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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대 성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cds@kiga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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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석 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국제암반공학회 회장

(sjeon@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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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기 석

(주)희송지오텍

대표이사

(kskim@hsge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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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영 진

현대건설 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Johnyj.shin@hd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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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 환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처분기술팀 팀장

(oathway@korad.or.kr)




우리나라는 1964년 원자력발전소의 부지선정 업무를 착수하여, 1978년 고리 1호기가 최초로 상업 운전을 시작하였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제공하고 있는 ‘열린원전운영정보’에 따르면 원자력발전소의 발전량은 원자력발전 원년인 1978년에 2,324 GWh의 발전으로 국내 전체 발전량의 7.4%를 차지하였으나, 2022년도에는 176,054 GWh를 발전하여 전체 발전량의 29.6%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원자력발전은 우리나라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필연적으로 고준위방사성폐기물(High-Level Radioactive Waste, HLW)을 발생시키며, 이에 대한 처분은 중요한 사회 현안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2016년 7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최초로 발표하였으며, 이와 관련한 여러 연구와 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에 있다. 대표적인 연구 사업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그리고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3개의 부처가 관여한 사용후핵연료 저장처분 안전성 확보를 위한 핵심기술개발 사업(’21-29)이 있다. 관리 기본계획이 발표되고 5년이 지난 2021년 12월에 에너지전환 및 사용후핵연료 정책의 재검토 추진 등 변화된 정책을 반영하여 2차 기본계획을 발표하였다. 2차 기본계획에 따르면 사업 시작 후 13년 동안 부지선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처분장 부지선정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deep geological disposal)에 있어 시작점이자 근본이 되는 매우 중요한 활동으로, 원자력발전을 수행하는 나라의 경우 국제원자력기구(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AEA)의 심층처분을 위한 부지개발지침을 토대로 자국 특성에 맞게 부지선정을 진행하고 있다(나태유 등, 2023). 핀란드, 스웨덴, 스위스,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과 부지선정에 있어 우리나라에 비해 앞서 진행이 이루어지고 있는 선도 국가이다. 선도 국가에서 수행되었던 처분장 부지선정과 부지특성화에 대한 소개와 분석은 향후 국내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선정에 있어 참고가 되기에 본 보고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특히 2024년 이후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운영이 예상되는 핀란드를 필두로 하여 스웨덴, 스위스의 사례를 각 호에 연속하여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부지선정 현황과 나아갈 방향을 소개할 예정이다. 




1. 들어가며 - 고준위방사성폐기물과 다중방벽


1.1 방사성폐기물의 종류


핀란드의 부지선정 사례에 대해 본격적으로 소개하기에 앞서 고준위방사성폐기물에 대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은 열과 방사능 준위가 높은 폐기물을 말하며, 사용후핵연료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일종이다(한국원자력환경공단, 2016). 방사성폐기물은 열과 방사능 준위에 따라 다음 표와 같이 분류된다. 원자력안전법에 따르면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은 열 발생량이 2 kW/m3, 반감기 20년 이상인 알파선을 방출하는 핵종으로 방사능농도가 4,000 Bq/g 이상인 것으로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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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다중방벽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처분 개념은 처분 부지 모암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공통으로 공학적방벽과 천연방벽으로 구성된 다중방벽 개념을 활용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대표적으로 널리 알려진 처분 개념은 결정질암에서 활용되는 스웨덴의 처분 개념과 이암과 같은 퇴적암에서 활용되는 스위스의 처분 개념이 있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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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는 스웨덴의 처분 개념인 KBS-3를 채택하고 있다(그림 1과 2). 다중방벽은 구체적으로 연료 펠릿, 연료 다발, 캐니스터, 캐니스터 오버팩, 벤토나이트와 뒷채움재로 구성된 공학적방벽과 암반(모암)인 천연방벽으로 나뉠 수 있다. 연료 펠릿은 물에 작 녹지 않는 세라믹 연료 펠릿으로 우라늄을 활용한다. 연료 다발은 지르코늄 기반 합금으로 제작된 기밀성과 내식성이 뛰어난 연료봉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료 다발은 주철로 만들어진 캐니스터에 삽입되며 주철은 역학적 강도에 우수한 특성을 갖는다. 캐니스터 오버팩은 구리로 되어 있어 무산소 조건에서 내식성이 뛰어난 특성이 있다. 이렇게 구성된 캐니스터는 벤토나이트 블록으로 채워진 처분공에 놓여지며, 벤토나이트는 캐니스터 주변의 물이동을 억제한다. 또한 처분 터널 역시 벤토나이트 등으로 뒷채움하며, 이들 전체는 암반으로 된 천연방벽으로 격리되는 구조이다. 만일 사고 등으로 용기에 손상이 발생했을 때 벤토나이트 등의 완충재가 방벽의 역할을 하며, 완충재를 통과한 방사성물질이 지하수에 녹는다 해도 처분 심도 500 m 정도의 암반층을 통과하려면 초장기적인 시간이 소요되어 방사성물질의 인체에 해롭지 않은 수준까지 붕괴되어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다중방벽이 활용되고 있다.



1.3 처분 모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처분 모암으로 고려되는 암종은 결정질암, 퇴적암인 이암, 화산암인 응회암, 암염 등이 있다. 처분 모암과 관련하여 OECD/NEA는 종합안전성 입증체계(safety case)를 위한 구성체로 crystalline club, clay club, salt club을 운영하고 있다. 핀란드와 대한민국은 crystalline club에 참여하고 있다. 처분 모암의 결정은 각국의 지질 환경에 따라 다르게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천대성 외, 2024). 


표 2는 NEA(2010)이 처분 모암으로서 결정질암과 퇴적암의 특성을 비교한 것으로, 결정질암의 경우 역학적 특성과 공간 등에서 우수하며 퇴적암의 경우 점토광물에 따른 핵종 흡착, 자체 밀봉 특성 등이 우수한 것으로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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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핀란드의 부지선정 기준과 절차


핀란드는 2024년 이후 처분장을 운영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의 ‘game changer’  또는  ‘example in the world’로 여겨지고 있다(www.posiva.fi). 핀란드가 세계 최초의 처분장 운영국가가 될 수 있었던 여러 이유 중 하나로 ‘원칙 결정(Decision in Principle, DIP)’이라는 특유의 정책결정 도입이다. ‘원칙 결정’은 정부나 행정부처가 정책을 추진하는 근거가 되는 문서이자 의사결정 과정으로, 국무회의에서 결정되어 1988년 발효되었다. 1983년 원칙 결정의 주요 내용은 부지조사를 3단계로 추진하여 2000년 말까지 최종 부지를 선정하는 것이었다. 


핀란드의 부지선정 과정은 크게 부지확인조사, 예비 부지특성조사, 상세 부지특성조사의 3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1983년 핀란드 정부가 제시한 지침에 근거하고 있다. 



2.1 처분 부지의 조건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지질학적 환경에 관한 국제 권고사항은 1977년 OECD/NEA(Nuclear Energy Agency)에 의해 처음 발표되었으며(NEA, 1977) IAEA(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도 심층처분 장소 선택에 관한 유사한 문서를 제공하였다(IAEA, 1977). 이러한 권고사항에 기반한 부지선정 과정에 앞서 처분 대상이 되는 부지가 갖춰야 할 부지의 조건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지질 및 지반

처분장 건설에 충분한 모암의 깊이와 크기

지질학적 불연속면으로부터 충분히 떨어진 위치

비교적 균질하고 역학적, 열역학적으로 안정한 모암


● 미래 환경 변화

기후, 지구조 운동 등의 역사 자료와 현재의 화산, 지진, 단층, 지열, 응력분포 등의 자료에 의한 미래의 기후변화, 지구조운동, 지진, 화산 등 지구동역학적인 현상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모암


● 수리지질

처분장으로부터 인간 환경까지 충분히 긴 지하수 유동 경로와 느린 지하수 유속 환경


● 지화학

폐기물로부터 생성될 방사성핵종의 이동을 지체, 지연시킬 수 있는 지화학적, 수리화학적 특성의 환경


● 인간활동으로 인한 사건

유용한 지하자원, 지열 에너지의 활용성이 낮아 인간 침입의 가능성이 낮은 부지

홍수 영향이 낮은 부지


● 건설 및 공학적 조건

지상시설 건설과 규정에 따른 지하 굴착 등의 활동이 쉬운 부지

산사태, 홍수 등 지상, 지하시설의 설계와 건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환경조건


 폐기물 운반

운반 거리가 짧고, 폐기물 운반을 위한 추가적인 시설의 건설이 적으며 접근성이 좋은 부지


● 환경보호

생태계를 비롯한 주변 지역(area)의 산업, 공공 가치, 공공 용수 등의 주변 환경이 충분히 보호되고 그 부작용이 수용할 수 있는 정도까지 억제될 수 있는 환경


● 토지 이용

향후 개발과 관련하여 토지 이용이 쉬운 부지


● 사회적 영향

처분장 건설 시 경제적, 산업적 활동에 의한 이득이 발생할 인프라와 사회적 특성을 갖는 지역 

인구 밀도는 낮으나 처분장 건설, 운영과 관련한 노동력, 인프라 등이 충분한 지역



2.2 핀란드 부지선정 기준


2.2.1 지질학적 기준

핀란드에서 본격적인 부지선정 과정이 시작되기 전인 1978에서 1982년 사이에 핀란드지질조사소(GTK)의 광역지질자료를 검토하는 단계가 있었다. 검토 결과에 따르면 핀란드의 지질은 매우 오래된 복합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표와 천부 퇴적물은 모두 신생 퇴적물로 빙하 또는 빙하기 이후 퇴적물로서 일반적으로 10 m 미만의 토양 두께를 갖고 있다. 


핀란드는 NEA에서 제안한 권장 사항을 토대로 자국의 암반 분류와 처분 목적의 적합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표 3과 같이 개발하였다(Niini 외,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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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반은 암석 종류와 광물학적 구분에 따라 분류되었으며, 지반 구조는 편암이나 편마암과 같은 소성구조여부나 단층대나 파쇄대 등과 같은 취성구조 여부에 따라 구분되었다. 특히 취성구조는 지하수의 흐름에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게 고려되어 길이, 모양, 폭 등에 따라 분류되었다. 지질구조 유형은 축척 1: 100,000 지질도를 사용하여 구분하였다.


아래는 핀란드에서 부지선정에 중요하게 고려되는 지질 및 지반 특성에 대해 검토한 것이다(Niini 외(1982), Vuorela와 Hakkarainen(1982))


● 지형 : 핀란드의 지형은 주로 경사가 낮은 기복 지형 중 하나이다. 동수경사 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형은 잠재적 처분 심도(약 500 m)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고려되었으나, 지역적 지형 변화는 기반암의 단층 및 균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고려되었다. 

● 기반암 안정성 : 발트해 순상층은 구조적으로 안정하여 지진 활동은 무시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 최종 처분 심도 : 부지선정 프로그램에서 처분장은 약 500 m 깊이에 배치될 것으로 가정하였다. 

● 최종 처분 장소의 지층 크기 : 핀란드 기반암에는 적절하게 크고 충분히 균질한 암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 처분장의 예상 크기가 처분 대상 지역의 수를 제한할 것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 균질성 : 핀란드 내 화강암반은 일반적으로 충분히 균질한 것으로 생각되었으며, 다른 암석 유형의 지역에서도 충분히 균질한 블록(block)을 포함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 암종 : 대부분의 잠재적 처분장은 결정질암(예: 반암 및 세립 화강암, 화강 편마암, 화강섬록암 등)으로 구성된 지역에서 선정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 단층 및 균열 : 기반암의 균열 유형 및 빈도는 처분장의 안정성 및 지하수 흐름과 관련하여 중요한 요소로 여겨졌다.

● 돔 구조 : 핀란드에는 암염돔이 없지만 화강암돔이 있으며, 안정된 구조이다.

● 기반암의 공극률 : 풍화되지 않은 암석의 공극률은 일반적으로 < 1%로 알려져 있다.

● 수착 : 핀란드 부지선정 프로그램에서 가정한 것은 반려암, 각섬석, 일부 편암 등의 암종이 화강암이나 규암 등과 같은 산성 암종보다 더 나은 흡착 특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다만, 산성 암종은 운모와 점토 광물의 함량이 높을 수 있으며 이는 좋은 흡착 특성을 가지며, 점토 광물과 운모는 지하수 흐름이 발생하는 균열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흡착 효과가 더 클 가능성이 높기에 조사 지역은 다양한 암종을 포함하도록 하였다.

● 천연자원 : 핀란드의 많은 암종은 경제적으로 중요한 광물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한 단층 및 전단대 등에서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이러한 두 경우 모두 부지선정 과정에서 제외되었다. 

● 침식 : 마지막 빙하기 동안의 침식은 핀란드에서 10 m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부지선정 시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


지질 및 지반 특성 이외 부지선정 프로그램 초기 단계에서는 기반암 특성과 조사 방법의 타당성도 검토되었다. Peltonen과 Rouhiainen(1980a, 1980b)는 핀란드의 결정질 기반암은 일반적으로 역학적 강도가 크고, 밀도가 높으며 수분 함량이 낮은 것으로 보고하였다. 그러나 균열대와 같은 강도와 밀도가 낮은 지역이 존재한다고도 보고하였다. 핀란드의 심층처분 타당성에 관한 지질 및 지반 관련 연구의 상당 부분은 균열대의 위치, 크기, 수리적 특성 등을 조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균열대의 위치, 크기 등에 관해 핀란드의 원전 운영사인 TVO(Teollisuuden Voima Oyj)는 지형학으로부터 결정될 수 있다고 가정하였으며, 부지선정 프로그램은 더 큰 균열 지역을 포함하지 않는 대상 지역의 선택을 목표로 하였다. 부지선정을 위해 선형구조는 다음과 같이 선형구조의 길이와 폭을 기준으로 총 4개의 등급(class)으로 구분하였다(그림 3). 선형구조의 폭은 길이에 비해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길이에 대한 인자를 중요한 분류기준으로 적용된다. 


● 등급 I: 선형구조의 너비는 약 1 km이고 해당 지역의 길이는 수십 또는 수백 km 이다. 

● 등급 II: 선형구조의 너비가 수백 m 이다. 선형구조의 길이는 5 km에서 수십 km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선형구조는 종종 “대상 블록”(약 100~200 km2 크기)으로 선정된 기반암 블록과 접해 있다.

● 등급 Ill: 위에서 언급한 "대상 블록" 내부의 파쇄된 선형구조로 너비는 수십 m에서 100 m 까지이다. 일반적으로 주변 지역(약 5~10 km2 크기)보다 온전한 블록인 “조사 지역”과 접해 있다.

● 등급 IV: 조사 지역 내부의 균열 및 균열 선형구조로 그 수가 적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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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제시된 기반암의 특성은 심층처분을 위한 모암의 적합한 지역을 선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고려되었다(Salmi et al., 1985).


● 큰 역학적 강도

● 높은 밀도

● 낮은 수분 함량 

● 좋은 흡수력


핀란드의 결정질 기반암의 상당 부분은 위 특성에 있어 잠재적으로 적합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특정한 특성에 대해 자세히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또한 위와 같은 특성을 갖는 암종의 불리한 요인의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균열의 존재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되었다. 


염기성 암석, 점토 광물, 운모 등은 높은 흡착력과 높은 산화환원 완충 수용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강암과 같이 흡착 및 완충 능력이 낮은 암종에서는 지하수 흐름이 일반적으로 점토 또는 운모질 광물이 코팅된 균열 내에 집중된다. 그러므로 지층 전체를 구성하는 평균적인 암석 구성은 지층의 흡착 능력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할 것으로 여겨져, 많은 산성 심성암의 완충 수용력이 염기성 암석의 완충 수용력과 같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부지선정 연구의 목적은 다양한 암종에서 조사 지역을 찾는 것이다. 화강암뿐만 아니라 화강 편마암과 같은 암종도 포함하는 화강암류의 일반적으로 유리한 특성은 높은 강도와 파쇄대를 경계로 하는 거대한 블록의 존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며, 이러한 이유로 핀란드에서 화강암 부지가 부지선정 과정에서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부지선정을 위해 기반암 지형을 바탕으로 지하수의 지역적 흐름 특성, 동수경사, 형성 및 방류 면적이 평가되었다. 지표 지형은 지표에 가까운 지하수의 동수경사 및 흐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제안된 처분 심도 약 500 m에서 지하수 흐름은 주로 균열대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핀란드에서는 지형적 변화가 100 m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작아, 처분 심도에서 지하수 흐름은 상대적으로 느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기반암의 수리전도도 특성은 깊이에 따라 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Salmi, 1985), 초기 부지선정 프로그램 당시에는 핀란드에서 신뢰할 만한 측정자료가 거의 없었다.


2.2.2. 환경적 기준

부지선정 시 고려한 지질학적 기준 외에 환경적 기준이 요구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환경적 부지선정 기준을 설정할 때, 처분장 개발 프로그램에 포함되는 잠재적 처분 부지에 대한 현장조사, 밀봉 공장(encapsulation plant) 및 처분장 건설, 밀봉 공장의 가동과 처분장 폐쇄 등의 요소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고려되었으며 중요하게 평가되는 환경요인으로 인구 밀도, 운반 여건, 토지 소유권이 포함되었다. 


환경요인 분석은 두 단계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단계의 목적은 지질학적 기준을 사용하여 정의된 대상 지역의 환경요인을 조사하고 해당 지역의 심층처분 적합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환경요인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을 어느 정도 적합한 것으로 분류하고 가능한 지질 조사에 가장 적합한 지역(조사 지역이라고 함)에 대해 권장 사항을 제시하였다. 2단계에서는 대상 지역 중 선정된 조사 가능 지역의 환경요인에 초점을 맞추었다. 가장 적절한 조사 지역을 지정하기 위해 환경요인을 최대한 철저하게 연구하는 것이 목표였다.환경요인 중 인구 밀도 분석에서는 주거지역 주변의 휴양, 야외활동, 환경보호 등을 위한 지역 배분을 고려하였고, 해당 지역의 지하수 자원의 중요성은 인구에 비례한다고 가정하였다.


Aikas(1985)는 다음과 같은 특징과 관련하여 추가 조사에 가장 적합한 지역을 정의하였다. 

● 해당 지역과 그 주변 지역은 인구 밀도가 낮다.

● 현재 해당 지역의 처분장 위치를 제한하는 토지 이용 제한이나 활동이 없다.

● 해당 지역에 중요한 지하수 자원이 없다.

● 교통의 관점에서 보면 철도나 항만과 근접한 것이 유리할 것이며, 도로 교통의 경우 주거 지역과 취약한 교량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해당 지역을 소수의 토지 소유자 또는 단 한 명의 토지 소유자가 소유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 합리적인 거리 내에 있는 주거 지역은 서비스와 인력 공급을 위해 바람직하다.


위에 제시된 기준은 부지선정 프로그램 중간에 적용되었다. 조사 대상 지역(100~200 km2)의 분류와 조사 지역(5~10 km2)의 분류를 직접 비교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용 방식이 다소 다양하였다. 

처분장 부지선정에 가장 적합한 지역은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으로 간주되었다. 이는 처분장 개발 프로그램의 모든 단계에서 유리한 것으로 여겨졌으며, 노출된 암석 노두가 있고 생산성이 낮은 산림지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였다. 인구는 거주지역, 경작지역, 도시지역, 인구밀집지역의 유무 등에 따라 3등급으로 구분하였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을 처분장으로/으로부터 운반하는 것은 도로, 철도, 해상, 또는 이들의 조합을 활용하여 수행될 수 있다고 고려되었다. 다만 도로 운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특정 교량과 도로에 설정된 중량 제한이었다. 따라서 도로 운반에 대한 일부 제한을 설정하기 위해 다음 원칙이 적용되었다.


● 철도 운반이 합리적인 대안일 때 위험 물질의 도로 운반은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는다. 

● 크기 초과 물질, 컨테이너 운반에 대한 허가는 일반적으로 일회성으로만 부여된다.


 해상 운반 단독 혹은 도로나 철도 운반과 결합된 해상 운반도 가능성으로 고려되었다. 이 선택의 적합성은 처분 장소에서 적절한 항구까지의 거리에 따라 결정된다. 여러 개의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운반 용기를 동시에 운반할 수 있다면 해상 운반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교통 및 운반은 철도까지의 거리가 10 km이내인 경우 등급 I, 10 km∼30 km인 경우 등급 II, 30 km 이상인 경우를 등급 III으로 구분하였다.


토지 소유권의 경우 현장조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하여 충분히 넓은 지역과 적은 소유주가 바람직하게 생각되었다. 예비 현장조사부터 처분 부지 선정까지의 긴 기간을 고려할 때 토지 소유권의 변동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조사와 잠재적인 향후 개발이 복잡해지므로 국가나 지자체, 민간기업, 공기업이 해당 지역을 소유하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여 소유주에 따른 3등급으로 구분하였다.



2.3 부지선정 절차 및 과정


핀란드의 부지선정 절차의 주요 목적은 다음의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처분 부지를 찾는 것이다.

● 해당 부지에 안전한 처분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

● 해당 부지에서는 규제 한도 내에서 장기간 방사성 핵종 방출을 유지해야 한다.

● 해당 부지에 처분장을 구축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 처분장은 건설 중과 폐쇄 후 모두 환경 측면으로 허용 가능하다(예: 이 분석에서 교통망 추가, 굴착된 버력 적치 등에 의한 환경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 해당 부지의 처분장 개발은 대중의 폭넓은 수용성을 확보한다.

● 처분장 건설 비용이 지나치게 크지 않을 것이다.


초기 기술적 문제 중심에서 후반부에는 정치, 사회·경제적 문제 등 비기술적인 요소가 통합되었다.


사용후핵연료 처분을 위한 단일 부지를 선택하는 프로그램은 세 단계로 나누어졌으며(POSIVA, 1999; TVO, 1992), 이에 따라 1983년 정부가 제시한 지침을 따랐다. 시기별 단계는 아래와 같다. 


● 1983~1985년 : 현장 확인 조사, 예비 조사 대상 현장 선정

● 1986~1992년 : 잠재적으로 적합한 여러 기반암 지역에 대한 예비 부지특성조사

● 1993~2000년 : 예비 부지특성조사를 바탕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된 소수의 지역에 대한 자세한 상세 부지특성조사


1978년에서 1982년 사이에 수행된 광역지질조사결과에 따르면, 핀란드의 지질은 오래된 변성암과 화성암이 우세함을 보여주며, TVO는 이러한 "경암" 환경에서 방사성폐기물 처분 부지를 조사하는 것으로 제한하였다. 부지선정에 대해 TVO가 취한 접근 방식은 처음에는 핀란드 전체를 조사하고, 수집된 자료에서 단순한 지질학적 추론을 기반으로 처분장 개발에 부적합한 지역을 제외하는 것이었다. 그런 다음 나머지 지역을 추가로 조사하였다. 이 부지선정 개념은 유망해 보이는 지역에 빠르게 집중하고 국가의 넓은 지역을 조사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었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GTK의 광역지질조사(1980∼1982)는 TVO가 개발한 합의된 지질학적 기준을 사용하여 수행되었다. 위성 이미지와 항공사진을 수동으로 조사한 결과, 그림 4에 표시된 것처럼 면적이 100 km2보다 큰 약 327개의 블록(또는 대상 지역)이 나타났다. 이때 고려된 환경요인으로 인구 밀도, 운반 요소, 토지이용계획, 보호지역과 중요 지하수 자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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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와 6은 핀란드의 부지선정 과정에 관해 시기별, 대상 블록과 조사 지역 등에 관해 정리한 것이다. 


1983년 광역지질자료와 환경요인 등을 통해 327개의 대상 블록을 선정하였으며(그림 6, 좌측 첫 번째), 대상 블록 내 처분장 개발에 대한 환경 민감도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분류하였다. 이 분류의 목적은 처분장 개발에 가장 적합하다고 간주되는 대상 블록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대상 블록을 I, II, III의 세 가지 등급로 분류했으며, 등급 I은 처분장 개발에 가장 적합한 블록이다. 이 세 가지 등급과 관련된 속성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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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I  - 추가 조사에 적합하다고 간주하는 블록은 다음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 해당 블록은 시가지가 없고 인구가 희박하다.

● 이 블록에는 혼잡한 주요 도로가 없지만 일반적으로 교통 연결이 양호하다.

● 해당 블록에는 현재 사용 중인 심각한 환경보호 제한이나 지하수 자원이 없다.


등급 II - 이 등급의 블록은 아래에 지정된 기준이 충족되면 추가 조사에 상당히 적합한 것으로 간주한다. 

● 해당 블록에 대규모 도시나 분산 및/또는 중간 규모의 정착지가 없다.

● 환경 측면으로 보호되거나 상응하는 블록의 규모가 작다.

● 해당 블록에 상당한 지하수 자원이 없다.

● 해당 블록에는 합리적인 교통 연결이 있다.

● 면적이 크고 위의 기준 또는 등급 I의 기준을 충족하는 충분히 큰 부분이 조사 지역으로 별도로 정의될 수 있는 경우, 이 축소된 지역이 앞으로 채택된다. 


등급 III - 아래 나열된 제외 기준 중 하나와 관련된 블록은 추가 조사에 부적합한 것으로 간주한다. 

● 해당 블록에는 대규모 도시 거주지가 있다.

● 이 블록에는 거주지가 분산된 복잡한 도로가 있다.

● 해당 블록에는 대중교통편이 없다.

● 해당 블록에는 대규모 보호지역 또는 이에 상응하는 유사한 블록이 포함되어 있다.

● 해당 블록에는 상당한 지하수 자원이 포함되어 있다.


대상 블록의 규모가 크다는 것은 서로 다른 등급에 속하는 하위 블록을 포함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 자세한 조사를 통해 더 크고 덜 적합한 등급 I 지역 내에서 식별될 수 있는 더 작은 등급 I 또는 II 하위 블록이 자주 밝혀졌다. 대상 블록은 지질학적 기준에 따라 정의되었다. 대상 블록의 위치와 분류는 Aikas(1985)가 제시하였으며, 이 과정을 통해 등급 I 지역 76개, 등급 II 지역 76개, 등급 III 지역 186개가 정의되었다. 327개 대상 블록은 환경요인에 대한 일련의 분석을 통해 162개의 블록으로 축소되었다(그림 6, 좌측 두 번째)(Salmi 외, 1985; Salmi, 1985; Vuorela와 Aikas, 1984).


162개 대상 블록을 아래의 지질학적 기준에 따라 5개 등급(등급 I~V)으로 추가 분류하였다.

● 대상 블록의 크기

● 대상 블록 내에서 더 작은 기반암을 찾을 확률

● 균열 밀도

● 지형

● 지질학적 노출 수준


등급 I, II, III으로 정의된 61개 대상 지역이 다음 부지선정 단계로 넘어갔다. 단, 8개 블록만이 등급 V에 배치되었고 단 하나의 영역도 등급 I로 분류되지 않은 점은 흥미로운데, 이는 등급 간 구별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의미한다. 따라서 부지선정 과정 자체가 유사한 지질학적 특성이 있는 블록을 포함하게 되어 부지선정 과정이 진행됨에 따라 대상 블록의 특성 차이가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되었다.


61개 대상 블록 중 총 134개 조사 지역이 확인되었다. 조사 지역을 찾는 데 사용된 자료에는 항공사진, 지도 및 제한된 현장조사 분석이 포함되었다. 표 4는 조사 영역의 식별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자료 수집 양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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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지역의 평가와 분류는 수집된 정보와 지질도에 포함된 자료를 기반으로 수행되었다. 한 예로 균열 수는 기반암 노두에 대해 선 조사로 측정되었으며, 여러 현장에서 약 15 km 조사가 수행되어 13,000회의 균열 조사가 수행되었고, 구조지질학을 기반으로 분류 시스템이 설정되었다. 분류에 따르면 조사 지역의 60% 이상이 약간 파쇄된 지역, 약 30%가 중간 정도 파쇄된 지역, 2% 미만이 고도로 파쇄된 지역이었다. 약간 파쇄된 지역에서 균열 빈도는 미터당 0.6∼0.8 개의 균열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면적이 5 km2보다 작을 때 위에서 구분한 규모 등급은 I이 아닌 II, III 또는 IV이었다. 이는 5 km2의 면적은 부지특성화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것으로 가정되지만, 실제 처분장의 면적은 상당히 작을 수 있다. 조사 지역은 표 4의 요소에 따라 매우 단순하게 분류하였다. 각 속성에 따라 주어진 등급 점수(1∼5)를 산정하여 가중치나 민감도 분석 없이 최종 점수를 산정하였다.


선정된 134개 조사 가능 지역에 대해 전반적인 지질학적 평가가 GTK에 의해 수행되어 4개의 등급으로 분류되었다. 등급 I은 1차 추천 지역, 등급 II는 2차 추천 지역, 등급 III은 권장 지역이지만 보류 지역, 등급 IV는 권장되지 않는 지역이다. TVO는 지질학적 분류에 이어 환경적 요인을 기반으로 해당 지역을 평가하였다.


환경요인에 따라 대상 블록을 분류하였기 때문에 선정된 조사 지역 역시 일반적으로 인구 밀도가 낮고 도로, 철도, 수로 운반이 합리적인 거리 내에 위치하였다. 따라서 조사 지역의 환경요인에 대한 보다 자세한 조사에서는 인구 밀도, 교통 조건 및 토지 소유권에 더 중점을 두었다. 조사 지역을 인구 밀도, 교통 여건, 토지 소유 여부에 따라 지질분류와 병행하여 3개 등급으로 구분하였다. 분류는 각 조사 지역의 적합성을 나타내며, 등급 I 조사 지역이 가장 유망한 지역이고, 등급 II 지역은 열등한 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등급 III 지역은 일반적으로 부적합한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1985년 101개 지역과 사용후핵연료 발생원이었던 Olkiluoto 섬을 포함하여 102개를 조사 적합 지역으로 선정하였다(그림 6, 좌측 세 번째). 


1986년 핀란드의 규제기관인 STUK는 1983년부터 1985년까지 핀란드 원전 운영사 TVO의 부지선정 프로그램에 대한 검토를 수행하였다. 해당 검토에서 핀란드는 타 국가에 비해 암종이 다양하지 않지만, STUK는 핀란드의 방사성폐기물 처분을 위해 다양한 암반에 대한 조사를 권고하였다. 이후 1986년 TVO에 의해 예비 부지특성조사를 위한 5개 지역이 발표되었다(그림 6, 우측 첫 번째).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 조사 지역의 다수는 지질학적 정보가 미흡하여 지질학적 부적합이 아닌 토지 소유권 등의 다른 요인에 의해 제외되었다. 발표된 5개 지역의 암종은 다음과 같다. 


● Romuvaara 지역 : 편마암 기반암

● Veitsivaara 지역 : 적색 화강암 및 맥상 편마암 

- 위 암종은 핀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지질 단위인 시생암(Archean)

● Syyry 지역 : 핀란드에서는 균질한 토날라이트(tonalite)라고 불리는 암종

● Kivetty 지역 : 반상 화강섬록암

● Olkiluoto 지역 : 맥상 편마암과 운모 편마암이 화강암과 토날라이트와 교대하여 나타나는 혼합 운철석


TVO는 5개 지역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Veitsivaara 및 Syyry 지역을 배제하였다. Syyry 지역은 유사한 다른 지역보다 더 복잡하고 광범위하게 균열대가 많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고, 지하수 흐름 체계가 더욱 복잡하였다. Veitsivaara 지역은 큰 압착 구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구조적으로 더 복잡한 것으로 밝혀졌다. 1996년 핀란드의 원자력법이 변경되어 Hastholmen의 Loviisa 발전소 현장이 잠재적 처분 지역에 추가되었다.



3. 부지조사와 부지특성화


처분장 대상 지반은 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의 초장기간(최소 1만 년에서 100만 년) 안정성과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지질 매체로서 방사성폐기물과 관련된 위해 요소 차단을 위한 천연방벽의 역할을 한다. 천연방벽의 불안정성은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처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심층처분의 장기 안전성 확보를 위해 대상 지반에 대한 상세한 조사 기술과 특성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지질 및 지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 안전성 평가는 필수 요소이다. 조사 분야의 분류는 다양하게 구분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지질, 지구물리, 수리지질, 지화학, 역학 및 지열 등으로 나뉜다. 


2장에서 언급되었던 4개의 후보 부지에 대해 상세 부지특성조사가 수행되었다. 상세 부지특성조사는 장기 안전성, 건설 타당성, 처분장 확장 가능성, 처분장 운영, 사회적 영향, 토지 사용 및 환경 영향, 기반시설, 처분비용 등의 최종 부지선정 시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를 선정하여 검토되었다. 상세 부지특성조사는 1995년 설립된 핀란드의 방사성폐기물 관리 전담기관인 POISVA에 의해 수행되었다. POSIVA(1999)는 4개  후보부지에 대한 처분 시설로서의 적합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 결과를 제시하였다. 


장기 안전성 요소에서 4개 후보 부지 모두 처분 목적에 적합한 기반암 부피를 확보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지화학조사에 따르면 모든 후보 부지가 처분 심도에서 충분히 안정적인 지화학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염수인 부지의 경우도 염도가 100 g/l 미만으로 유지되는 경우 장기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하수 흐름의 경우 핀란드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낮은 동수경사로 밝혀졌으며, 수리전도도의 경우도 Hastholmen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약간 높지만 지하수 유동이 가능한 균열 수가 적어 처분 터널과 처분공 배치의 제약은 적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건설 타당성 요소에 대한 조사결과, 후보 부지가 일반적으로 굴착에 적합한 기반암을 가지며, 단일 또는 이중 계층 구조의 처분장이 처분 심도 400∼700 m 내에 위치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Anttila 외, 1999b, 1999a, 1999c, 1999d). 운모 편마암이 Olkiluoto 지역과 Romuvaara 지역의 심도 600~700 m에서 나타나, 심도에 따라 응력이 증가하면 굴착이나 작업 중에 처분 심도에서 상당한 지보가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처분장을 건설하기 전에 현지응력과 기반암의 균질성에 대한 더 상세한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Hastholmen 지역의 현지응력 텐서는 상당히 이방성을 가지고 있으며, Kivetty 지역에서 관찰된 대규모 변성 균열대는 심층처분장을 설계할 때 배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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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후보 부지에서 처분장 확장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높은 염도의 지하수 유무, 운반 거리, 운반경로 상태, 운반 중 사고에 대비한 거주지 포함 등 처분장 운영 중의 안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부지선정 등과 사회적 영향 등에 대한 조사가 수행되었다.


부지선정과 관련되어 핀란드에서 사용된 부지조사와 부지특성화는 표 5와 6과 같다. 표 5와 6은 McEwen과 Akias(2000)의 보고서를 요약 발췌한 김효건 외(2023)의 자료를 인용하였다. 



예비 및 상세 부지특성조사에 따르면 부지 간 차이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안전성을 평가할 때 단일 부지 내 변화가 4개 부지 간의 차이보다 더 중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하였다. 이후 POSIVA는 국무회의 원칙 결정(DIP) 신청에서 Olkiluoto 지역을 처분 부지로 제안하였으며, 규제기관인 STUK은 예비 안전성 평가와 함께 조사된 4개 부지의 장기 안전성 관점에서 큰 차이가 존재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여 Olkiluoto 지역의 부지를 확정하였다.


2000년 이후 부지확정단계로서 정밀부지조사가 GTK에 의해 수행되었다. 정밀부지조사에서는 Olkiluoto 지역의 전체 부지를 더 자세히 평가하기 위해 보다 광범위한 시추와 트렌치조사가 수행되었으며, 특히 동쪽 영역을 확장하고 3차원 모델을 위한 더 광범위한 심도까지 조사가 수행되었다. 기존 위치를 포함하여 구조지질학적 매핑을 수백 개의 노두에서 수행하였으며, 2000년부터 2016년까지 47공의 심부시추조사(OL-KR12∼KR58)가 수행되었으며, 2002년부터 2014년까지 17개의 트렌치조사와 정밀지질조사가 수행되었고 총연장은 4,500 m에 달했다. 그림 7과 8은 예비 부지특성화, 상세 부지특성화, 부지확정단계에서 수행되었던 심부시추공과 트렌치의 위치와 관련 사진을 나타낸 것으로, 처분장으로 고려된 지역을 둘러싸고 심부시추와 트렌치조사가 수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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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물리탐사는 지질 및 형태학적 정보를 보완하고, 지표 하 정보, 변형대의 위치와 특성, 지층 변화, 광물 존재 여부, 토양 피복 및 지하수 조건 등의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지질조사와 함께 활용된다. 핀란드의 부지선정과정에서 시추공 검층 자료와 함께 자력/전자탐사/방사성(radiometric) 항공 고고도 자료, 항공 저고도 자료, 중력자료 등을 활용하여 선형구조 분석과 대상 블록을 결정하는 데 활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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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는 기존에 수행되었던 선형구조분석과 조사 지역 선정에 새로운 레이저 스캐닝 자료(LiDAR)와 수치표고모델(DEM)을 활용하여 선형구조를 재분석한 결과, 기존 선형구조분석 결과가 적절하게 수행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5년 재해석에 사용된 레이저 스캐닝 자료의 최소 점 밀도는 0.5 포인트/m2이고, 표고 정확도는 15 cm였으며, 약 235,000 km2의 영역을 포괄하였다. 레이저 스캐닝 자료가 포함되지 않은 지역의 경우, 10 m 셀 크기의 격자를 갖는 표고자료가 활용되었다.


시추공 검층은 부지의 3차원 이미지를 보완할 수 있고, 심부암반의 지층정보, 암석 특성, 균열, 변형대 등의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지반조사결과에 대한 확신을 주며, 지질 및 수리지질학적 해석에 도움이 된다. 그림 10은 Olkiluoto 지역의 시추공과 검층 결과의 예시를 나타내며, 시추공에서의 색은 암종을 의미한다. 단일 시추공을 이용한 보어홀 레이더나 VSP, EM 등의 조사와 함께 여러 시추공을 활용한 토모그래피 등 다양한 지구물리탐사가 수행되었다(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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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암반의 수리지질학적 특성은 지화학 특성과 함께 부지선정에 중요한 요소로서 표 6과 같이 다양한 조사와 시험이 수행되었다. 그림 11은 시추조사에서 시추수의 손실 등을 통한 지하수 흐름에 대한 조사 사례로시추 중에 수행되었다. 또한 우라닌 등을 이용한 추적과 순환수를 채취하여 전기전도도(EC), pH, T, 기체 조성 등이 시추 중 분석되었다(그림 12). 시추 후 시추공을 활용한 수리지질학적 측정이 수행되었으며, 물리검층을 통한 연속적인 정보를 통한 해석이 동시에 수행되었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에 있어 수리특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험이 수행되었으며, 그림 13은 POSIVA가 개발한 Posiva Flowlog의 모식도와 시험 전경, 시험 결과의 예시를 제시한 것이다. 사용된 도구인 Flowlog는 단일 시추공 측정에 사용되며, 시추공 유량은 기존 유량계처럼 측정되지 않고 대신 시추공으로 유입되거나 유출되는 유량의 차이를 측정한다. ‘차이’의 용어는 시추공 내 지하수 수위의 두 가지 값을 의미하는 데, 하나는 자연적인 값이고 다른 하나는 측정 결과 해석에 필요한 양수에 의해 생성된 값이다. 또한 총용존 고형물(TDS)로 표현되는 염도 분포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전기 전도도(EC) 전극이 장착되어 있고, 유량 센서는 열 펄스 원리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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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화학 분석을 수행하기 위해 시추공에서 지하수 채취가 직접 양수, 패커를 활용한 양수, 튜브 채취, 베일러, 압력 채취 방식 등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각각 시험의 특징은 표 7과 같다. 획득한 지하수로부터 pH, 안정동위원소, 방사성동위원소, 황화이온, 콜로이드, Ca, Mg, Fe, Ce 등과 같은 다양한 지화학적 인자에 대한 분석이 수행되었다. 그림 14는 Olkiluoto 지역의 기본적인 지화학적 특성의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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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 부지의 현지응력은 처분장 건설 가능성과 용이성 등의 관점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이며, 처분 부지의 지질학적 특성과 연관되어 있다. 그림 15는 Olkiluoto 처분 부지의 지질-응력 연계 모델로서 처분 부지의 응력장이 매우 복잡함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처분 부지의 파쇄대, 변형대 등과 관련되어 있으며, 또한 모암의 불균질성 등에 따른 현지응력 평가의 영향과도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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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6은 Olkiluoto 처분 부지에서 다양한 방법에 의해 획득한 현지응력이 평가 방법과 심도에 따라 매우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특히 오버코어링(OverCoring, OC)의 경우, 67%가 암반과의 접착에 따른 심각한 설치 문제가 발생하였다. 모암의 불균질성을 극복하기 위해 장치가 더 크며, 접착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 요구되었으며 동시에 짧은 시추공과 소형의 시추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여 POSIVA는 새롭게 LVDT cell를 고안하여 적용하였다. 새 장치로 측정된 현지응력과 수치적으로 모사한 현지응력 결과가 잘 일치하여 개발된  현지응력 측정장치를 이용하여 현지응력을 측정하였다. 그림 17은 개발된 LVDT cell의 설치 모식도 및 전경, 사양 등에 대해 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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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맺으며


그림 18은 세계 최초로 운영될 핀란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인 ONKALO의 2020년대 최초 처분 때의 모습(좌측 위)과 4,000년 경과 후(좌측 아래), 그리고 10만 년 경과 후의 지상과 심부 처분장의 상태를 예측한 모식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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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핀란드가 세계 최초로 처분장 운영이 가능했을까?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핀란드의 처분사업을 수행하는 POSIVA는 다음과 같은 요인을 그 이유로 들었다. 


● 입법,  정치적 합의(DIP, 1983), 장기 기술 기획

● 책임 및 자금 조달

● 규제기관, 정부 등에 대한 신뢰

● 독립된 연구 기관

● 유리한 지질 조건, 지질과 과학적 기준에 따른 부지선정

● 시작 단계부터의 투명성(문서, 연구보고서, NGO 참여, 전문가 위원회 등등)



그림 19는 핀란드의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사업의 주요 일정과 계획을 도시한 것으로 1977년 원자력발전소가 운영된 후 처분사업이 얼마나 빠르게 시작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도시이다. 


이는 원자력발전이 시작됨과 동시에 처분사업이 얼마나 빠르게 시작되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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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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