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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 주
㈜SEIM-Korea 부회장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명예연구원
이학박사
(bjlee@kiga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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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암석의 종류를 크게 분류하면 퇴적암(sedimentary rock), 화성암(igneous rock) 및 변성암(metamorphic rock) 3가지로 분류 된다. 지반공학 학회지의 특별테마에서 필자가 암석과 지반공학에 관해 연재를 시작한 35권 4호에서는 퇴적암을, 5호와 6호에서는 화성암인 심성암과 암맥 및 화산암을 연재하였다. 이제 마지막 남은 변성암(metamorphic rock)은 이름에 표현된 그대로 암석이 변해서 된 암석이다. 나비의 생애에서 알이 부화하여 애벌레가 되고 이 애벌레가 자라면서 누에가 되며 누에에서 나비가 탄생하는데 이 생애 주기를 생물학에서 “탈바꿈”, 영어로는 “metamorphose”라 한다(그림 1). 변성암도 영어로는 “metamorphic rock”이라 하며 알에서 나비가 되는 탈바꿈 현상과 같이 전혀 새로운 형태의 암석으로 변한 암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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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변성암의 성인과 분류

        

기존의 암석이 생성 당시와 다른 지질 환경 하에 놓이게 되면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변화를 겪는다. 암석이 이러한 변화에 의해 성질이 다르게 변화하는 것을 변성작용(metamorphism)이라 하는데 주된 환경 변화란 온도 및 압력이 가해지는 것이다. 변성작용은 암석에 큰 압력이나 높은 온도가 가해질 때, 화학성분의 가감이나 교대작용이 일어나며 이들 둘 이상의 작용이 합작할 때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그 결과 변성암(metamorphic rock)이 생성된다. 변성작용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으로는 온도, 압력, 화학성분, 지하수 등이 있으며 이들 중 하나 혹은 둘 이상이 서로 작용하여 변성작용이 이루어진다. 이와 같이 변성작용으로 만들어진 변성암은 형성 과정에 따라 접촉변성암과 광역변성암으로 크게 나누어지며 이렇게 형성된 암석들은 표 1과 같이 암석명이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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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접촉변성암

        

마그마의 관입 등에 의해 그 주위에 온도가 높아짐으로써 일어난 변성작용을 접촉변성작용이라 하며 이에 따른 산물이 접촉변성암이다. 지각 중에 관입된 마그마가 완전히 고결하는 데는 비교적 긴 시간(수십만 년 또는 그 이상)을 요한다. 마그마가 방출하는 열과 마그마로부터 분리된 화학 성분은 관입된 마그마 주위의 암석을 변화시킨다. 이들의 작용이 미치는 범위는 마그마의 양(또는 화성암체의 규모)과 열량 및 화학 성분의 다소에 관계가 있으나 대체로 화성암체에서 수백 m 내지 2km까지이며, 이 범위 안에서 일어나는 접촉변성작용에는 거의 압력이 작용한 증거가 없다. 이와 같이 열의 작용만으로 일어나는 열변성작용(thermal metamorphism)을 정접촉변성작용(ortho-contact metamorphism)이라고 한다.


암석이 상온 하에서 녹는 온도는 화강암이 약 800°C이고 현무암은 1,100°C이다. 지하에서는 압력이 커지므로 암석이 녹는 온도는 높아질 것이나 마그마는 수분과 휘발성분을 다량 포함하여 고결되는 온도는 암석들이 녹는 온도보다는 낮은 것으로 생각된다. 암석은 열을 잘 통과시키지 않는 물질이므로 관입된 마그마에 가까운 부분은 곧 가열되어도 먼 부분의 가열은 더디고 약하므로 마그마에서 수 km 떨어진 곳의 암석은 거의 변화를 받지 않는다. 열변성작용이 일어나면 원암의 성질과 가열의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암석이 만들어진다. 원암이 화성암인 경우에는 거의 변화를 받지 않고 퇴적암은 쉽게 변화를 받는다. 특히 세립질인 이암이나 셰일 등과 같은 점토질암석과 석회암이나 돌로마이트와 같은 석회암질 암석은 큰 화성암체 부근에서 열의 작용을 받아 호온펠스(hornfels)로 변하거나 완전히 재결정되어 많은 접촉광물(contact minerals)이 생성된다.


호온펠스는 주로 셰일로부터 변성된 접촉변성암으로서 흑색 세립 1mm 이하의 입자의 치밀, 견고한 암석을 말한다. 그러나 광의로는 완전히 재결정된 입상조직(1mm 이하)을 가진 접촉변성암을 총칭한다. 편리의 발달은 없거나 불량하고 주요 구성물은 석영, 흑운모, 백운모, 장석이나 석류석, 홍주석, 근청석도 간혹 포함되며 휘석이나 각섬석이 포함되기도 한다. 호온펠스는 열에 의해 변성되었으며 때로는 SiO2의 교대작용에 의해 암석의 강도가 매우 단단하고 깨어진 면이 마치 쇠뿔과 같은 모양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림 2의 지질도는 백악기 말에서 중기에 퇴적된 경상누층군의 퇴적암을 백악기 말에 심성관입 한 팔공산 화강암체 주위의 접촉변성대(호온펠스)의 분포를 보여주는 지질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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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광역변성암

        

지구의 상부 지각이 수십 개의 지판(plat)이 서로 접하고 있음은 판구조론(plate tectonic)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이들 중 판과 판의 경계에서는 엄청난 압력과 압력에 의해 발생하는 열에 의해 암석들이 영향을 받게 된다. 이렇게 판의 경계부를 따라 넓은 범위에 걸쳐 압력과 온도에 의해 암석을 구성하는 광물들이 재배열되고 때로는 새로운 변성광물(metamorphic mineral)이 조직되어 새롭게 만들어진 암석이 광역변성암이다.


이와 같이 기존의 암석이 압력과 열에 의해 변성암으로 변할 때 퇴적암인 사암이나 셰일과 같은 암석들은 표 1과 같이 변성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그 이름을 달리하는데 판암 혹은 슬레이트, 천매암, 편암 및 편마암으로 변하여 간다.
슬레이트 : 입도가 작은 변성암으로서 보통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광물이 발견되지 않는다. 현미경하에서도 극히 작은 석영입자와 식별이 불가능한 광물이 보일 정도이다. 슬레이트의 특징은 쪼개짐이 잘 발달하여 평행한 얇은 판으로 잘 쪼개지며(그림 3(A)) 이러한 특징 때문에 슬레이트를 ‘판암’이라고도 부른다.


슬레이트는 변성 정도가 가장 낮은 변성암으로 이암이나 셰일로부터 변성된 것이며 그 중에서도 셰일에 더 가까운 변성암으로서 쪼개짐이 발달된 것이다. 변성 정도가 높아지면 그 중에 미립의 운모가 생성되며 이를 운모판암(mica slate)이라고 한다. 이 쪼개짐은 층리와 관계없이 발달되며, 어떤 경우에는 거의 층리와 직각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층리면의 주향과 경사 측정에 있어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천매암 : 천매암은 변성 정도가 편암보다는 낮고 슬레이트 보다는 높은 변성암으로서 구성광물의 입자는 슬레이트처럼 육안으로 식별이 곤란할 정도로 작으나 슬레이트의 구성 입자보다는 입도가 크다. 구성광물은 미립의 석영과 견운모이며 녹니석, 녹염석 및 방해석도 다소 들어있다(그림 3(B)). 엽리면은 강한 광택을 발하는데 이는 견운모의 미립에 의한 것이다. 변성 정도가 높은 천매암 중에는 석류석 같은 큰 반상변정이 포함되는 일이 있고, 엽리면을 따라 파상으로 또는 지그재그(zig-zag)로 굴곡 된 모양을 보이는 예도 있다(그림 3(C)). 천매암은 대부분이 퇴적암 중 점토질이 많은 암석이 변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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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암 : 편암의 광물 입자는 육안으로 결정이 구별되나 편마암 보다는 작은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변성암이다. 엽리조직은 편마암보다 더 얇고 뚜렷하며, 편리면을 따라 비교적 잘 쪼개지나 그 면은 완전히 평탄치 못하고 파상을 이루기도 한다. 일반적인 편암의 구성광물로는 석영, 장석, 백운모, 견운모와 같은 무색광물과 흑운모, 각섬석, 녹니석, 흑연, 휘석, 녹렴석 등의 유색광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광물들 외에 변성작용으로 만들어진 변성광물인 석류석, 십자석, 남정석, 홍주석, 전기석, 근청석 등이 산출되기도 한다.


편암은 그 조직과 구조 및 광물 성분에 따라 파상편암(crumpled schist)과 점문편암(spotted schist)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또한 특징적인 구성광물명을 붙여 석영편암, 운모편암, 견운모편암, 각섬석편암과 같이 암석명을 붙이기도 한다(그림 4). 두 종류의 광물이 많이 들어 있을 때에는 석영견운모편암과 같이 두 광물의 이름을 다 붙이되, 석영보다 견운모가 더 많을 때에 견운모를 편암 바로 앞에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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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마암 : 편마암은 암석을 구성하는 광물의 입자 크기가 화강암처럼 등립질이고 육안으로도 광물을 쉽게 구별할 정도의 큰 입자를 가지며 이들 광물의 배열에 의한 면구조인 편마상 조직(gneissosity)이 발달한다. 편마암에는 화성암에서 유래된 것과 퇴적암에서 유래된 것이 있으며 석영, 장석과 같은 우백질 광물과 흑운모, 백운모, 각섬석, 휘석과 같은 우흑질 광물 및 변성광물인 석류석, 십자석, 남정석, 홍주석, 전기석, 근청석을 포함하기도 한다. 편마암은 그 구조와 구성 광물 및 원암의 종류에 따라 다음과 같은 명칭으로 불린다.


편마암은 조직의 구조에 의해 호상편마암(banded gneiss), 안구상편마암(augen gneiss), 반상변정질편마암(porphyroblastic gneiss) 등으로 구분되고(그림 5), 구성광물의 성분에 의해 화강편마암(granite gneiss), 흑운모편마암(biotite gneiss), 각섬석편마암(hornblende gneiss) 등으로 분류된다. 또한 변성암의 기원에 의해 화성암에서 기원된 편마암을 정편마암(ortho-gneiss), 퇴적암에서 기원된 편마암을 준편마암(para-gneiss)이라 하고, 그 외에 혼성편마암(migmatitic gneiss)과 화강암질편마암(granitic gneiss)도 있다(그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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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반공학적 관점에서의 변성암

        

변성암의 가장 큰 특징은 변성작용 시 광물입자의 배열에 의해 만들어진 면구조인 엽리(foliation)이다. 엽리는 넓은 의미의 총칭이며 저등급의 변성암인 슬레이트에서는 벽개(cleavage), 천매암이나 편암에서는 편리(schistosity), 특히 편마암에서는 편마상조직(gneissosity)이라 칭하기도 한다(그림 7).


이와 같이 변성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면구조인 엽리가 발달함에 따라서 변성암이 발달하는 지역에서 도로나 철도 건설을 위한 사면 시공 시 시공한 사면이 노출되면 엽리를 따라 풍화가 급격히 발생하고, 엽리면의 경사 방향이 사면의 경사 방향과 동일 할 때 사면 붕괴가 자주 발생한다(그림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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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슬레이트나 천매암이 발달하는 한반도에서 소위 옥천변성대라 불리는 지역에서는 사면의 붕괴로 인해 곳곳에서 보강의 흔적들을 볼 수 있다(그림 9). 또한 사면을 따라 산성배수가 흘러 사면을 붉게 만들기도 하고, 이 지역에서 시공하는 터널의 경우 터널 발파 후 여굴이 크게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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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맺음말

        

변성암(metamorphic rock)은 말 그대로 기존의 암석이 고온, 고압에 의해 본래의 성질이 변하게 되어 만들어진 암석이다. 변성암은 크게 접촉변성암과 광역변성암으로 구분되며 접촉변성암은 마그마의 관입 등에 의해 그 주위에 온도가 높아짐으로써 일어난 변성작용의 결과물로서 대표적인 산물이 호온펠스이다. 광역변성암은 광범위하게 작용하는 고압에 의한 변성작용으로 기존의 암석이 압력과 열에 의해 변하여 만들어지며, 퇴적암인 사암이나 셰일과 같은 암석들은 변성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판암 혹은 슬레이트, 천매암, 편암 및 편마암으로 변하여 간다.


광역변성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변성암은 광물의 재배열에 의한 면구조인 엽리(foliation) 구조가 발달하는 특징이 있으며, 저등급의 변성암인 슬레이트에서는 벽개(cleavage), 천매암이나 편암에서는 편리(schistosity)로써 이들은 사면의 붕괴나 터널 시공 시 발파 후 여굴을 크게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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