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에서 서울로: FOMLIG가 그려내는 인공지능과 지반공학의 조화로운 미래

- 3FOMLIG Florence 참가 후기와 4FOMLIG Seoul 초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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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현 기 

국민대학교 건설시스템공학부 교수 

 4FOMLIG 2026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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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한 샘 

동국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조교수 

 4FOMLIG 2026 조직부위원장


1. 미래라는 이름의 워크숍, Future of Machine Learning in Geotecnics(FOMLIG)

최근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은 지반공학 연구 및 실무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그러나 도구가 널리 쓰인다고 해서 곧바로 지반공학적 신뢰가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지반공학에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데이터의 출처와 품질, 해석의 일관성, 불확실성의 정량화, 그리고 무엇보다 설계·안전 의사결정으로의 책임 있는 연결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FOMLIG(Future of Machine Learning in Geotechnics)는 AI를 적용한다는 선언을 넘어, AI/ML을 지반공학의 언어로 어떻게 검증하고 축적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공유하는 장으로 자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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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LIG 학회는 워크숍 형식을 취한다. 발표 논문의 숫자보다는 짧고 밀도 높은 발표와 토론을 통해 참가자들이 서로의 문제의식과 데이터, 해석 체계를 교차 검증하는 것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무엇이 가능한가’만이 아니라 ‘무엇을 신뢰할 것인가’를 함께 논의한다는 점이 FOMLIG 학회가 가진 큰 미덕이라 할 수 있다. 작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제3회 FOMLIG는 이러한 지향점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2. 제3회 FOMLIG 피렌체: 집중형 워크숍이 만들어낸 교류의 밀도

2025년 가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개최된 3FOMLIG는 도시의 분위기와 워크숍의 성격이 유난히 잘 어울렸던 행사로 기억된다. 피렌체는 세계적인 문화유산과 보행 중심의 도심이 어우러진 도시로써 학회장과 숙소, 식당, 주요 방문지 등의 주요 동선이 비교적 가깝게 연결되어 있었다. 그 덕분에 세션이 끝난 뒤에도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며 토론을 확장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되었다. 학술대회의 성패가 종종 발표장 밖에서의 대화에서 갈린다는 점을 떠올리면, 피렌체의 공간적 특성은 3FOMLIG의 장점을 한층 배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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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FOMLIG의 토론이 유행하는 인공지능 모델의 소개로 끊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발표들은 최신 알고리즘과 사례를 제시했지만, 토론의 초점은 결국 데이터 중심(data-centric) 관점에서 성능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그리고 설계 및 현장 적용할 때 어떤 불확실성과 의사결정을 고려해야 하는가로 모였다. 발표장에서 미처 나누지 못한 대화는 학회에서 세밀하게 준비해 준 브레이크 타임을 통해 더 깊이 있게 나눠질 수 있었고 이번 워크숍의 밀도는 바로 이런 방식으로 형성되었다. 


3FOMLIG의 학문적 의미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AI/ML을 지반공학에 적용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신뢰 가능한(trustworthy) AI의 조건을 지반공학적으로 재정의하려는 노력이 학회의 중심에서 작동했다는 점이다. 데이터의 대표성, 편향과 결측, 측정 및 해석 체인의 누적 오차, 그리고 예측값이 안전율과 설계 판단으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윤리적·실무적 책임까지, 이 모든 주제가 단절되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이 흐름을 뒷받침한 것은, 학계 연구자들뿐 아니라 산업계 및 실무 현장에서의 문제의식이었다.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건설 및 지반 분야에서, AI는 더 이상 선택 가능한 옵션이 아니라 운영 및 의사결정 체계의 일부가 되고 있다. 그렇기에 기술의 도입 자체보다, 데이터-모델-의사결정이 연결되는 전체 체계의 설계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논의는 점차 확장될 필요가 있으며, FOMLIG는 그 연결고리를 제공하는 장이 될 수 있다.


3FOMLIG에서 또 하나 돋보였던 부분은 젊은 신진 연구자들의 활발한 참여였다. 이들의 참여는 단순한 발표 기회를 넘어, 학회 발표 및 토론을 실제로 견인하는 동력이 되었다. Student Competition 프로그램 및 관련 세션들은 학회 내 부대행사로 취급되기보다 워크숍의 문제의식과 자연스럽게 맞물려 있었다. 이는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학회의 지속가능성은 결국 학문 후속세대가 국제적 논의 방식에 익숙해지고, 자신의 연구를 진취적으로 도전하고 이를 설명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에서 나온다. 4FOMLIG Seoul 2026이 특히 학생들과 젊은 연구자들의 참여를 전략적으로 강화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구자 개인의 경험을 넘어, 국내 지반공학 커뮤니티가 미래 인재를 세계 무대에 연결하는 통로를 확대해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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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FOMLIG Seoul 2026: 서울에서 이어갈 다음 장에의 초대

3FOMLIG에서 확인한 성취와 과제는 자연스럽게 서울에서 열릴 4FOMLIG의 준비 방향으로 이어진다. 4FOMLIG Seoul 2026은 2026년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동국대학교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Intelligence, Integration, and Innovation” 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반공학과 건설공학 전반의 지능화 흐름을 폭넓게 다룰 것이다. 


필자는 피렌체에서 AI/ML이 지반공학의 미래를 바꾸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 다만 그 힘은 모델의 성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데이터를 정직하게 다루고, 불확실성을 투명하게 설명하며, 공학적 책임을 설계 판단으로 연결하는 체계가 함께할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올해 서울에서 개최되는 4FOMLIG Seoul 2026은 이러한 논의를 한 단계 더 진전시키는 자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내년에는 호주 시드니, 그 다음에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그 여정은 계속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지반공학 연구자들이 서울에서 열릴 이 국제 워크숍에서 인공지능 지반공학 분야의 세계 석학들과 함께 지반공학의 다음 장을 열어가는 축제의 행사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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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YGE포럼위원회 박사학위 예정자 웨비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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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민 철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YGE포럼위원회 위원장

(mcpark@si.re.kr)



2025년 12월 16일(화) 지반공학회 YGE전담위원회와 YGE포럼위원회에서는 송년모임과 함께, 지반공학회에서 처음으로 25년-26년 학위예정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웨비나를 개최하였다. YGE포럼위원회는 21대 지반공학회가 출범하며 YGE전담이사가 신설되며 젊은 지반공학자들의 소통과 성장을 위한 플랫폼으로 더욱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25년도에는 송년모임과 함께 박사학위 예정자 분들을 모시고 온라인 웨비나를 개최하게 되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젊은 지반공학자들의 성과를 고유하고 앞으로의 도전을 함께 응원하는 자리였다. 


 행사는 황영철 회장님과 오세붕 미래혁신 부회장님의 축사로 시작되었으며, 남부현 전담이사님의 YGE전담위원회와 웨비나 소개에 이어 4명의 박사학위 예정자와 1명의 박사학위자가 열정적인 발표를 이어갔다. 이번 행사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되었다. 현장에는 9명의 참석자가 함께 모였고, 온라인으로는 17명이 참여하여 총 26명의 지반공학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박사학위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웨비나였기에 최신 연구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참석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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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비나 에서는 다섯 명의 연구 주제가 발표되었으며, 인공위성부터 바이오폴리머, 인공지능까지 지반공학 문제를 해결하는 주제와 기법들이 매우 다양했다. 그 다양성 속에서 하나의 공통점은 전통적인 지반공학의 틀을 넘어 새로운 기술과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 발표는 경희대학교 박경원 박사과정의 연구로서 “Spatio-Temporal Risk Assessment of Geohazards Using Satellite PS-InSAR”라는 제목으로, 위성 기술을 활용한 지반재해 위험도 평가를 다루었다. 박경원 박사과정은 이 기술을 활용하여 넓은 지역의 지반 침하와 붕괴 위험을 시공간적으로 평가하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특히 도심지의 지하공간 개발과 관련된 지반 침하 모니터링에 있어, 기존의 점 단위 계측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특히,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건설공사와 대심도 터널공사 등 다양한 지하공간 의 개발과 더불어, 지반침하 모니터링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러한 위성 기반 광역 모니터링 기술은 매우 실용적인 의미를 갖는다. 


두 번째 발표는 아주대학교 박수혁 박사과정의 연구로서 “Sequential Biopolymer-EICP Composite Treatment for Sustainable Soil Stabilization”이라는 주제로 발표였으며, 바이오폴리머와 EICP(Enzyme Induced Calcite Precipitation)를 결합한 친환경적 지반 개량 기술에 관한 연구였다. 탄소중립과 지속가능성이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친환경 지반공학 기술의 개발은 단순한 학술적 성과를 넘어서 산업계와 정부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특히, 도심지 재개발이나 소규모 공사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지반을 안정화 시킬 수 있는 기술로서의 잠재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재 발표는 금오공과대학교 신준우 박사과정의 연구로써 발표는 “AI Vision Alternative to Visual Anchor Inspection at Excavation Sites Using UAVs: A Detection-Cropping-Classification Pipeline”이라는 주제의 발표로써. 드론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앵커 검사 기술을 소개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AI 비전 기술로 앵커의 상태를 판별하는 시스템으로, 딥러닝 기반의 객체 탐지 알고리즘과 분류 모델을 통해, 사람의 육안 검사와 유사하거나 더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AI 기반 자동화 기술은 건설 현장의 안전관리를 한단계 발전시키고 특히 인력 부족과 고령화가 심화되는 건설 산업에서 안전관리 분야의 매우 실용적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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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발표자인 아주대학교 김기윤 박사과정은 “Feasibility study of xanthan gum biopolymer-based soil treatment for slope surface protection”이라는 주제로, 잔탄검 바이오폴리머를 이용한 사면 표층 보호 기술의 적용성을 연구했다. 잔탄검(xanthan gum)이라는 바이오폴리머를 사면 표층에 살포하여 토양 입자를 결속시 키고, 침식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는 방법을 제안했다. 잔탄검은 환경에 무해하면서도 효과적인 비탈면 표면 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특히 도심지의 절토 비탈면이나 산림 인접 지역에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비탈면을 안정화할 수 있는 기술로서 활용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 발표자인 홍익대학교 김동휘 박사(연구교수)는 “Application of Computer Vision for Analyzing Geotechnical Material Properties: Focusing on Sand Shape Parameters and Rock Classification”이라는 주제로, 컴퓨터 비전 기술을 지반재료의 특성 분석에 적용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김동휘 박사는 컴퓨터 비전과 이미지 처리 기술을 활용하여 모래 입자의 형상 파라미터를 자동으로 추출하고, 암석의 종류를 분류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촬영하여 즉시 분석할 수 있으며, 대량의 데이터를 일관된 기준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축적된 데이터를 머신러닝 모델에 학습시켜, 지반재료의 공학적 특성을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지반공학이 빅데이터와 AI 시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자동화된 분석 도구는 필수적인 인프라가 될 것이다.


발표가 모두 끝나고, YGE전담위원회(포럼위원회)의 2026년도 활동 계획이 소개되었다. 마지막으로 오세붕 미래혁신 부회장님께서 선배 연구자로서 뜻깊은 조언과 마무리 인사를 전해주셨다. 앞으로도 YGE전담위원회에서는 젊은 지반공학자들이 자신의 연구를 발표하고, 동료들과 교류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정기적인 웨비나, 워크숍, 네트워킹 행사를 통해 더 많은 교류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돌이켜보면, 지반공학은 언제나 인류 문명의 기초를 다져온 학문이었다. 고대의 피라미드부터 현대의 초고층 빌딩까지, 모든 구조물은 지반 위에 서 있다. 지하철, 터널, 댐, 교량 등 우리 삶을 지탱하는 인프라는 모두 지반공학의 산물이다. 그리고 이제, 기후위기, 도심지 지반침하, 지속가능성 등,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위기와 함께 AI를 활용한 새로운 기법과 기술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이번 웨비나에서 만난 다섯 명의 젊은 연구자들은, 이러한 과제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차세대 리더들이다. 그들의 연구는 아직 진행 중이고,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열정과 창의성, 그리고 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이 앞으로 우리 지반공학회를 밝혀주리라 깊은 확신을 할 수 있는 뜻깊은 행사였다. 


끝으로 행사에 온라인으로 참석해주신 회원분들과 다섯 명의 발표자분, 행사에 많은 도움을 주신 남부현전담이사님, 홍익대학교 김지훈 박사과정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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