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일 교수님을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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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인

태조엔지니어링 총괄사장

(saint516@hanmail.net)



1981년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입학하고 1학년때는 교양과목이나 공업수학같은 기초학문이 수업내용이어서 토목에 대한 맛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2학년에 진학하자 전공필수라고 하는 몇 개의 과목을 들었어야 하는데 토질역학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첫 교시에 김수일교수님이 보여주신 아우라는 어마어마했는데 연예인같은 외모를 가진 준수한 중년의 남자가 중저음의 바리톤 목소리로 우리를 압도했습니다. 교수님이기 전에 학교 선배이기도 해서인지 지식을 전달 뿐만 아니라 올바른 대학생활을 인도하셨는데, 대리출석하다 걸리거나, 시험때 컨닝하다 걸리면 여지없이 F학점을 맞아야 했습니다. 가끔씩 휘두르는 커다란 주먹으로 꿀밤이라도 맞게 되면 정신이 바짝 들 정도였습니다. 4학년에는 기초공학과목을 수강했는데 수업도 중요했지만 졸업반인 학생들의 진로를 위해서 애쓰시고 토목공학과에 대한 자부심을 갖을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졸업 후 지반공학을 전공하는 부서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교수님의 건의로 지반공학회에 가입도하고 관련 학회활동이나 업무상 자문등 다양한 경우로 뵐 수 있었습니다. 어느 해 인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세계지반공학회 대회에 교수님을 모시고 갈 기회가 생겼는데 교수님은 이집트 역사에 대해 공부해 오신 듯 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유튜브나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지루한 서적을 제외하고는 어려웠을 텐데 박물관이나 피라미드 관광을 할 때 투어가이드를 대신해서 우리에게 유적을 설명해주시던 것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이렇게 교수님 덕으로 지반공학에 입문하여 학술발표회 때는 하던 프로젝트를 정리하여 논문을 발표하기도 하고 연약지반 위원회나 정보화기술 위원회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지반공학에 관련된 여러 지인들을 알면서 지금까지 지내고 있습니다. 1995년에는 그 어렵다던 토질 및 기초기술사도 따게 되고 올해는 김수일기념상까지 수상하게 되었으니 스승의 은혜로 지반공학으로 호구지책도 하고 영예도 얻으니 ‘교수님의 은혜는 가히 없더라’하는 것이 피부로 와 닿습니다.


지금은 회사의 중역이 되어 지반공학 보다는 회사의 경영에 더 관심을 둘 수 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바닥을 단단히 하고 모든 하중이 지반에 전달될 때 지반의 강도와 허용지지력을 고려하여 설계하는 기초공학처럼 경영도 기초공학의 원리를 추구하여 기본에 충실한 경영을 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수일기념상을 수여해주신 지반공학회 황영철회장님과 임원진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오래전부터 학회일을 관리하면서 저를 챙겨주신 강현옥국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동토공학이 열어준 새로운 길

- 지구에서 달까지, 극한환경 지반공학을 향한 연구 여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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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 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Jlee@kict.re.kr)




연구자의 길은 언제나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저 역시 연구를 시작하면서 “동상(Frost Heave)은 왜 발생하는가?”라는 단순한 질문을 품었습니다. 겨울철 도로가 솟아오르고 철도가 변형되는 현상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동상이 발생하는 메커니즘과 이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았습니다. 그 질문은 지난 10여 년간 저를 동토공학(Frozen Ground Engineering) 연구로 이끌었고, 지금까지도 연구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동토공학은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분야입니다. 그러나 북미와 북유럽, 일본 홋카이도와 같은 한랭지역에서는 도로·철도·공항·에너지 시설의 안전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며,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영구동토 해빙과 북극권 인프라의 안정성 문제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동토공학을 단순한 계절성 문제가 아니라, 열(Heat), 물(Water), 얼음(Ice), 지반(Soil)이 상호작용하는 복합적인 공학 현상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연구를 수행하면서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국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미국 ASTM과 일본 JGS의 동상민감성 시험법이었습니다. 두 시험법은 동결 방향과 온도조건이 서로 다름에도 유사한 평가 결과를 제시하고 있었지만,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한 연구는 많지 않았습니다. 저는 동결면(Frost Front)의 이동과 물의 공급 메커니즘, 시료와 몰드 사이의 동결부착(Adfreezing Bond) 및 측면마찰(Side Friction)이 동상 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였고, 실험실에서는 하부에서 상부로 진행되는 일방향 동결이 보다 합리적인 시험조건이 될 수 있음을 공학적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히 시험방법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 동상 발생 메커니즘을 새롭게 해석하고 국제 표준시험법의 개선 방향을 제시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연구는 논문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연구는 누구나 재현할 수 있어야 하고, 후속 연구의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생각으로 국내 연구환경에 적합한 KICT 온도제어형 동상시험장비(KICT Frost Heave Testing Apparatus)를 개발하였습니다. 상부·하부·주변부의 온도를 독립적으로 제어하고, 시료 내부의 온도분포와 동상량을 실시간으로 계측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장비는 국내에서도 국제 수준의 동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또한 국내 실정에 적합한 동상민감성 평가체계를 제안함으로써 우리나라 동토공학 연구가 국제 연구와 어깨를 나란히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였습니다.


최근에는 동상민감성 평가를 보다 정량화하기 위한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동상률(Heave Rate)을 중심으로 토양의 동상민감성을 평가하였다면, 저는 Segregation Potential(SP)을 활용하여 토양 고유의 동상 특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제안하였습니다. 시료 내부가 열평형 상태에 도달하는 시점을 공학적으로 규명하고, 그 시점에서 계산되는 SP를 토양의 대표 물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향후 설계기준과 수치해석으로 확장될 수 있는 중요한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수행한 연구는 단순히 동상을 측정하는 연구가 아니었습니다. 동상이 왜 발생하는지를 이해하고, 이를 누구나 재현할 수 있는 시험기술로 구현하며, 궁극적으로는 설계와 예측기술로 발전시키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이 한국지반공학회 국문논문상으로 이어진 것은 개인적인 영광인 동시에, 우리나라 동토공학 연구가 한 단계 성장했음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연구 과정에서 아낌없는 토론과 조언을 보내주신 한국지반공학회와 선·후배 연구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최근 저는 연구의 시야를 지구 밖으로 넓혀보고 있습니다. NASA를 비롯한 세계 주요 우주기관은 달과 화성에 장기 거주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달의 영구음영지역에 존재하는 얼음, 극심한 온도 변화, 레골리스의 열·역학적 거동은 지구의 동토공학이 오랫동안 연구해 온 문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결국 미래의 달 기지 역시 지반 위에 건설되며, 그 기초에는 지반공학이 자리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동토공학이 ‘극한환경 지반공학(Extreme Environment Geotechnics)’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권 인프라의 안전성 확보는 물론, 달과 화성의 기반시설 건설까지 연결되는 새로운 학문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우주탐사와 우주건설 시대에도 지반공학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그 출발점에는 지금까지 축적해 온 동토공학 연구가 있을 것입니다.


연구자는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다음 세대 연구자가 걸어갈 길을 조금 더 넓혀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작은 질문에서 출발한 연구가 우리나라 지반공학의 발전을 넘어 인류의 새로운 활동 무대를 여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을 함께할 수 있도록 든든한 학문적 울타리가 되어 준 한국지반공학회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8th International Young Geotechnical 

Engineers Conference 참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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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현 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반연구본부 수석연구원

(hjchoi90@kict.re.kr)




1. 들어가며


국제 학술대회는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장을 넘어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과 최신 연구동향을 논의하고 국제적인 연구 협력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기회이다. 특히 젊은 연구자들에게는 다양한 연구 분야를 접하고 국제적인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

International Young Geotechnical Engineers Conference(iYGEC)는 국제토질기초공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Soil Mechanics and Geotechnical Engineering, ISSMGE)가 개최하는 젊은 지반공학자를 위한 국제 학술행사로, 각 회원국에서 추천한 만 35세 이하의 연구자들이 참가하여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학술적 교류를 수행하는 자리이다. 4년마다 개최되는 iYGEC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반공학 학술대회인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oil Mechanics and Geotechnical Engineering (ICSMGE)와 연계하여 개최되며, 차세대 지반공학자를 위한 대표적인 국제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8회 iYGEC는 2026년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오스트리아 그라츠(Graz)에서 개최되었으며, 이후 6월 14일부터 19일까지 오스트리아 빈(Vienna)에서 개최된 제21회 ICSMGE와 연계하여 운영되었다. 필자는 한국지반공학회의 추천을 받아 대한민국 대표로 참가하였으며, 건국대학교 김상엽 교수와 함께 국내 젊은 연구자를 대표하여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과 학술적 교류를 수행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를 가졌다.


이번 학회에서는 저온 환경에서 유기질 토사의 다짐 특성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는 한편, 세계적인 석학들의 기조강연과 다양한 기술세션을 통해 최근 지반공학의 연구동향을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Karl Terzaghi의 학문적 유산을 보존하고 있는 Terzaghi Archive를 견학하며 토질역학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이해하고, 학회 기간 중 마련된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과 문화탐방을 통해 세계 각국의 젊은 연구자들과 폭넓은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본 글에서는 제8회 iYGEC에서의 발표와 학술교류, Terzaghi Archive 견학, 그리고 학회 기간 동안 경험한 주요 활동을 중심으로 참가 후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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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8th International Young Geotechnical Engineers Conference


8iYGEC는 오스트리아 그라츠 공과대학교(Graz University of Technology, TU Graz)에서 2026년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되었다. 학회에는 ISSMGE 회원국에서 추천한 젊은 연구자들이 참가하여 지반공학 전 분야의 연구성과를 발표하였으며, Registration과 Ice-breaker Event를 시작으로 Opening Ceremony, Keynote Lecture, Parallel Session, Young Members Around the Globe, Conference Dinner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학회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국가별 연구환경과 기술동향을 논의하며 국제적인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회의 첫 번째 특별강연은 현대 토질역학의 창시자인 Karl Terzaghi의 손자인 Sergei Terzaghi가 맡았다. 그는 Karl Terzaghi의 연구자로서의 삶과 학문적 철학을 가족의 시각에서 소개하며, 토질역학이 하나의 독립된 공학 분야로 발전하기까지의 과정과 연구에 대한 그의 열정을 생생하게 전달하였다. 특히 연구 결과뿐만 아니라 문제를 바라보는 사고방식과 끊임없는 실험 및 현장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젊은 연구자들에게 기초이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자세를 당부하였다. 평소 교과서를 통해 접했던 Karl Terzaghi를 보다 인간적인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었던 뜻깊은 강연이었다.


이어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의 Prof. Kenichi Soga는 “The Future of Data-driven Geotechnics”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하였다. 강연에서는 광섬유 센서(Fiber Optic Sensing), IoT 기반 실시간 계측, Digital Twin, 머신러닝 및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 지반공학의 발전 방향을 소개하였다. 특히 기존의 설계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시공과 유지관리 단계에서 실시간 계측 데이터를 활용하여 지반 거동을 지속적으로 예측하고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Data-driven Geotechnics의 개념을 제시하였다. 최근 지반공학 분야에서도 AI와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기술이 향후 지반공학 연구와 실무의 중요한 방향이 될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필자가 수행하고 있는 AI 기반 지반 모니터링 및 동토공학 연구에도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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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llel session에서는 지반조사 및 실내시험, 지반개량, 사면공학, 기초공학, 에너지 지반공학, 데이터 기반 해석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발표되었다. 특히 머신러닝을 활용한 액상화 예측, Digital Twin 기반 지반 모니터링, Fiber Optic 계측, 친환경 지반개량 기술 등 AI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연구가 다수 소개되었으며, 최근 국제 지반공학 연구가 데이터 기반 기술을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는 “Laboratory investigation of low-temperature compaction behaviour of organic soils”를 주제로 Laboratory and Field Testing 세션에서 연구성과를 발표하였다. 본 연구는 캐나다 Alberta 지역 오일샌드 플랜트 건설을 대상으로 동절기 파이프라인 뒤채움재의 저온 다짐 특성을 평가한 것으로, 저온 환경에서 기존 다짐시험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고에너지 다짐 방법을 제안하고 그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 연구이다. 발표 후에는 북미와 북유럽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저온 시공 시 다짐 품질 확보 방안, 동결·융해 환경에서의 현장 적용성, 그리고 향후 실규모 검증 계획 등에 대한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루어졌으며, 극한지 건설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캐나다와 북유럽 연구자들은 유기질 토사의 저온 거동과 현장 시공성에 큰 관심을 보였으며, 향후 공동연구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번 8iYGEC에는 필자와 함께 한국지반공학회의 추천을 받은 건국대학교 김상엽 교수도 대한민국 대표로 참가하여 연구성과를 발표하였다. 두 명의 국내 젊은 연구자가 각각의 연구를 발표하고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과 활발한 학술 교류를 수행함으로써 우리나라 지반공학 연구의 수준과 국제적 연구역량을 소개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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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학회 기간 동안 진행된 Young Members Around the Globe와 Conference Dinner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연구 경험과 연구환경을 공유하며 국가 간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였다. 공식 학술세션에서는 나누기 어려웠던 연구 아이디어와 향후 공동연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비공식적인 교류는 국제적인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번 8iYGEC는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학술대회에 그치지 않고, 세계 각국의 젊은 연구자들이 미래 지반공학의 발전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국제적인 협력 기반을 마련하는 소중한 교류의 장이었다. 특히 디지털 기술과 AI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 지반공학이 국제 연구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연구동향은 향후 국내 지반공학 연구의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 데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ICSMGE 2026에서는 8iYGEC의 주요 활동과 성과를 소개하는 세션이 마련되었다. 세션에서는 8iYGEC 기간 동안 진행된 학술발표와 교류 프로그램, Best Paper Award 시상 결과가 소개되었으며, 참가자들의 활동 영상과 단체사진이 함께 공개되었다. 이를 통해 iYGEC가 세계 각국의 젊은 연구자들이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국제적인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행사일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지반공학 학술대회인 ICSMGE와 긴밀하게 연계되는 공식 프로그램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서 진행된 Bright Spark Lecture에서는 National Taiwan University의 Prof. Hwang이 액상화 지반에서의 구조물-지반 상호작용을 주제로 발표하였다. 8iYGEC에서 학술교류를 이어온 연구자의 발표가 ICSMGE 무대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며, 젊은 연구자의 연구성과가 국제 학술무대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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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erzaghi Archive 견학


8iYGEC의 마지막 일정을 위하여 ICSMGE 2026이 개최되는 오스트리아 빈(Vienna)으로 이동하였다. Technical Visit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TU Wien(Vienna University of Technology)에 위치한 Terzaghi Archive를 견학하는 기회를 가졌다.


Terzaghi Archive는 현대 토질역학의 창시자인 Karl Terzaghi의 연구 업적과 학문적 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있는 자료관으로, 연구노트와 강의자료, 원고, 사진, 서신 등 다양한 역사 자료가 보관되어 있다. 평소 교과서와 논문을 통해 접하던 유효응력 원리와 압밀이론이 어떠한 연구 과정을 거쳐 정립되었는지를 당시의 원본 자료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었으며, 토질역학이 하나의 독립된 학문으로 발전해 온 과정을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는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물은 Karl Terzaghi가 동결지반 연구에 활용했던 Frost Chamber(저온 실험장치)였다. 


Frost Chamber는 저온 환경을 재현하여 토사의 동결·융해 거동을 관찰하기 위한 실험장치로, 동결지반의 공학적 특성을 규명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오늘날과 같이 정밀한 온도 제어 장치와 자동 계측 시스템이 없던 시기에 이러한 실험장치를 직접 제작하여 동결지반의 거동을 연구했다는 점은 당시 연구자들의 창의성과 실험정신을 엿볼 수 있게 하였다. Frost Chamber를 직접 견학하면서 현재 수행하고 있는 극한지 연구가 지반공학의 오랜 연구 전통 위에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으며, 실험을 통해 현상을 이해하고 이를 이론으로 발전시키려는 Terzaghi의 연구 자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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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Archive에는 Terzaghi가 직접 작성한 연구노트와 강의자료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과 주고받은 서신, 초기 토질시험 장비와 교육 자료 등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이러한 자료들은 토질역학이 학문으로 정립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이었으며, 오늘날 지반공학이 수치해석과 인공지능, 디지털트윈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분야로 발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근간은 철저한 현장 관찰과 실험적 검증에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였다.


이번 Terzaghi Archive 견학은 단순히 역사적 자료를 관람하는 것을 넘어 지반공학의 기원을 되돌아보고, 현대 지반공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특히 동토공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Terzaghi가 실제 사용했던 Frost Chamber를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출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였으며, 앞으로도 기초이론과 실험연구를 바탕으로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지속해야겠다는 다짐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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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문화탐방


학회가 개최된 그라츠(Graz)는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이자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구시가지 전체가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학회 일정 사이에는 Schlossberg, Uhrturm, Graz Cathedral 등 주요 명소를 둘러보며 그라츠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그라츠의 상징인 Schlossberg에서는 푸니쿨라를 이용해 언덕 정상으로 이동한 후, 구시가지와 현대적인 도시 경관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다. 언덕 정상에 위치한 Uhrturm(시계탑)은 수세기 동안 그라츠를 대표해 온 상징적인 건축물로,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인상적인 장소였다. 또한 Murinsel과 Kunsthaus Graz에서는 역사적인 도시와 현대적인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학회 개최 도시가 가진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학회 기간 중 진행된 Conference Dinner와 각종 교류 프로그램에서는 오스트리아 전통음식을 함께하며 참가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공식 학술세션에서는 다루기 어려웠던 각국의 연구환경과 교육제도, 연구문화, 향후 공동연구 가능성 등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며, 이러한 비공식적인 교류는 학술 프로그램 못지않게 국제적인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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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맺음말


이번 제8회 International Young Geotechnical Engineers Conference(8iYGEC)는 연구성과를 국제 무대에서 발표하는 기회를 넘어, 세계 각국의 젊은 연구자들과 최신 연구동향을 공유하고 국제적인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던 매우 뜻깊은 경험이었다. 특히 Karl Terzaghi의 학문적 유산과 연구 철학을 직접 접하고, 데이터 기반 지반공학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최신 연구동향을 확인하면서 지반공학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TU Wien의 Terzaghi Archive 견학을 통해 현대 토질역학의 출발점과 발전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으며, Karl Terzaghi가 사용했던 Frost Chamber를 보며 현재 수행 중인 저온환경 지반 연구와 연결되는 학문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동토공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기초이론과 실험연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AI, Digital Twin, Fiber Optic Sensing 등 데이터 기반 지반공학이 국제 연구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기술은 향후 국내 지반공학 연구와 현장 적용에서도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필자 역시 이번 학회를 통해 얻은 연구동향과 국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저온환경 지반공학, 스마트 계측 및 AI 기반 지반 안전관리 기술 연구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끝으로 이번 8iYGEC 참가 기회를 제공해 주신 한국지반공학회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도 국제학술활동을 통해 국내 연구성과를 세계 연구자들과 적극 공유하고, 국제공동연구를 확대함으로써 우리나라 지반공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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