되는 LTP는 부등침하를 감소시키고, 지지층으로 개량체에 하중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RI는 직경 300~450mm, 간격 1.3~2.3m의 정사각형 또는 삼각형으로 배치한다. RI 시공 중에는 자동시공기록 장치를 통하여 시공과정(회전속도, 오거 관입/인발 속도, 개량심도, 시공시간, 그라우트재 압력과 체적)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관리한다. 그라우트 압력은 오거헤드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모니터링하는데, 시공 중 그라우트 압력이 낮아지면 토질이 연약하거나 느슨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개량체 직경, 개량체 연속성 및 개량심도 등의 매개변수는 품질관리에 유용하다.

RI 공법의 단계별 시공절차는 다음과 같고, 모식도는 그림 4에 나타내었다.
(1) 높은 토크와 하향 추력을 가하여 변위형 오거를 배토(排土)하면서 설계심도까지 관입
(2) 소요 심도까지 관입 후 낮은 압력(보통 5 bar 미만)으로 중공부를 통해 하향으로 그라우트재 토출
(3) RI 설치를 위한 굴착공 주변으로의 그라우트재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관입 시와 동일한 방향으로 회전시키며, 지표면에 도달할 때까지 변위형 오거를 소정의 속도로 인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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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I 시공사례


RI 공법이 적용된 대상현장은 중동의 플랜트 건설현장이며, 상부 5~10m에 느슨한 사질지반이 부분적으로 분포하여 당초 지반개량공법으로는 동다짐이 적용되었다. 그러나, 기존구조물 인접구간에서 동다짐 시공 시 예상되는 진동영향을 우려하여, 주변 영향성이 작은 공법중에서 관입성이 좋은 RI 공법을 대안공법으로 채택하여 해당구간에서의 지반개량 시공을 진행하였다.



4.1 RI 설계


대상지반의 토층은 자갈질 모래, 실트질 모래, 견고한 실트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토층의 SPT N은 20~30으로 분포하였다(그림 5). RI 공법으로는 Keller社의 CSC(Controlled Stiffness Column)가 적용되었고, 개량체의 재료는 고로슬래그 시멘트 콘크리트(배합강도 20MPa, 슬럼프 200±40mm)가 사용되었다. RI 설계를 위해서 LTM(Load Transfer Method)에 의한 해석적 모델을 이용하는 KID-LTM(Keller社 자체 소프트웨어)을 사용하였다. 최종적으로 직경 400mm의 RI를 1.9m×1.9m 정사각형으로 배치하고 RI를 지지층 상단인 심도 18m까지 시공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심도별 LTM 해석결과에 따른 침하, 마찰력, 개량체 작용 응력 등을 검토한 결과, 허용치 이내의 결과를 나타냄을 확인하였다(그림 6). 또한, LTM 해석결과에 대한 검증을 위해 PLAXIS를 이용하여 Unit Cell에 대한 유한요소해석을 수행하였으며, 변위, 개량체 최대압축응력, 중립점 위치 등에 대해 해석결과를 비교한 결과, LTM 결과와 유사한 것을 확인하였다(그림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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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RI 시공


그림 8은 적용된 RI 공법의 시공기록지이다. 자동시공기록지에는 시공시간, 시공심도, 토크, 관입속도, 인발속도, 그라우트체적 등의 정보가 도시되어 있다. 각각의 정보에 대해서는 장비의 제어판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여, 심도별 그라우트재가 균질하게 주입될 수 있도록 시공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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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RI 품질확인


RI 개량체는 단일 개량체 재하시험(Single Pile Load Test)으로 설계하중에 대한 말뚝기초로써의 품질을 확인하고, 지반개량공법으로써의 안정성 검토를 위해 3m×3m 구역재하시험(Zone Load Test)을 수행하여 허용침하를 검토하였다. 단일 개량체에 대한 재하시험결과, 개량체 설계하중은 항복하중 이내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Scale을 고려한 3m×3m 구역재하시험 결과, 기준침하 25mm를 만족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그림 9).
시공된 RI 개량체는 무근 콘크리트 말뚝에 해당되므로, 결함없이 개량체를 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구경(400mm)인 RI는 직경 1,000mm 이상인 심층혼합처리와 같이 All Coring을 통해 개량체 경화 후의 조성상태를 확인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RI 개량체에 대한 경화 후 품질상태는 비파괴 건전도시험으로 확인하였다. 개별 개량체에 대해 해머로 RI 머리부를 타격하여 발생하는 응력파 속도를 분석하여 개량체의 건전도를 평가하였다. 시험수량은 해당구간 RI 시공수량의 3%인 총 6개소에서 실시하였으며, 시험기기로는 Pile Dynamics社의 PIT(Pile Integrity Tester) Collector를 이용하였다. 개량체를 통하여 전달되는 응력파 속도는 일반 콘크리트의 파속인 4,000m/s로 가정하였으며, PIT Collector를 통해 분석된 RI의 길이는 17.76~17.97m로 평가되어 실제 시공길이인 18m 대비 개량체의 결함은 없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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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언


RI 공법의 장점을 정리하면, (1) 기초하중을 RI 개량체와 지반이 효율적으로 분담, (2) RI 개량체 설치를 위해 다양한 시공법 활용 가능, (3) 변위말뚝 기술을 이용한 시멘트 폐기물 최소화, (4) 다양한 지반에 대한 높은 적용성, (5) 빠른 시공속도와 높은 가격경쟁력, (6) RI와 기초슬래브와의 연결부가 없으므로 구조설계 단순화, (7) 분리형 기초(Disconnected piled rafts) 개념에 따른 내진성능의 강화 등이 있다. 반면에, 단점으로는, (1) 복합 기초시스템인 RI는 설계 및 시공단계를 포괄하는 검토 필요, (2) 비대칭 하중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 (3) RI 개량체에 큰 휨모멘트와 전단력 발생, (4) RI의 선정 및 설계절차에 대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이 필요 등이 있으므로, 실무 적용 시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엄격한 설계기준이 명시되어 있는 말뚝기초에 비해, 최신의 연구결과가 실무에 반영되고 있는 RI 공법은 상대적으로 설계기준을 관대하게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보강 공법으로 적용된 기존의 말뚝공법 또는 지반개량공법과 RI 공법과의 경제성 비교 자체가 불가능해지므로, 공법별로 적용하는 설계기준의 형평성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RI 공법과 비슷한 하중분담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스톤컬럼 등의 지반개량공법과 비교할 경우에는, RI 개량체의 높은 강성으로 인해 현격하게 낮아지는 개량율의 적정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러한 경우, RI 개량율을 5% 미만으로 하더라도 스톤컬럼에 비해 큰 강성으로 인해 지지력 및 침하안정성을 만족하는 것으로 검토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저개량율의 강성 개량체에 대한 적합성 여부는 향후 시공데이터를 수집하여 관측을 통한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말뚝기초와 지반개량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RI 공법은 아직 규명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지만, 기존 공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 또한 분명하므로, 향후 연구 및 실무 적용을 통해 발전이 기대되는 공법이다. 단, 앞서 언급하였듯이 실무자가 RI 공법의 지반공학적 거동을 이해하고 엄격한 시공 및 품질관리를 통해 설계 가정사항들에 대한 확인 과정이 필수적이다. 단지 공사비의 절감을 위한 대안공법으로 RI 공법을 적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RI 공법의 한계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현장여건에 맞춰 적용할 필요가 있는 지반기술자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한 공법으로 판단된다.




참고문헌

1. Biesiadecki, G. L. et al. (2004), "Rion-Antirion Bridge Foundations: A Blend of Design and Construction Innov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ase Histories in Geotechnical Engineering, 14.
2. IREX (2012), Recommendations for the Design, Construction and Control of Rigid Inclusion Ground Improvements, ASIRI National Project.
3. Menard Group (2024), “Controlled Modulus Columns (CMC)", accessed 14 August 2024, .
4. Pecker, A. (2004), “Design and Construction of the Rion Antirion Bridge", ASCE Geotechnical Special Publication 126, V.1, pp. 216-240.
5. Simon, B. and Schlosser, F. (2006), “Soil reinforcement by vertical stiff inclusions in France", Proc. Int. Symp. Rigid Inclusions in Difficult Soft Soil Conditions, Mexico City, v.1, pp. 3-23.


[본 기사는 저자 개인의 의견이며 학회의 공식 입장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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